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소미, 혼란 속에서 찾은 변화[인터뷰]
- 입력 2025. 08.12. 16:23:48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가수 전소미가 '데뷔 10년 차'와 '24살' 사이에서 겪은 혼란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이를 자신만의 색으로 녹여낸 새 앨범으로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전소미
전소미는 11일 새 EP 'Chaotic & Confused'를 발매했다. 이번 신보는 전소미의 두 번째 EP로, 선공개된 'EXTRA'(엑스트라), 타이틀곡 'CLOSER'(클로저)를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됐다.
전소미는 지난해 8월 발매한 '아이스크림' 이후 1년 만에 새 앨범으로 나서게 됐다. 컴백까지 긴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마음에 드는 곡을 찾는 시기가 오래 걸렸다"며 "사실 지금까지 컴백 시기가 항상 1년 정도로 조금씩 여유가 있다. 저는 스스로를 몰아세우다 보니 제대로 쉬거나 여행을 간 적도 없고 저와의 싸움을 계속 해왔다. 항상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자기 개발도 하면서 맞는 곡을 찾는 데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보니 어떤 곡이 맞는지 찾아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며 "그래서 보통은 앨범 준비할 때 딱 시기를 정해놓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즉흥적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Chaotic & Confused'는 보다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음악적 도전과 변화를 집약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선언하는 전소미의 이정표다. 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의 혼란, 아티스트로서의 고민과 내적 갈등이 녹아들어있다.
"물론 아티스트적으로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이 앨범을 준비할 때 24살이 되면서 경험한 어른에서도 혼란이 있었다. 혼란스러운 게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배운 것도 많아서 인간적인 경험도 많이 했다. 거기서 제가 느꼈던 모든 걸 다 혼란스럽고 카오스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보통 앨범은 댄스, 팝 이런 식의 장르로 설명이 되는데, 이번 앨범은 하나로 묶기가 어려웠다. 당시 제 상황에서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곡이 항상 다른데, 이번에는 이 곡들이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작업물로 승화시켜서 여러 장르의 곡을 넣게 됐다."
타이틀곡 'CLOSER'는 Sean Kingston의 'Beautiful Girls'를 샘플링해 스터터 하우스 스타일로 만들어낸 곡이다. 관능적인 무드와 대비되는 강렬한 에너지, 고조되는 분위기와 함께 곡의 몰입감을 높이고, 웅장하고도 세련된 사운드를 통해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대중분들이 제게 많은 사랑을 주시고 바라시는 점을 생각해보면 'Fast Forward'(패스트 포워드)같은 댄스곡 퍼포먼스인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더 보고 싶어한다고 느껴서 이번에도 그 댄스곡의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한 단계 깊어진 곡으로 타이틀을 선정했다. 정통적인 하우스 기반의 음악으로, 수록곡들에 혼란스러운 느낌이 내재된 만큼 타이틀은 조금 더 강인하고 보고싶어 하셨던 모습을 업그레이드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다. 노래를 들으면 알겠지만 가사가 나오는 부분보다 비트가 더 많다. 제가 작업을 하는 부분보다는 퀄리티를 올리고 싶어서 프로듀서들에게 맡겼고, 뮤직비디오, 콘셉트 사진 등에는 거의 제 의견이 다 들어갔다."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속 강렬한 비주얼도 눈길을 끈다. 광란과 혼란을 시각화하면서 끊임없이 분열되고 합치되는 내면의 변화를 표현해 한 편의 예술 작품 같은 뮤직비디오가 탄생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후에도 유튜브 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4위에 오르며 글로벌 K팝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재밌고 신나는 댄스곡이지만, 가사에서 'Call me your beautiful girl'이라며 나를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는 그 말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서 많은 의미를 담고 싶었다. 예쁜 여자로 불러달라고 했는데, 뮤직비디오에서는 얼굴에 곰팡이가 있는 식으로 중의적인 의미를 많이 뒀다. 그리고 예쁜 여자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것도 상대를 따로 지칭하지 않고, 나르시시즘으로 잡았다. 공부를 해보니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증오하는 마음도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뮤직비디오에서도 그런 감정선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1차원적으로 그리기보다 저렇게 의미를 푸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다 각자만의 매력이 있고, 어떻게 생겼어도 충분히 다 너무 아름답다는 의미를 풀어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감다살('감 다 살았네'의 줄임말)' 프로모션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EXTRA'(엑스트라)의 제목에 맞춰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 엑스트라로 출연한 것.
"'엑스트라' 활동에서 '서프라이즈' 출연이 저의 야심작이었다. 제가 엑스트라를 할 수 있는 곳을 직접 알바 공고까지 다 찾아봤다. 페이도 직접 받고 한번 해볼 생각이는데, 생각보다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뮤비에 소방서 장면이 있어서 소방대원분들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캠페인 영상을 찍어볼 생각도 했었다. 그렇게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가다가 결국 '서프라이즈' 출연이 당첨됐다. '서프라이즈' 측에서도 왜 여기에 나오시냐며 당황하셨다. 그래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하고서 열심히 촬영에 임했었다."
또한 신보 타이틀곡인 '클로저(CLOSER)'의 콘셉트에 맞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축하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전소미는 제69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에서 참가자들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다.
"저도 어릴 때부터 미용실에 가면 '미스코리아에 나가라'와 같은 말을 많이 들어서 미스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확실하게 있었다.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정말 오랫동안 준비도 하는 것도 너무 잘 알았기에 제 연습 생활과 연결 지어서 생각하게 됐던 것 같다. 참가자분들 모두 그날을 위해 각지에서 열심히 준비했을 거고, 경연 대회를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 만큼 뒤에 숨은 고통과 아픔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존중하는 마음에서 위로와 힘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참가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그날 무대를 하고서 잠깐 동안 말할 기회를 주시면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마이크를 주지 않아서 당황했었다. 참가자분들 모두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무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아름다우시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다."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했던 전소미는 올해로 데뷔 10년 차 가수가 됐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1년 동안 전소미는 '데뷔 10년 차'와 '24살'이라는 키워드 사이에서 오는 고민을 풀어나갔다.
"이제 10년 차가 됐는데 24살이다. 아직 너무 어리다. 여기서 제가 어떻게 신선한 모습을 더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됐다. 대중들은 저를 중학교 때부터 봤고, 저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카메라가 없이 인간 전소미로 살아온 시간보다 저를 카메라 앞에 보여드린 시간이 길었다. 그만큼 제가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에도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오글거리지 않게 아티스트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어떻게 그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할지 끝없이 고민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솔로로서 저를 보여드리고, 저의 차별점이 뭔지 이해를 시켜드려야 앞으로가 더 열릴 거라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확고하게 저는 이런 걸 할 수 있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건지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많은 고민이 있었던 만큼 전소미는 이제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는 데에 더 집중하는 아티스트가 됐다. 음악에 자신을 녹여내고, 자신의 확신을 대중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전소미. 혼란 속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찾아낸 그가 다음 음악에서 어떤 변화를 담아올지 자연스레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곡에 맞는 콘셉트를 생각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곡 안에서 나를 어떻게 녹여낼지를 생각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의미를 표현하는 식으로 내가 이 노래에 엮여서 낼 수 있는 의미를 생각하는 단계인 것 같다. 늘 컴백을 할 때마다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준비를 하면서 저만의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앨범을 듣고 대중분들이 소미가 어떤 걸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겠다고 말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음악적으로도 너무 멋지고 기대된다는 마음을 한켠에 계속 담아주셨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