[셀럽이슈] 대형기획사 상장 속 위기 처한 중소기획사…가요계 양극화 심화
입력 2025. 05.07. 11:42:20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K-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급성장하는 가운데, 산업 구조는 점점 대형 기획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현재 가요계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 이른바 4대 대형 기획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중소 기획사들은 데뷔조차 버거운 상황에 내몰리며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4대 기획사, 글로벌 확장 속 실적↑

2024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SM은 매출 2422억원, 영업이익 133억원, 순이익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스파가 코첼라를 비롯한 월드 투어, 각종 브랜드 캠페인과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SM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NCT는 지역별 유닛 활동을 강화해 팬덤을 확장했다. 2025년에는 'SM 3.0' 전략을 통해 별도 기준 매출 1조 2천억 원, 영업이익률 3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멀티 제작 센터 도입, MD 유통 및 공연 기획 기능의 내재화 등을 추진 중이다.

JYP는 비교적 적은 매출(1705억 원)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성(영업이익 484억원, 순이익 388억원)을 보여 안정적인 경영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의 여섯 번째 앨범 'HOP'이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으며 트와이스, ITZY 등의 국내외 활동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신인보이그룹 킥플립의 데뷔와 중국 시장 진출이 예정되어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이브 역시 매출 527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24억원, 순이익은 14억원으로 집계됐다. 방탄소년단 입대로 인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세븐틴,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활동을 이어가며 탄탄한 매출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하나 둘 제대 후 컴백을 예고함에 따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YG는 매출 835억 원, 영업손실 36억 원, 순손실 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비록 현재 적자 상태에 놓여있지만, YG는 K-POP의 상징적인 브랜드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신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음원 유통 사업인 YG 플러스의 성장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대형 기획사들은 꾸준히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단순한 음악산업을 넘어 플랫폼, 메타버스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 데뷔조차 힘든 현실…생존 기로에 선 중소기획사

이러한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소 기획사들이 있다. 아티스트 데뷔는커녕 연습생 트레이닝조차 지속하기 어려운 기획사들은 다른 산업으로 전환하거나, 대형사에 흡수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같은 해 RBW,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중소 기획사 상당수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마마무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RBW의 경우 지난 2022년 DSP미디어 인수를 시작으로 음원 지식재산권(IP)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본격화했으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DSP미디어는 1991년 故 이호연 대표가 설립한 대성기획이 전신이다. 젝스키스, 핑클, 클릭비, 카라 등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 아티스트를 탄생시킨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현재 소속 아티스트로는 카드와 미래소년 등이 있다. RBW는 2021년 오마이걸, 온앤오프 등이 소속돼 있는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상반기 기준, RBW 자회사 중 DSP미디어는 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WM엔터테인먼트와 얼반웍스도 각각 12억 원, 11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RBW의 전체적인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후속 활동과 안정적 IP 관리에 실패하면서 팀 해체 및 기획사 재정비에 들어갔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역시 (여자)아이들 외에 후속 그룹 부재로 사업 구조가 취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구조적 격차 원인은?

가장 뚜렷한 격차는 자본력이다. 대규모 마케팅과 글로벌 투어가 가능한 대형 기획사와 달리 중소 기획사는 자체 홍보 외에는 기회가 많지 않다. 때문에 실력이 있는 신인이 데뷔해도 인지도를 높이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실제 중소 기획사 소속 몇몇 그룹은 뛰어난 음악성과 독특한 콘셉트로 팬들 사이에선 호평받았으나,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POP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면서 유통망의 차이도 실질적 수익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 SM, JYP 등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법인을 설립하고 투어·MD·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중소기획사는 아시아 지역 일부에서 제한된 활동을 펼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팬덤 소비 역시 대형사에 집중되면서, 중소 아티스트들의 생존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하이브와 SM의 경우 각각 '위버스', '디어유 버블' 등 자체 플랫폼을 운영, 팬과의 직접 소통 채널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과 동시에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글로벌 팬덤을 통해 초동 음반 판매량, 콘서트 매진, 유튜브 조회수 등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만들어낸다. 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중소 기획사는 팬덤 확보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단기간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 양극화 완화 위한 구조 개선 필요

K-팝의 다양성과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중소 기획사에 대한 구조적 지원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쏠림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K-POP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방송사 출연 기준 완화, 중소기획사의 협업 생태계 조성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한 차트 시스템 구축과 플랫폼 역할 변화도 요구된다.

특히 중소기획사에게도 콘텐츠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산업 구조 개편이 필요하며, 업계와 방송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POP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세계적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양극화를 넘어선 공정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M, JYP, YG, 하이브 제공, 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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