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中 법인 설립→협력 강화…한한령 이후 준비하는 엔터업계
- 입력 2025. 05.30. 15:50:4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2025년 상반기, 엔터 업계를 가장 설레게 했던 키워드는 '한한령 해제'가 아닐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엔터 업계는 중국 시장에 진입할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워터밤 하이난-이펙스 푸저우 공연
중국은 지난 2016년 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 수입을 비공식적으로 제한하는 보복 조치 '한한령'을 내렸다. 이후 중국 내에서 한국 가수의 공연이 금지됐고, 한국 영화 개봉, 드라마 수출 등 활발했던 교류가 하루 아침에 끊겼다.
중국 현지에서 금지됐던 한국 가수의 공연도 조금씩 재개되고 있다. 지난 3월 하이난성에서 열린 한국 뮤직페스티벌 '워터밤' 공연에는 박재범, 에일리, 뱀뱀 등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외국 국적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한국 국적의 3인조 호미들은 지난 4월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봄 투어 '형제들'을 개최했다. 트로트 가수 윤수현도 제주도와 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행사 무대에 올랐다.
여전히 불확실성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중국 푸저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펙스의 단독 콘서트가 돌연 취소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펙스는 전원 한국인 멤버로 이루어진 8인조 보이그룹으로, 오는 31일 푸저우 마쿠 X CH8 라이브하우스에서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青春匮乏 in 福州)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들의 공연은 한한령 이후 성사된 K-팝 그룹 단독 콘서트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공연이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지난 10일 취소되면서, 한한령이 시기상조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시기, 엔터 업계는 발 빠르게 한한령 해제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는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 '하이브 차이나'를 설립했다. 하이브 재팬, 하이브 아메리카, 하이브 라틴에 이은 네 번째 해외 법인이다.
하이브는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하이브 뮤직 소속 아티스트의 중국 활동 지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신인 데뷔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
이번 협업은 최근 텐센트 뮤직이 하이브가 보유했던 SM 지분을 인수해 주요 주주가 됨에 따라 본격화됐다. SM엔터 측은 "중국 시장 내 입지와 글로벌 영향력을 다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기존 음원 유통 중심의 협력을 넘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신규 아이돌 그룹 공동 제작과 IP 사업, 현지 공연 등으로 협력 범위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각에선 K-콘텐츠 시장이 중국 자본에 잠식될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저성장 시기를 맞이한 K-콘텐츠 시장에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슬기롭게 '포스트 한한령'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엔터 업계 스스로 경쟁력 강화, IP 확보, 면밀한 투자 조건 검토 등 주권을 지키기 위한 방안 또한 고민해야 할 시기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하이브, SM엔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