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괴담 체험'→'시대별 리믹스'…팬들 기 살리는 '감다살' 컴백 프로모션
- 입력 2025. 08.13. 16:24:17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바야흐로 '아이돌 과잉 시대'. 많은 콘셉트와 이미지가 소모되면서 이제 좋은 곡, 예쁜 굿즈 만으로는 그룹의 정체성을 대중에 각인시키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소미-키키-키-NCT 위시
이에 돌파구로 컴백 프로모션이 떠오르고 있다. 티징 이미지, 뮤직비디오 티저 공개 등 전형적으로 진행되는 컴백 프로모션에서 벗어나 참여형, 체험형 등 독창적인 기획으로 팬들의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는 것. 소위 말하는 '감다살(감이 다 살았다의 줄인 말)' 프로모션으로 아이돌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아티스트들을 모아봤다.
◆ 곡 제목대로 간다…직접 '엑스트라'가 된 전소미
가수 전소미가 신곡 '엑스트라(EXTRA)' 발매에 맞춰 엑스트라로 변신했다.
지난 7일 전소미는 선공개곡 '엑스트라'를 발매했다.
전소미는 이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 엑스트라로 출연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는 다름 아닌 신곡 '엑스트라' 프로모션이었는데, 전소미는 직접 엑스트라 아르바이트 공고까지 찾아보는 열의를 불태웠다고 한다.
전소미는 '언빌리버블 스토리'의 '구원자' 에피소드에서 이야기의 키를 쥔 미스터리한 여성으로 출연해 평화롭던 한 부부의 일상에 균열을 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서프라이즈' 측에서도 왜 여기에 나오시냐며 당황하셨다. 그래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하고서 열심히 촬영에 임했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이어 발매된 EP '카오틱 & 컨퓨즈드(Chaotic & Confused)' 타이틀곡인 '클로저(CLOSER)'의 콘셉트에 맞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곡을 선공개했다.
전소미는 "후보자분들의 숨은 고통과 노력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전함과 동시에 위로와 힘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참가하신 모든 분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라며 "당시 턱시도처럼 강인한 모습의 의상을 입었던 것도 이러한 메시지의 연장선이었다. 모두가 충분히 아름답고, 무대 위에서 뿐만 아니라 본연의 모습도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해 앨범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었다.
◆ "감이 살다 못해 키가 됐다"…키, A부터 Z까지 완벽한 스토리텔링
'콘셉트 장인' 키가 '감다살' 프로모션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 11일 발매된 키의 신보 '헌터(HUNTER)'는 '나'와 '자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키는 '나'와 '나'의 자아분열 느껴지는 불쾌한 골짜기 '괴담' 형식으로 풀어냈다. 프로모션 역시 괴담의 의문스러움과 서늘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우선 키는 '도시 내 인구 밀집 지역 통합 안내문'이라는 강렬한 제목의 안내문으로 프로모션 시작을 알렸다. 해당 안내문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면 미스터리한 키의 음성이 흘러나와 의뭉스러움을 유발했다.
이어 공개된 포스터 속에는 웹사이트 주소가 숨겨져 있었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키의 컴백과 관련된 추리를 하게 되어 있어 다음 이야기와 컴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직접 팬들을 앨범 속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프로모션도 진행됐다. 팝업은 도시의 괴담을 모으는 '닥터 오드'의 비밀 사무실에서 그의 정체를 파헤치는 방 탈출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팝업에 참여한 팬들은 앨범 콘셉트를 오감으로 느끼고, 직접 문제를 풀며 자연스럽게 과몰입에 빠져들었다.
키는 앨범을 단편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앨범 속 세계관을 현실로 옮기고 직접 체험하게 했다. 콘셉트와 현실의 경계를 흐리는 것은 물론, 방탈출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키 하면 실물 앨범 이야기를 빠트릴 수 없는데, '헌터'는 부적 버전, 큐브(The Cube) 버전, 모뉴먼트(Monument) 버전, 아카이브(Archive) 버전 등 '괴담'과 관련된 오브제를 앨범으로 만들었다. 물리적으로도 키의 '괴담'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하면서 역대급 프로모션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 '미니홈피'·'슬러시' 'MP3'…키키, 젠지미로 추억의 아이템 재해석
키키는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프로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키키는 지난 6일 첫 번째 싱글 앨범 '댄싱 얼론(DANCING ALONE)'을 발매하고 컴백했다.
컴백에 앞서 키키는 '키키 개러지 세일(KiiiKiii Garage Sale)'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해외 중고 사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 키키는 신보의 콘셉트 포토를 공개하고, 셀러로 변신한 멤버들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000년대 미니홈피를 연상케 하는 프로필과 멤버들이 달아놓은 댓글은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오프라인 프로모션으로 '키키 슬러시 트럭'을 진행했다. 키키는 직접 직원으로 변신해 팬들에게 슬러시를 나눠주고 '댄싱 얼론' 포인트 안무를 선보였다.
이후 프로모션 당시 키키가 착용했던 의상은 웹사이트를 통해 MD로 판매됐다. 컴백 프로모션에서 굿즈 프로모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똑똑한 면모가 돋보이는 기획이었다.
마지막으로 키키는 프로듀서 박문치와 손을 잡고 90년대 R&B 무드부터 현재의 EDM까지 시대별로 유행했던 장르를 '댄싱 얼론'에 녹여냈다. 음악과 함께 CD플레이어, MP3, 휴대전화, 무선 이어폰 등 시대별로 사용했던 음향 기기 아트워크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댄싱 얼론'은 '몰라 몰라 너 따라 웃음 우연처럼 똑같은 Dance Move' '쌍쌍바, 반띵 Tok 아무 고민 없이 더 큰 쪽이 네 꺼' '말없이 눈물로 다들 떠나가도 네 편 할게. 너가 왜 미안해 오히려 너를 꼭 안아줄게' 등의 가사와 학교생활을 그려낸 뮤직비디오로 우정을 노래하고 있다. 음악 장르가 변하고, 사용하는 음향 기기가 달라졌어도 '우정'이라는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 키키는 다양한 음악 장르로 각 세대를 호명하고, 공통적인 감정을 자극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학원물을 완성했다.
◆ "서핑 선생님을 구합니다"…NCT 위시와 함께 쌓은 추억
그룹 NCT 위시가 특별한 여름 휴가를 프로모션으로 내세웠다.
내달 컴백을 앞둔 NCT 위시는 지난 12일 선공개곡 '서프(SURF)' 공개했다.
'서프' 발매를 앞두고 NCT 위시는 '시즈니(공식 팬덤 애칭)'와 함께 서핑을 떠나는 투어 콘셉트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우선 서핑 선생님을 모집하는 전단지를 서울숲 인근에 부착해 팬들을 초대했다. 해당 전단지에는 멤버들의 사진과 함께 '당신의 서핑이 우리의 투어를 완성합니다' '우리는 최고의 서퍼가 되고 싶습니다' 등 문구가 담겼다. 전단지 하단에는 각 멤버의 이름과 특색있는 서핑 보드 디자인이 담겨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공식 SNS 채널 메시지 방은 서프 투어 공지방 콘셉트로 운영됐다. 이 메시지 방에서는 서프 투어를 위한 준비물, 여권 사진 예시, 투어 중 사용할 조식 쿠폰 등 멤버들의 얼굴을 활용한 다양한 사진이 공개됐다.팬들도 콘셉트에 충실하게 "저 이제 공항 도착이다" "가이드님 어디시냐" "식사 메뉴 궁금하다. 여행에서는 밥이 제일 중요하다" 등의 댓글을 달아 웃음을 유발했다.
NCT 위시의 프로모션은 앞서도 다양한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특히 '스테디' 고등학교, '위시젤리' 신입사원 모집 등 현실적인 콘셉트와 함께 공식 SNS 메시지 방을 콘셉트에 맞게 운영해 팬들이 진짜 위시와 일상 속 추억을 쌓은 듯한 착각이 들게 하고 있다. 이번 프로모션 역시 NCT 위시와 함께 시원한 여름 휴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며 큰 호응을 얻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서프라이즈', SM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NCT 위시 공식 SNS, 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