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쌓으며 견뎌 온 10년, 엔플라잉이라는 '만년설'[인터뷰]
입력 2025. 06.06. 07:00:00

엔플라잉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여름에도 녹지 않아야 '만년설'이죠" 밴드 엔플라잉(N.Flying)이 새파란 여름, 새하얀 '만년설'로 돌아왔다. '만년설'처럼 녹지 않고 단단하게 자리를 지켜온 엔플라잉은 변하지 않는 것들을 그리며 2막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발매된 엔플라잉 정규 2집 '에버래스팅(EVERLASTING)'은 '영원한' '변치 않는'이라는 뜻을 지닌 앨범명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영원의 순간을 간직하며 변치 않을 것임을 약속하겠다는 낭만적인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김재현, 차훈, 서동성이 제대한 후 2년 만에 완전체로 발표하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뜻깊다.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와서 2년 만에 완전체 복귀를 했습니다. 겹경사잖아요? 완전체 컴백에, 10주년 콘서트도 하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어요. 형들이 약속한 부분이 지켜져서 자랑스럽고 저희 팬분들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게 감격스러워요. 앞으로 쭉 함께할 일만 남아서 (앞으로가) 기대되고 다른 나라 엔피아(공식 팬덤명)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약속한 것도 지킬 수 있게 돼서 기대됩니다."(서동성)


멤버들이 군대에 가기 전,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이승협과 유회승은 "더 큰 공연장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겠다"고 약속했단다. 형들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군대에 있는 동생들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는데, 서동성은 "같은 멤버인데 연예인 같고 신기했다. 부럽기도 했다. 팬들이랑 즐겁게 노는 모습 보면 행복해 보였고, 나도 빨리 나가서 형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입대를 앞두고 심란할 멤버들을 걱정해서 한 약속이었지만, 뱉고 나니까 지키고 싶었어요. 그리고 멤버들의 빈 자리에 걱정할 팬들을 위하자는 생각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승협이 형이랑 같이 고민했죠.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니까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내가 잘해놨을까' 의문도 들었는데, 승협이 형 드라마라든지, 그동안 발매했던 노래들을 알아주셨는지 한다고 하니까 되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 멤버들이 돌아오고 2집 앨범과 콘서트를 통해 팬분들 만나면서, 더 큰 것에 대한 욕심도 생겼어요."(유회승)

"최대한 열심히 했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이번 정규 앨범 크레딧에는 이승협과 유회승의 이름이 빼곡하게 담겼다. 특히 이승협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사계의 봄' 등 활발한 연기 활동 중에도 엔플라잉 곡 작업에 몰두했다는데, 체력을 걱정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승협은 "문제 없다"며 웃어 보였다.

"곡 작업은 항상 똑같이 하는 것 같아요. 그때 느끼는 감정들을 계속 곡으로 쌓아두는데, 솔직히 이번 작업을 할 때는 작업실에 있을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긴 했죠. 기타와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차에서 작업하고, 드라마 대기 시간 동안 녹음하기도 했죠. 그리고 나중에 디벨롭을 했어요. 회승이에게 고마웠던 게, 제가 갑자기 전화해도 먼저 '갈까요?'하고 물어줬어요. 그때는 집도 멀었는데 한 시간 거리를 그냥 와서 녹음해 주고, 제가 징징대면 응원해 줬죠."(이승협)


이승협은 멤버들에게 이번 앨범에 들어가는 모든 곡을 라이브 한다는 생각으로 녹음해 오라고 미션을 줬다는데, 멤버들은 레슨도 받고, 다양한 톤의 악기를 써보기도 하는 등 그동안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분에 좋은 것만 골라서 앨범에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저는 원래 녹음톤, 라이브톤 악기를 다 들고 가서 어울리는 톤을 쓰거나 블렌딩 하는 걸 선호하는데, 이번에는 곡 자체에 생동감 불어넣고 싶어서 라이브톤을 많이 썼어요. 또 군악대에서 재즈같이 잘 하지 않던 장르 곡들을 접한 경험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어요."(차훈)

"연주를 통해 정규 앨범이 가진 메시지들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주뿐만 아니라 제스처, 표정도 많이 연습한 것 같고요. 또 장비도 추가하면서 연주 퀄리티를 향상시키려고 했죠. 그렇게 해서 보여줬을 때 저희 메시지와 진심이 전달된다고 생각했거든요."(김재현)

"저는 군악대가 아닌 일반 군대를 가서 악기 칠 시간이 없었어요. 손이 많이 굳어서 감 찾는 데 시간을 많이 썼죠. 또 장르도 다양하다 보니까 공부도 많이 하게 됐고요. 연습할 때 땀이 잘 안 나는 편인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주룩주룩 땀 흘렸던 기억이 나요. 뿌듯하면서도 행복했던 것 같아요."(서동성)


정규 앨범에 실린 12곡 중 타이틀곡은 '만년설'이다. 타이틀곡 '만년설 (Everlasting)'은 브릿팝을 연상시키는 인트로의 어쿠스틱 피아노와 마칭 드럼, 기타 솔로가 돋보이는 곡으로, '항상 네 마음에 변함없는 나로 살고 싶다'라는 내용을 담겼다.

이승협은 "유독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사에 많이 나왔던 게 '영원', '순간'이라는 단어였어요. 마침 저희가 직전에 냈던 '블루문'이란 곡이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어지는 느낌이 들면서도 '영원'을 한 번에 느끼는 감동을 주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 주제가 '영원'인 만큼, '만년설'이 타이틀곡이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더운 여름과 계절감이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제목인데, 실제로 멤버들 사이에서도 '뫼비우스'와 '만년설'로 의견이 갈렸다고 한다. '뫼비우스'를 밀었다는 차훈은 "('만년설'은) 발매일 기준 계절감이 안 맞지 않나 생각했는데, 승협이 형이 '여름에도 녹지 않아야 만년설이다'라고 말해서 수긍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10년 차인데 정규 2집이에요. 그만큼 메시지에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제 생각에 '뫼비우스' 같은 경우에는 싱글 미니로도 나올 수 있는 노래거든요. 대중적인 것도 엄청 중요하지만, 밴드면 그걸 다 포함할 수 있는 곡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봤죠."(이승협)

'영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만큼, 엔플라잉이 영원히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금까지 쭉 지켜온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엔피아에게 행복을 줘야 하는 사명감이에요.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커진 것들이죠.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 것은 '엔플라잉'이라는 네 글자와 '엔피아'라는 세글자에요. 무조건 지켜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김재현)


엔플라잉은 컴백 전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팬들에게 먼저 완전체 귀환을 알렸다. 김재현은 "더 커진 데로 가니까 은하계가 여러 개 모여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느꼈죠. 너무 행복한 광경이었고 만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라고 감격했다.

단독 콘서트뿐만 아니라 '뷰티풀 민트 페스티벌' '사운드 베리 페스타' '피크 페스티벌' 등 유수한 국내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끊임없이 무대에 서고 있다. 계속해서 페스티벌 러브콜을 받는 엔플라잉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회승은 "승협이 형이 잘생겼다"고 농담을 던지다가도 "엔플라잉이 가진 에너지가 있다. 저희를 모르시는 분까지 하나로 뭉쳐서 즐기게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졌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멤버들 모두 라이브를 좋아하고 사명감이 있어요. 사람들이 모르는 곡이라도 저희의 라이브를 보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라이브 합을 맞춰온 것들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요."(이승협)

"우리의 강점은 함께 걸었던 서사나 스토리인 것 같아요. 원래 음악도 좋지만, 서사를 알고 들었을 때 받아들여지는 감정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10년의 스토리가 하나의 힘인 것 같아요."(김재현)


엔플라잉은 10주년과 군백기 마침표라는 두 개의 이정표를 동시에 지나쳤다. 사실상 엔플라잉의 2막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선 멤버들은 "'엔플라잉 기준으로 80살까지 하고 쿨하게 놓아주기로 했다"며 영원 아닌 영원을 기약했다.

"알 수는 없지만 2막이 시작됐다면 뭐든지 자신 있어요. 좋은 음악과 선한 영향력으로 여기까지 같이 와준 팬분들께 잘하고 싶어요. 또 저희의 음악은 아시지만 가까이하지 못했던 분들 찾아가서 같이 가자고 하는 밴드가 되고 싶고요. 그래서 더 큰 무대로 함께 나아가는 밴드가 되고 싶죠."(유회승)

"탄탄한 기승전결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성실하고 꾸준하게 실력은 도태되지 않고 늘 수 있게 하면서 완벽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싶어요."(김재현)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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