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금' 이재욱, 원초적인 본능과 질투의 힘[인터뷰]
- 입력 2025. 05.28. 13:24:3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유독 한복이 잘 어울리는 배우 이재욱이 사극으로 또 한 번 존재감을 증명했다.
지난 16일 전편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극본 김진아, 연출 김홍선)은 실종되었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조보아)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tvN 드라마 '환혼', '환혼: 빛과 그림자'에 이어 다시 한번 사극으로 돌아온 이재욱은 "처음에는 사실 (사극 장르였기 때문에) 고사했었다. 전작인 '환혼'에서 긴 호흡의 사극을 찍었었다. 그래서 '당분간 한복은 안 입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작가님을 편지를 써주셨다. 5-6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었다. 데뷔했을 때부터 지켜보셨다면서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의 모습이 홍랑이라는 캐릭터에 공존한다고 하시더라. 해외에서 그 편지를 읽고 엄청 울었다. 나를 이렇게 디테일하고 좋게 봐주시는 작가님이 있는데 내가 뭐라고 이 작품을 안 할까 싶더라. 그렇게 이 작품과 인연이 닿게 됐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탄금'은 '이재욱표 사극 액션'의 진가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환혼’ 등 전작에서도 대부분의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몸 잘 쓰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재욱은 ‘탄금’에서도 대부분의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이번에는 이전의 액션들과는 조금 달랐다. '스타일리시한 액션'이었다. 사전에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이번 작품의 액션신도 90% 이상은 직접 소화했다. 산에서 액션신을 찍는 것 자체가 고난이도다.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잘 준비해 주신 덕분에 집중해서 찍을 수 있었다."
그가 가장 애착 가는 장면은 4부의 '은행나무숲 액션신'이다. 이재욱은 "'은행나무 액션신'만 3박 4일 정도 촬영했다. 정말 공들여서 찍은 신이다. 아무도 안 다치고 합을 잘 해내서 이런 장면이 완성됐다는 자체가 정말 뿌듯하다. '멋있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고생 많이 하면서 찍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어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탄금' 이후 액션 장르에 더 욕심이 생겼다는 이재욱은 "주변에서 '탄금'을 보고 '액션 멋있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정말 보람차더라. (그런 액션신들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더 욕심이 생겼다. 다음에는 칼이 아닌 주먹으로 대결하는 액션 신들도 찍어보고 싶다. 더 다양한 액션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탄금' 덕분에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재욱이 연기한 '홍랑'은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인물이다. 이재욱은 재이(조보아)를 향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보는 이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고, 어린 시절부터 품고 있던 상처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개인적으로 아픔이 있는 캐릭터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본을 봤을 때 '언제 홍랑에게 이런 아픔이 있었지?'라고 계속 되뇌면서 캐릭터를 들여다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홍랑의 아픔에 대해 10%도 이해를 못 했다. 그런 아픔을 겪어본 적은 없으니까. 쉽지 않더라. 하지만 현장이 주는 무게가 확실히 있더라. 공간이 주는 힘이 있다. 짓눌릴 정도로 무거웠다.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현장의 공기와 흐름을 믿자'라고 생각했다. 원초적으로 느끼면서 그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
조보아와 로맨스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이재욱은 "조보아 누나는 슬픈 감정을 1부터 10까지 다 다룰 줄 아는 배우다. 게다가 현장 태도가 너무 좋아서 늘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전날 제가 밤새 액션 장면을 찍고 돌아갈 땐 늘 '몸 괜찮냐. 다친 데는 없냐'라고 따뜻한 문자를 보내줬다. '아 내가 좋은 팀과 함께 작업하고 있구나' 느꼈다. 후반부에는 눈만 봐도 눈물이 났던 적이 많다. 덕분에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탄금'의 또 다른 주역 김재욱과 이재욱의 케미스트리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김재욱 선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고 연기를 했다. 평소 장난기도 많아서 현장이 즐거웠다. 다음에도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 그때는 '혐관'이 아닌 다른 관계로 만나고 싶다. 그렇게 만나면 선배가 제게서 또 다른 모습을 꺼내줄 것 같다."
'탄금'을 마친 이재욱의 차기작은 KBS2 ‘마지막 썸머’다.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꿀알바'에 캐스팅 돼 현재 촬영 중이다. 1998년생인 그는 올해 군 입대를 앞두고 '열일'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쉬는 걸 잘 못한다. 쉴 때 드라마를 다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연기할까?'를 늘 생각한다. 일종의 직업병이다. 그러다 보면 '왜 저 대본은 나한테 안 왔지?' 질투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쉬지 못한다. 군대 간 후에도 계속 제 작품이 쉬지 않고 공개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열심히 달리고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로그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