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진+성유리, 남편의 논란 혹은 위법에도 당당한 이유
입력 2025. 06.09. 13:25:31
[유진모 칼럼] 남편 백종원이 범법 의혹과 함께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여 있는 배우 소유진과 남편 안성현이 위법 혐의로 구속된 걸 그룹 핑클 출신 성유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당하게 활동하거나 편안한 일상을 즐기는 모습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백종원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의 대표 이사이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빽햄 선물 세트 가격 논란, 백석 된장의 농지법 위반 혐의,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돼지고기 함량 논란, 직원 블랙리스트 운영 의혹, 술자리 면접 의혹 등 쉴 새 없이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되었다.

이에 당연히 논란의 화살은 백종원을 향했지만 그는 꿋꿋하게 방송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방송 중 갑질 논란'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더본코리아에서 발생한 잇단 불법, 탈법 혐의와 부도덕 논란은 결국 그를 굴복시켰다. 그는 두 차례에 걸친 공식 사과에 이어 정기 주주 총회에서도 고개를 숙이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 외의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경영에 전념하겠다.'라고 각오를 천명했지만 '현재 촬영 중인'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다수는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제작진과의 약속도 있었을 것이다.

그가 방송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신뢰도를 쌓은 점이 더본코리아 경영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홍보 효과는 더 거론할 여지조차 없다. 그가 조건부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한 게 매우 감동적이지 않은 배경이다.

소유진의 행보도 그와 별로 다를 바 없다. 물론 아무리 부부라고 하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개체이고 직업도 다르다. 이 시대에 부부 사이에 연좌제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대중이 원하는 것은 동반자로서의 대중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책임감 있는 태도라는 점도 역시 중요한 현실적 배경이다.

소유진은 현재 작품과 관련된 게시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댓글 창을 닫아 두고 있다. 그럼에도 스토리 기능 등을 활용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자식과의 외출을 업로드했다. 또 이혜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통해 그녀가 출연한 연극 '헤다 바블러'를 관람한 근황도 알렸다.

절친한 친구인 개그우먼 심진화와 와인을 마시는 친분 관계, 영화감독 봉준호와 만난 근황 등도 공유했다.

성유리는 2017년 프로 골퍼 출신 사업가 안성현과 결혼해 2022년 쌍둥이 딸을 낳았다. 그런데 안성현은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빗썸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으로부터 코인 상장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 원, 총 4억 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수수한 혐의로 입건되어 결국 지난해 12월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논란이 점점 거세지자 성유리는 2023년 4월 종영된 KBS2 예능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SNS를 통해 육아를 하는 근황과 일상 등을 꾸준히 공유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 홈쇼핑에 고정 출연하며 사실상 방송에 복귀했다. 그녀는 이를 당당하게 알리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전술했다시피 남편이 죄를 지었다고 아내가 마냥 고개를 조아리며 칩거하라는 법은 없다. 백종원의 경우 아직 재판도 없다. 일부 혐의에 대해 경찰이 조사 중이고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려 있을 뿐 구체적인 확률이나 내용이 제기된 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중의 시선과 감정이다. 아무리 무죄 추정의 원칙이 앞선다고 하더라도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게다가 음식 관련 혐의와 구설이다.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 모든 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과 음료수이다. 그다음에 번식도 있고, 출세도 있는 것이다.

백종원과 소유진은 이른바 '공인'이고, 안성현은 그렇지 않더라도 성유리는 '매우 공인'이다. 따라서 소유진과 성유리는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사람이다. 그녀들의 책무는 대중을 즐겁게 해 주거나 때로는 위무하는 것이다. 그게 다른 직업에 비해 덜 힘든 노동 강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보수와 더불어 인기까지 제공되는 이유이다.

성유리는 홈쇼핑에 출연할 수 있다. 남편이 실형을 살고 있으니 쌍둥이 딸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가장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남편이 중죄인이다. 게다가 그녀는 남편의 옥바라지를 해야 하는 아내이고, 두 딸은 아버지와 4년 동안 떨어져 살아야 하는 한 부모 가정의 자식들이다.

이 불행한 위기의 상황에서 생글생글 웃거나 예쁜 표정을 지으면서 일상을 공개하는 것은 자신이 처한 현실과 아무래도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 상중에 건배를 하는 격이다. 홈쇼핑에 출연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행위 역시 다수를 납득시키기 쉽지 않다. 물론 홈쇼핑은 자체적으로 당연히 홍보를 할 수 있다. 문제는 남편의 옥바라지 중인 성유리가 생긋생긋 웃으면서 홈쇼핑 출연을 홍보하는 게 대중에게 그리 아름답게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유진은 비록 백종원이 그 어떤 판결도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스스로 고개를 조아린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달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분위기인 게 문제이다. 열심히 활동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남편이 연신 사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연대 의식도 없는 듯 해맑게 일상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 주는 것이 과연 남편에게 도움이 될까?

심리학에 인지부조화라는 게 있다. 한국 전쟁 때 중공군은 포로로 잡힌 미군에게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글을 쓰면 담배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때 그에 응한 미군 중 일부는 종전 후에 공산주의자가 되었다. 그 정도의 인지부조화에 이르기 전 단계에서 양립한 모순 앞에서 자신도 헷갈릴 수 있다.

이를 조지 오웰은 이중사고라고 했다. 즉 인지적 불협화음이다. 사람들은 인정하기 싫은 현실 앞에서, 혹은 모순 앞에서 여러 가지 심리 상태를 보이기 마련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신의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개선과 정상의 길을 모색하는 것인데 모든 사람의 심리가 그토록 똑똑하지는 않다.

그래서 자신과의 심리적 합의를 유도하는 자기합리화가 인지부조화의 앞 단계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또 한 곳에는 자기확증편향이라는 괴물도 똬리를 틀고 있다. 심리 상태의 혼돈이 크거나 사회가 어지러울수록 더욱더 강한 현실검증력과 자아경계선이 필요하다. 그게 자신의 정신 건강에 좋고 타인에게 피해를 안 끼친다.

[유진모 칼럼/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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