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조선의 복서'·'데카브리'·'그레이하우스', 9월 대학로 채우는 창작 뮤지컬
- 입력 2025. 09.04. 10:30:16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선선한 바람이 시작되는 9월, 대학로 무대에도 새로운 바람이 분다.
'조선의 복서'-'데카브리'-'그레이하우스'
올 가을 대학로가 새로운 이야기의 향연으로 물든다. 일제강점기 조선, 19세기 러시아, 1920년대 미국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건너온 세 작품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 '조선의 복서', 링 위에서 마주한 두 청춘의 서사
일제강점기 조선을 뜨겁게 달궜던 스포츠인 '복싱'의 뜨거운 이야기가 뮤지컬로 재현된다.
뮤지컬 '조선의 복서'는 1937년 경성, '조선권투구락부'를 배경으로, 질 것 같은 링에는 아예 오르지 않는 무패의 복서 '이화'와 매번 패배를 거듭하면서도 끝내 매일을 살아내는 신참 복서 '요한'이 복싱을 통해 서로를 마주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번 초연에 앞서 리딩 공연과 쇼케이스, 두 차례의 사전 프로덕션에서도 호평 받았던 바, 개막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작품은 과거를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주저앉은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을 전할 예정이다. 삶의 벼랑 끝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단순한 스포츠 서사를 넘어, 쓰러진 자의 용기와 진심의 힘을 조명한다.
'조선의 복서'에는 무대에서 각자의 매력으로 큰 활약을 선보인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이화' 역에는 송유택, 이종석, 김기택, '요한' 역에는 신은총, 이진혁, 박준형이 캐스팅돼 각기 다른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소설 '조선의 복서'를 연재 중인 작가 '마리아' 역에는 류비, 한수림, 이한별, 소설의 연재 중지를 요청한 경찰관 '장명' 역에는 이한솔, 박상준, 김재한이 출연한다. 특히 앞서 '드라이 플라워'로 찐친 케미를 선보였던 이종석, 신은총, 박준형, 이한솔 등이 다시 만나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개막을 약 일주일 앞두고 '이화' 역의 김기택은 "'조선의 복서'는 복싱을 소재로 하지만 스포츠에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고 각 인물들의 서사와 사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움직인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사람들은 본인을, 가족을, 다른 무언가를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열심히 땀 흘리며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시대를 초월한 공통점이 있다. 이 점으로 인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저희 작품을 보며 공감할 지점이 있고, 이러한 부분들이 저희 작품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고 기대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장명' 역의 이한솔은 "실감 나는 무대를 위해 배우들이 실제 복싱 훈련을 받으며 준비했다. 여기에 얽히고설킨 드라마와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음악이 더해져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뮤지컬 '조선의 복서'는 스포츠 자체보다 인물들의 이야기와 감정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의 복서'는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 격동의 러시아, 한 권의 책이 던진 질문 '데카브리'
격동의 러시아,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된 세 인물의 이야기가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뮤지컬 '데카브리'는 19세기 데카브리스트의 난 이후 책 '말뚝'을 둘러싸고 세 인물이 겪는 성장과 갈등을 그려낸다. 러시아의 국민 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소설 '외투'를 모티브로, 차가운 시대를 배경으로 세 인물이 가진 열망을 날카롭고 서정적인 음악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데카브리스트'는 1825년 러시아에서 전제정 폐지와 정치 개혁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킨 장교 및 귀족 혁명가들이다. 이 작품은 '데카브리스트의 난'이 일어난 뒤 10년 후의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시작으로 사상과 문학, 시대에 대한 각자의 신념을 가진 세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통해 시대의 질문을 던진다.
세밀한 감정을 그려낼 세 인물에는 실력파 배우들이 다수 캐스팅됐다. 과거 작가였지만 현재는 황제 직할 비밀경찰국 소속 수사관인 '미하일' 역에는 손유동, 정욱진, 정휘, 비밀경찰국 소속 정서원인 '아카키' 역에는 신주협, 김찬종, 홍성원이 출연한다. 미하일의 동료 '알렉세이' 역에는 변희상, 유태율, 이동수가 활약한다.
또한 '데카브리'에는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였던 김민정 연출이 합류해 더욱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바. 이번 작품에 대해 김민정 연출은 "캐릭터의 내면 변화, 음악적 전화, 역사적 맥락의 교차에 중점을 두면 깊은 감동과 색다른 해석을 경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는 세 인물이 지닌 각기 다른 서사와 성격이 나타나며 격정과 서정이 교차하는 인물의 강렬한 에너지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러시아와 한국 역사가 공유하고 있는 자유를 향한 열망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서 역사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며 "음악 또한 큰 기대 포인트다. 서정적이고 격정적인 넘버들이 라이브 밴드와 함께 어우러지며, 자유와 존엄, 역사적 투쟁의 여정을 더욱 폭발적으로 전개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데카브리'는 오는 9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 '그레이하우스', 예술의 전환기에 선 두 배우의 갈등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우들은 무엇을 선택했을까.
뮤지컬 '그레이하우스'는 1920년대, 영화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예술의 전환기를 배경으로, 연극과 무성 영화, 유성 영화라는 격동의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했던 배우들의 선택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극중극' 구조를 통해 연기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두 인물, 영화 배우 '제롬 밀러'와 연극 배우 '키이스 벨'의 상반된 예술적 신념과 선택을 담아낸다. 무성 영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표정과 몸짓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며 주목받는 배우로 성장한 '제롬 밀러', 그리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간절한 염원과 타고난 재능으로 성공적인 연극 배우의 길을 걷는 '키이스 벨'. 두 사람은 격변하는 흐름 속에서 인정받기 위해 어떤 변화를 택할까.
특히 믿고 보는 배우들이 모두 모인 '그레이하우스' 캐스팅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제롬 밀러' 역에는 김재범, 유승현, 김지온, 박정혁이 캐스팅 됐고, '키이스 벨' 역에는 주민진, 최석진, 선한국, 홍기범이 참여한다. 두 배우의 풍부한 연기력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레이 하우스'의 창작진으로는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다룬 작품들로 호평 받은 성재현 작가, 뮤지컬 '배니싱'을 통해 섬세한 감정선을 음악으로 풀어낸 주미나 작곡가가 참여한다. 성재현 작가는 이번 작품과 관련해 "기술의 발전으로 시대는 나날이 변해가고, 그 안에서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한다. 뮤지컬 '그레이하우스'에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격변하는 흐름 속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간다"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이야기를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노래와 연기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관객들이 공연이 끝난 뒤에도 극이 끝나지 않는 여운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주미나 작곡가는 "뮤지컬 '그레이하우스'는 친구인 두 소년이 배우라는 꿈을 좇아 성장해 가는 과정 속에서 마주하는 시대적 변동과 그로 인해 변화하는 우정과 갈등을 음악에 밀도 있게 담아낸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은 1920~30년대 미국이라는 배경에 맞추어 재즈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관객이 한층 더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레이하우스'는 9월 23일부터 12월 7일까지 예스24아트원 1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엠비제트컴퍼니, 쇼노트, 네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