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건 진정성"…'케데헌' 매기 강 감독이 보여준 '있는 그대로'의 힘 [종합]
- 입력 2025. 08.22. 15:58:13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전세계를 강타한 매기 강 감독이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선보여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그가 직접 밝힌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힘은 무엇일까.
매기 강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매기 강 감독은 "정말 믿기지 않는다. 팬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라고 내한 기자간담회를 갖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에 캐나다로 이민 간 매기 강 감독은 '장화 신은 고양이' '슈렉' 등에 참여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의 첫 연출작이다. 한국인과 캐나다인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을 가졌음에도, 한국 문화를 다룬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매기 강 감독은 "제가 어렸을 때 선생님이 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제가 '사우스 코리아' 했더니 한국을 못 찾더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고 했더니 그래도 못 찾았다. 제가 딱 집었더니 중국, 일본과 색이 달랐다. 잘 못 사는 나라로 알려졌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제가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우리나라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디테일한 한국적 요소로 국내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뜨겁다. 그는 "해외에서 만든 걸 보면 틀린 게 많다. '뮬란' 이런 것이 많았는데 그런 건 판타지다. 중국 이야기인데 기모노 스타일의 옷을 입는다. 아시안으로서 기분이 좀 나쁘지 않냐. 한국 영화를 만드는데 디테일을 정확하게 찍고 싶었다. 저 혼자 한 게 아니고 팀원들이 한국인이 정말 많다. 세세하게 고쳐줬다. 팀워크였다"라고 전했다.
케이팝을 한국의 무속신앙과 연결 지은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매기 강 감독은 "이상하게 처음부터 저승사자 이런 거가 생각났다. 저승사자, 도깨비 이런 게 미국에서는 색다르다고 생각해서 데몬 헌터스를 떠올리게 됐다"라며 "케이팝은 마지막에 들어왔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도 케이팝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어디서도 못 풀었다. 그래서 합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통했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영화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 보편적인 작품 만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문화에 대해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당장 이해 못 해도 언젠가는 이해할 것이라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또 "영화는 장벽을 허무는 최상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길 원하는데, 그런 지점은 세계 어디를 가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누구나 모두 숨기고 싶은 게 있다. 이 이야기는 심지어 아주 어린 아이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초기 스크리닝에 6살 아이가 봤는데 그 아이가 루미가 두려워하는 걸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런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다문화 사회 속에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헌터와 악령의 혼혈로서 루미가 겪는 정체성 혼란도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 매기 강 감독은 "루미의 정체성 의도된 것은 아니다. 민족적 인종과 관련된 연결 지어서 생각할 수 있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여성 서사로서도 주목받았다. 헌트릭스 멤버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전형적인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으로 흥미를 끌었는데, 매기 강 감독은 "이런 여자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던 게 이 작품을 만든 이유 중 하나다. 다른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것은 애니메이션은 여성 캐릭터를 못생기거나 우스꽝스럽게 만들지 않는다. 안 만들려고 한다. 너무 웃기면 안 된다고 얘기를 들었다. 제 영화를 만들 때는 웃긴 얼굴도 만들고 음식도 막 먹는 여자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작품 속 등장하는 OST 역시 글로벌 흥행 중이다. 특히 메인 OST인 '골든(Golden)'은 지난 15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에서 1위를 탈환했고,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선 여성이 부른 K팝 곡 최초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브 안유진, S.E.S 바다, 권진아, 에일리 등 수많은 실력파 가수가 '골든' 고음 챌린지에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매기 강 감독은 "'골든'은 가장 쓰기 어려운 곡이었다. 이야기가 개발하고 이 곡이 중요하다는 걸 작업 막바지에 알게 됐다. 이 곡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여러 가지였다. 주인공 루미의 여러 소망과 열망을 담은 대표곡이었다. 전통적으로 대표곡은 뮤지컬에서 있어 중요한 곡이다"라며 "또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모든 캐릭터의 전사를 보여줘야 했다. 캐릭터들이 자아정체성이 불완전하고 편하지 않은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이 곡을 들었을 때 정확히 전달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했다.
곡의 난이도 역시 의도된 바였다. 매기 강 감독은 "고음을 해내는 가수들 노래를 들었을 때 가슴이 뛰지 않냐. 그 순간에 감정이 격해지고 감동이 크다고 생각했다. 여러 데모를 들었는데 밴쿠버에서 지금 버전의 데모를 들었다.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이거다'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매기 강 감독에게 한국 콘텐츠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물었다. 그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문화와 한국의 관점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관객들이 원하는 것, 그들의 의견에 맞추면 진정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사라지면 관객이 먼저 알아차린다.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짜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가감 없이 드러내려고 했다"라면서 "누구나 그런 것들을 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 다르게 생각하면 굉장히 잘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 문화가 더 글로벌하게 사랑받기 위한 유일한 길은 있는 그대로 세계에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매기 강 감독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 소프트 파워를 이루고자 한다면 저 같은 글로벌한 크리에이터들의 목소리를 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 문화를 깊이 친밀하게 이해하면서도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통해 한국적인 것에 대한 의미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크리에이터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