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무해한 웃음이 머무는 곳[씨네리뷰]
입력 2025. 07.30. 10:14:10

좀비딸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좀비=재앙'이라는 익숙한 공식을 뒤튼다. 한국형 가족 드라마와 좀비 장르를 엮어낸 신선한 시도다. 여기에 무해한 웃음과 적재적소의 위트가 잘 버물러져있다. 영화 '좀비딸'(감독 필감성)의 이야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다. '좀비딸'을 지키는 가족의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은 '좀비 바이러스'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된다. 정환(조정석)은 딸 수아(최유리)와 함께 좀비들을 피해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사는 바닷가 마을 '은봉리'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수아는 정환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정환은 좀비가 된 '수아'를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 맹수 전문 사육사인 정환은 '수아'를 맹수 다루듯 제압해 무사히 목적지인 '은봉리'에 도착한다.



정부에서는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색출해내려고 한다. 정환은 감염자를 잔인하게 사살하는 모습을 보고 '수아'를 어떻게든 지켜야한다고 굳게 다짐한다.

정환은 좀비가 된 수아가 다른 감염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수아가 평소 좋아하던 춤과 할머니 밤순’의 따끔한 효자손 맛에 반응하는 것. 정환은 호랑이 사육사의 오랜 경험을 살려 특급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특급 트레이닝을 통해 수아는 조금이나마 '인간'스러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좀비 사태'도 종결 직전이다. 그렇게 수아는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유일한 좀비가 된다.



'좀비딸'은 한때 SNS에서 유행했던 '바퀴벌레 챌린지'를 떠오르게 한다. '엄마, 내가 만약에 바퀴벌레가 되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는 질문. '좀비딸'에서는 '가족이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좀비가 되었다고 해서 가족이 아닌가?'에 대해 질문한다.

영화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밀고 나간다. '좀비물'에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장면들을 초반에 충족시켜주고, 중후반부터는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들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준다.

웃음 타율도 꽤 좋다. 몸으로 웃기는 원초적인 개그 코드부터 센스있는 말 장난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건강하고 무해한 웃음들이 가득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



자칫하면 뻔한 신파극으로 흘러갈 수 있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절제된 연출로 감정의 진정성을 지켜냈다. 밸런스를 잘 지킨 덕분에 '좀비물+가족애'의 조합이라 우려했던 시선들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배우들의 연기 합과 시너지도 압도적이다. 탄탄한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건 배우다. ‘좀비딸’이 단순한 장르물을 넘어 감정을 건드리는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배우들의 힘이다.

특히 '조정석표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이번에도 만족감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익살스러움과 진지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조정석의 모습은 관객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한다.

'여름의 남자' 조정석의 운이 올해도 통하는 걸까. 시기도 좋다. 영화를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함은 물론, 최근에는 정부에서 영화관 6천원 할인권까지 배포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여름 코미디 '좀비딸'의 개봉이 여름 극장가에 어떤 바람을 불러올지 기대가 쏠린다.

'좀비딸'은 30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3분.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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