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어쩌면 해피엔딩'에 대학로 관심↑…韓 창작 뮤지컬 또 뭐 있나
- 입력 2025. 06.20. 16:11:25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어워즈를 섭렵한 이후로,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쩌면 해피엔딩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곳이 바로 대학로다. 대학로 곳곳에 자리한 극장 안에서는 쉴 틈 없이 작품이 올라오고 내려오고를 반복한다. 이제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여러 번 관객을 만난 작품도 많지만, 매년 새로운 작품들도 쏟아져 내린다. 올 상반기만 해도 뮤지컬 '시지프스' '모리스' '라파치니의 정원'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이매지너리' 등 창작 초연 뮤지컬이 성공적으로 대학로에서 첫선을 보였다.
◆ 어두운 시대, '시'란 무엇인가…뮤지컬 '민들레 피리'
뮤지컬 '민들레 피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시인 윤동주와 그의 동생 윤일주의 삶과 형제간 우애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은 지난 2022년 리딩 쇼케이스, 2024년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지원작으로 선정에 이어 이번 여름 초연의 막이 올랐다.
광복 80주년, 그리고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은 올해 초연을 올려 더욱 의미가 깊은 '민들레 피리'는 어둡고 위험한 시대에서 시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다. 작품에는 윤동주와 윤일주가 각각 동경과 만주에 있을 때 서로를 위해 써 붙인 수십 장의 편지와 시를 담겼다. 넘버의 가사는 윤동주의 대표적인 시와 윤일주의 동시에서 따온 구절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서정적이고 섬세한 감성을 깊이 느낄 수 있다.
저항 시인 윤동주 역에는 박영수, 안재영, 손유동, 동시를 만들어내는 시인이자 10살 터울 동생 윤일주 역에는 강찬, 이동수, 임진섭이 캐스팅됐으며, 지난 15일 첫 공연을 마쳤다. 뮤지컬 '민들레 피리'는 9월 7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록의 만남…뮤지컬 '마하고니'
뮤지컬 '마하고니'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마하고니시의 흥망성쇠' 원작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낯선 도시 '마하고니'를 배경으로 한다.
공허와 우울에 빠져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앞에 나타난 '문'을 통해 '마하고니'에 도착하게 되고 자신도 알지 못했던 욕망과 마주하게 된다. '마하고니'는 끝없는 놀이 빠져드는 게스트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전체 넘버를 록으로 구성해 색다른 느낌을 주고자 했다.
'마하고니'의 설계자이자 안내자 '호스트'에는 온주완, 이율, 이종석, 홍나현, '마하고니'의 방문자 '게스트'에는 최재웅, 이아름솔, 이진혁, 김찬종이 캐스팅됐다. 김한결, 마이삭, 한비, 최민경, 박민주가 코러스로 함께한다.
뮤지컬 '마하고니'는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6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 나를 찾는 여정…뮤지컬 '올랜도 in 버지니아'
뮤지컬 '올랜도 in 버지니아'는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랜도'를 모티프로 한 창작 뮤지컬로, 버지니아 울프와 비타 색빌웨스트가 만나 서로에게 매료되고 사랑에 빠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은 두 인물이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들을 닮은 '올랜도'라는 인물을 만들고 그의 전기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을 그리며, 진정한 자신의 영혼과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따라간다.
작품의 모티프가 된 소설 '올랜도'는 버지니아 울프가 비타 색빌웨스트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판타지적 형식을 빌려 당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압받았던 영국 사회의 구조를 풍자하는 내용으로, 현시대에도 유의미한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최수진, 임찬민, 김려원이,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버지니아 울프'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비타 색빌웨스트' 역에는 정우연, 김이후, 장보람이 출연을 확정해 사랑과 시, 정치와 성(性)에 관해 자유롭게 논쟁할 예정이다.
뮤지컬 '올랜도 in 버지니아'는 오는 7월 9일부터 10월 9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뮤지컬 '낙원', 꿈꾸는 자들의 갈등
뮤지컬 '낙원'은 1945년부터 1950년까지, 해방 이후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낙원'을 꿈꾸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뮤지컬이다.
작품은 '숙희/에스더'를 중심으로, 가족과 조국, 종교와 신념 사이에서 갈등을 그려낸다. 특히 에스더는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보다도 가족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대의 평범한 여성으로, 에스더와 그녀의 주변 인물들 사이에 나타나는 크고 작은 갈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주인공 윤에스더 역에는 송상은, 효은, 이서영, 박새힘이 출연한다. 무너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독립운동가 이강 역에는 김대현, B1A4 신우, 한상훈, 이진우가 열연한다. 에스더의 동생 윤삼일 역에 이아진, 전하영, 이정화가, 부잣집 아들로 자랐지만, 독립운동에 뛰어든 김석훈 역에는 박선영, 임태현, 정백선이, 목사 윤베드로 역에는 원종환, 유성재가 출연해 윤에스더와 다양한 갈등을 그려낼 전망이다.
제작사 ㈜이비컴퍼니 관계자는 "한국인이라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고유의 정서를 담은 뮤지컬 '낙원'을 훌륭한 창작진, 배우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며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뮤지컬 '낙원'은 오는 7월 15일부터 10월 12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3관에서 상연된다.
◆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그리고, 뮤지컬 '스트라빈스키'
뮤지컬 '스트라빈스키'는 뮤지컬 '니진스키' '디아길레프'의 뒤를 이어,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의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쇼플레이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발레 뤼스'를 중심으로 인물을 탐구했던 이전 시리즈와 달리, '스트라빈스키'는 '발레 뤼스'라는 황금기 시절 이후의 스트라빈스키를 조명한다. 무대 위에 놓인 4대의 피아노와 두 배우, 두 피아니스트가 함께 선보이는 연주는 관객의 시선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스트라빈스키 역에는 문경초, 임준혁, 성태준이 합류했다. 오랜 벗 슘 역은 황민수, 정재환, 서영택이 연기한다.
제작사 쇼플레이는 "뮤지컬로 재해석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은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을 것이며,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스트라빈스키'를 아우르는 익숙한 멜로디는 세 인물이 지향한 완벽성을 구현함과 동시에 인물 뮤지컬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작 초연 뮤지컬의 묘미는 제작사와 배우,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채워나가는 것이다. 이들의 시작을 함께하며, 작은 새싹처럼 움튼 작품이 많은 이들의 눈과 입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풍성하게 자라날지 지켜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NHN링크, (주)섬으로간나비, 네오 프로덕션, 뉴프로덕션, 이비컴퍼니, 쇼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