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금' 조보아, 내려놓고 다시 도전했을 때[인터뷰]
- 입력 2025. 05.29. 08: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탄금'을 촬영할 때 매 순간이 즐거웠다. 그런 기억들만 더 강렬하다. 이 작품을 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심어 준 작품이다."
조보아
조보아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극본 김진아, 연출 김홍선) 관련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극 중 조보아는 오랜 시간 홍랑(이재욱)을 찾아 헤매는 이복누이 재이 역을 맡아 동생 ‘홍랑’을 향한 그리움과 가짜 ‘홍랑’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철저히 분리하며 호연을 펼쳤다.
데뷔 초 '마의'로 사극에 도전했던 조보아는 '탄금'을 통해 오랜만에 한복을 입고 시청자들과 만났다.
"사실 그동안 사극을 피했었다. 거의 10년 동안 열심히 피했다(웃음). 자신이 없어서 계속 도전을 못했었다. 그러다가 '구미호뎐', '이 연애는 불가항력'에서 조금씩 사극을 맛봤다. 다시 한복을 입고 촬영을 하니 사극의 매력이 다시 느껴지더라. 그러던 중에 '탄금'이라는 작품이 들어왔고, 출연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조보아는 "'탄금'이라는 작품을 찍으면서 사극의 무게감을 다시 느꼈고, 어려운 장르라는 걸 다시금 깨닫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사극에 대한 매력이 더 크게 와닿았다. 장소, 의상, 메이크업이 주는 힘이 있다. 확실히 쪼여지는 힘이 있더라. 촬영장에서 카메라가 돌면 너무 몰입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집중할 수밖에 없다. 순간순간 재밌게 촬영했다. 물론 아쉬운 것도 많다. '이렇게 해볼걸, 저렇게 해볼걸' 아쉽다. 더 도전해보고 싶다. 다시 한번 사극에 도전해보고 싶다. 욕심이 난다"라고 털어놨다.
작품마다 제 옷을 입은 듯 캐릭터 맞춤형 연기로 한계 없는 활약을 펼치고 조보아. '탄금'에서 그는 '재이'라는 인물이 지닌 아픔과 결핍, 두려움과 애달픔 등 살아 숨 쉬는 듯한 캐릭터의 다채로운 감정의 변주를 흡인력 있게 담아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재이'는 표현을 마음껏 하지 못한다. 늘 절제되어 있고 눌려 있는 캐릭터였다. 거기서 오는 답답함이 있더라.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만들어나갔다. 하나 설정한 있다면, 손등을 꾹꾹 누르는 제스처로 '재이'의 그런 마음들을 표현해보려고 했다."
'탄금'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재욱에 대해서는 "사교성이 좋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 친구"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이어 "(이)재욱이가 저보다 동생이다. 나이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고 애티튜드가 너무 좋았다. 오히려 제가 더 의지를 많이 했다"라고 이재욱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선 최고의 심미안을 가진 예술가 한평대군 역을 맡은 김재욱과는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 이후 '탄금'으로 재회했다.
"(김)재욱 오빠는 상상하고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한평대군 그 자체였다. 재욱 오빠가 한평대군을 한다고 했을 때 싱크로율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온도'를 촬영했을 당시에도 정말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줬던 기억이 난다. 인상이 너무 좋았다. 이번에는 '사랑의 온도' 때보다 부딪히는 신들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 워낙 존경하는 배우라 같은 작품을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저에겐 너무 영광이었다."
이 작품은 장다혜 작가의 장편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소설에 비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보니까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불친절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디테일하게 점층적으로 감정을 쌓아갈 수 있었다. 후반 작업을 통해서 조금 더 함축적으로 편집 된 부분이 있긴 하다."
이번 작품은 조보아가 지난해 10월 결혼한 후 첫 복귀작이다. 조보아는 "(결혼 후) 신기하게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너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마음가짐도 이전과 똑같다. 현재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달라진 점도 있을까. 그는 "20대 때는 욕심이 많았다. 따라주지 못할 때 스스로 채찍질도 심하게 했다. 30대 전후로 조금은 내려놨다. 여유로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려놓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딱히 없다. 내려놓으니까 편했다. 욕심을 더 낸다고 해서 더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더라. 그런 걸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하면서 즐기면서 살자'라는 마음이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목표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사람으로서 내면을 잘 갖추고 풍요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떤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 않을까. 또 배우로서 작가님이 써주신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인정받는 배우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