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단역배우 자매 사망…母 "딸 죽인 건 경찰" 울분(스모킹 건)
입력 2025. 07.23. 11:20:47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2009년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유가족이 뒷이야기를 밝히며 울분을 터트렸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스모킹 건'에서는 '죽음의 아르바이트-단역 배우 자매사건'에 대해 다뤘다.

2009년 8월 28일 오후 8시 18분. 아이들의 어머니는 ‘아파트 18층에서 큰딸이 스스로 몸을 던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 그녀의 큰딸은 단역배우 고(故) 양소라다.

어릴 적부터 조용하고 차분했던 모범생으로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던 큰딸. 하지만, 언제부턴가 물건을 부수고 엄마와 동생을 폭행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큰 딸에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 시작한 큰딸은 어렵게 한 이야기를 꺼냈다. “반장에게 당했다”라고 말을 꺼낸 그는 드라마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로부터 반복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것. 가해자만 무려 12명에 달했다.

그는 2년 만에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를 전부 취하했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건들을 기억하게 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고소를 취하한 지 3년이 지난 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날 방송에는 딸을 잃은 억울함을 1인시위로 호소해온 어머니가 직접 출연해 당시 가슴 아팠던 상황을 절절하게 증언했다.

어머니는 "처음엔 눈물도 안 났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모두가 세상을 떠나는 건 아니지 않냐. 제 딸을 죽인 건 경찰이라 생각한다"며 분노했다.

이어 어머니는 “처음 경찰서를 찾아갈 때 소라가 쓴 메모지하고 녹음테이프를 한보따리 싸서 들고 갔다”며 “그런데 경찰이 ‘이게 사건이 된다고 생각하냐’더라. 그러더니 소라한테 ‘다 잊어버리고 사회에 적응해야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담당 수사관이 바뀌었지만 조사과정은 2차 가해나 다름 없었다. 수사관은 양소라에게 가해자 성기를 그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는 “수사 과정이니까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했는데 그렇게 참은 걸 너무 후회하고 있다”며 오열했다.

안현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탄식했다.

이지혜는 “그동안 어머니 혼자 얼마나 힘들게 지내왔을지 고통이 짐작되지 않는다”며 “큰딸이 사망하고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가족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양소라가 세상을 세상을 떠난지 6일 뒤, 양소라의 동생 양소정 씨도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둘째는 자기가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서 언니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라고 자책했다”며 “언니가 떠나 뒤로 밥도 안 먹고 계속 말라가더라”라고 회상했다.

딸의 성폭행 피해를 알게 된 후 쓰러진 아버지 역시 자매가 떠난 후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큰 안타까움을 샀다.

어머니는 “정신이 들었을 때는 4년이 지났다. 딸들을 위해서라도 꼭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2 '스모킹 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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