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현·김소향·유리아…뮤지컬 '에비타' 11월 7일 개막
- 입력 2025. 09.05. 09:46:14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팀 라이스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뮤지컬 '에비타'가 2011년 재연 이후 무려 14년만에 귀환한다.
'에비타'
웨스트엔드에서 1978년 첫선을 보인 이후로 2025년 현재까지 공연을 이어갈 정도로 오랜 시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에비타'를 한국에서 다시 만난다. 대담한 해석으로 새롭게 선보일 이번 프로덕션을 위해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세 명의 디바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에바 페론(에비타) 역에 캐스팅되어 기대를 모은다.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음악적으로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팀 라이스 역시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뮤지컬로 평가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이듬해인 1979년 브로드웨이 초연으로 이어졌고, 각각 그 해에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와 토니 어워즈를 휩쓸었다. 1996년엔 마돈나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까지 받으며 뮤지컬 그 이상의 가치를 증명한 바 있다. 올해 7월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하여 공연 중인 리바이벌(Revival, 과거의 공연을 현대 관객에 맞게 해석을 통해 재탄생 시키는) 버전의 '에비타'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으로서의 삶'에 초점을 맞춰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흥행 중이다. 지난 50년 간 전 세계에서 꾸준히 '에비타'가 공연된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에선 2006년 첫 공식 라이선스 공연을 가졌으며, 당시 에비타 역을 맡은 김선영이 제1회 더뮤지컬어워즈, 13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1년 재연에선 정선아와 리사가 에비타 역으로 열연해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으며, 이후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에 항상 언급될 정도로 파급력이 증명된 작품이다. 그동안 '에비타'를 기다려준 관객의 애정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프로덕션은 더욱 깊어진 시선과 세련된 무대로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프로덕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운명을 뛰어넘어 역사를 새로 쓴 에바 페론의 불꽃 같은 삶을 무대 위에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에바 페론'의 일생을 담아낸 깊이 있는 가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고전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가난한 시골의 사생아 출신이지만 타고난 수완으로 퍼스트레이디의 자리에 오르는 '에바 페론' 역에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캐스팅됐다.
대한민국 뮤지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소현은 “에바 페론은 시대를 돌파한 강인한 여성이다. 야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그녀의 복합적인 감정을 나만의 시선으로 치열하게 풀어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미 '명성황후',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마리 퀴리' 등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에서 그녀만의 해석으로 작품을 완성해 온 만큼 '에비타' 또한 독보적인 해석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한국 초연 당시 후안의 애인 역할로 '에비타'에 참여했던 김소향은 19년 만에 에바 페론으로 캐스팅되어 눈길을 끈다. “이미 19년 전부터 나만의 에비타를 그리고 있었다. 애타게 오래 기다린 만큼 에바 페론이란 한 인물이 품었던 수많은 감정을 모두 전하고 싶다.”는 각오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프리다', '마리 퀴리', '마리 앙투아네트', '마타하리' 등의 작품에서 노련한 내공과 탄탄한 실력으로 '여성 원톱극의 장인'의 면모를 보여준 만큼 이번 '에비타'에서도 그 활약이 기대된다.
이어서 '멤피스', '노트르담 드 파리', '이프덴', '리지'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 유리아는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간 그녀의 강인함과 그녀가 겪었을 모든 감정을 나의 해석으로 진심을 다해 풀어가고 싶다.”라며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섬세한 연기와 탄탄한 보컬로 관객들의 극찬을 받아왔던 유리아는 '에비타'에서도 자신만의 색과 감정으로 또 다른 강렬한 에너지의 에바 페론을 연기할 예정이다.
에바 페론의 삶을 끊임없이 조명하고 의심하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나레이터 '체' 역은 마이클리, 한지상, 민우혁, 김성식이 맡았다.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이 다면적인 행보의 삶을 살았던 만큼 에바 페론을 향한 평가는 극명하게 양분된다. 에바 페론과 관객 사이에서 그녀의 삶을 안내하는 체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모든 작품에서 독보적 존재감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마이클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한지상, 치열한 도전으로 한 층 더 깊어진 내공을 쌓아가는 민우혁, 무한한 가능성을 넘어 한 걸음 더 비상하고 있는 김성식이 그들 각자의 톤으로 어떻게 극을 안내할지 비교하며 보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이다. 세 명의 에바 페론과 네 명의 체가 각기 다른 조합으로 무대에 오를 때마다 매회 다른 무대처럼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에바 페론의 남편이자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오르는 '후안 페론' 역엔 손준호, 윤형렬, 김바울이 합류했다. 아르헨티나 격변기에 대통령에 당선된 후안 페론은 에바 페론의 남편이자 동시에 정치적 동반자로서 다층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다. 품격 있는 가창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손준호, 대체 불가한 무대 장악력을 자랑하는 윤형렬, 범접 불가한 목소리로 극찬받아 온 김바울의 각기 다른 내공으로 선보일 후안 페론을 기대하게 한다.
여기에 감초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할 마갈디 역엔 다양한 작품에서 대체 불가한 매력을 선보이는 배우 김민철과 다채로운 재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백인태가 합류했다. 또한 주요 캐릭터 외에도 후안 페론의 애인 역에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할 신예 권가민, 은채현, 김가현, 오정우와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30명의 앙상블의 놀라운 에너지가 이번 '에비타'를 함께 완성할 것이다.
특히 이번 '에비타'는 정해진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새로운 삶을 쟁취한 한 여성의 욕망에 집중해 무대 디자인과 장면 구성을 새롭게 바꾸었고, 시각적인 리듬과 감정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설계해 기대를 모은다. 2006년 한국 초연 당시 '에비타'에 배우로 참여한 이력이 돋보이는 홍승희 연출을 필두로 대한민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김문정 음악감독과 서병구 안무 감독 등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합세했다.
'에비타'는 오는 11월 7일부터 2026년 1월 1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블루스테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