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이정재, 주연의 무게[인터뷰]
입력 2025. 07.05. 15:52:57

이정재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배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오징어 게임3')을 끝으로 5년 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저 '잘했다' 칭찬할 수는 없지만 '수고했다' 말은 할 수 있다는 이정재. '오징어 게임'은 이정재에게 연기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단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3'은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만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오랫동안 준비해서 아쉽기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스태프분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이렇게 끝나는 게 가장 아쉽다. 현장에서 보통 촬영을 길게 하면 6개월 정도인데 '오징어 게임'은 5년 가까이 했다 보니 스태프들과 서로 눈빛만 봐도 손발이 맞는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같이했었는데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오징어 게임3'은 공개 후 1일만인 6월 28일 전세계 1위에 오른데 이어 30일 미국 영국 등 플릭스 패트롤이 순위를 집계하는 93개국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이 같은 기록은 넷플릭스 최초다. 뿐만 아니라 시청 수를 집계한 글로벌 TOP 10에 시즌2도 시리즈(비영어) 3위, 시즌1은 6​위로 역주행해 전 세계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는 작품임을 증명했다.

"많이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시즌2 준비할 때 부담감이 엄청 심했다. 더 잘해야 하는데 뭘 더 해야지 잘할 수 있는 거지?하는 고민과 불안감이 컸다. 막상 촬영장 들어가는 첫날 없어지더라. 그날그날 찍어야 하는 분량에 집중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부담감이 없어져서 재밌게 촬영했다. 하지만 홍보때가 되면 불안감이 다시 생긴다. 시즌2 홍보때는 그런 불안감이 올라왔는데 시즌3홍보때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해서 그런지 시즌2 때만큼은 긴장되지 않았다. 시즌2때는 말하지 말아야하는 것도 너무 많고 말실수할까 봐 머리가 복잡했는데 이제는 다 공개됐으니까 편안하게 이야기해도 돼서 그런지 편하다. 기훈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할 수는 없지만 수고했단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 제가 더 성장해서 이 작품을 봤을 때 아쉬움이 있을 순 있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이번 시즌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고, 동시에 각 문화권의 시선 속에서 다양하고도 흥미로운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성기훈의 마지막 선택을 두고 호불호가 갈렸다.

"항상 작품마다 호불호는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 같은 경우 인간적인 재미만 쫓는 게 아닌 전체 에피소드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고, 전달하고자하는 주제가 있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나오는 건 오히려 더 좋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메시지가 강하거나 여러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은 호불호가 나뉘고 이에 따른 많은 이야기들이 넘쳐나는구나 라는걸 느끼게 된 것 같다"

일부 외신에서는 "캐릭터들이 일차원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볼거리는 있지만 시즌1처럼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다" 등의 혹평을 받기도 했다.

"최선을 다했다. 만약 혹평이 나온다면 그건 제가 잘못한 거다. 마지막 장면을 여러 버전으로 촬영했었다. 중요한 장면이고 신경을 많이 썼던 장면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의 의견까지 수렴해서 시도를 많이 했었다.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욕구가 있다. 제가 제 연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연출자가 만족해야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원한 건 희망에 대한,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이정재 역시 시청자들을 납득시키기 위한 고민이 많았던 지점이었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의 용기 있는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하려 했다. 성기훈을 윤리적으로 해석하기 보단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오징어 게임'은 역사적인 시대극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야기고 캐릭터다. 창작자가 시청자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주제,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기훈의 모습에 한 번도 의구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시즌1이 워낙 성공했고 계획되지 않은 후속편을 만들게 된 건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에 대한 보답을 위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자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 구현하고 싶어하는 의도를 최대한 따라가고 싶었다. 아이디어를 내기보단 최대한 (의도에) 맞추고 따라가려 했다. 결말은 저도 전혀 예상을 못 했었다. 결말을 보고 황 감독이 정말 작가이자 본인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가장 의미 있는 엔딩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이렇게 성공한 시리즈를 여기서 엔딩을 내려버리겠다는 용기는 멋지다고 생각했다. 저는 그 부분을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이게끔 연기해야 했다.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고 고민이 많았다. 미세한 부분까지도 잘 표현했어야 했다. 기훈이처럼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사회가 희망적인 거라고 믿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만큼 주연배우로서의 부담감도 컸을 터. 시즌1부터 작품을 이끌어왔던 이정재는 매 순간 모두가 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1때는 하고 싶은 대로 막 했다. 그래야만 기훈이 입체적으로 보일 것 같아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방향대로 표현했던 것 같다. 너무 큰 성공을 하면서 다음 시즌으로 오게 됐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인 걸 알았고,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시즌 2, 3배우들이 다 그런 마음이었다. 팀워크를 잘 맞춰가야겠다는 열정이 느껴졌다. 특히 시즌 2, 3에선 기훈이 지켜보는 듯한 느낌으로 쓰여 있어서 잘된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역할을 등한시하고 그런건 아니다. 시즌1을 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순간순간 누군가가 더 돋보이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끔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노력은 빛을 바랬다. 비록 시즌1 공개 이후 연기력 논란, 작품 스포일러, 호불호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오징어 게임'이지만 확실한 건 K콘텐츠의 새 역사를 쓴 작품이자 배우 이정재의 인생작이 됐다.

"여러 의미에서 큰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인 거 같다. 감정을 다양하게 연기해 볼 수 있는 캐릭터는 기훈이가 처음인 것 같다. 감사하게도 큰 성공을 하게 된 것도, 이로 인해서 전 세계 많은 도시를 다니면서 팬분들과 만나는 것도 큰 경험이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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