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마라톤 성과 '뉴진스는 달라고 싶을 텐데'
입력 2025. 09.05. 11:57:10
[유진모 칼럼] 다니엘이 달렸다. 걸 그룹 뉴진스는 매우 달리고 싶지 않을까?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 분쟁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멤버 다니엘이 지누션 멤버 션과 함께 호주 시드니에서 힘껏 내달린 근황을 알렸다. 지난 3일 션은 자신의 계정에 "2025 시드니 마라톤 언노운 크루 대회 참가! 다니엘의 첫 10km 출전"이라며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해 이를 증명하는 메달을 목에 건 모습을 공개했다.

션은 "10km 기록이 무려 47분 27초라니. 러닝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이런 결과가 가능하냐? 첫 대회 그것도 10km에서 정말 훌륭한 기록으로 완주한 걸 축하한다. 무엇보다 행복하게 달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라며 모처럼 다니엘이 활기찬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진심을 담아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니엘은 이번 대회에서 여성 20~24살 부문에 참가해 10km를 47분 27초 만에 완주했다. 전체 참가자 중 26위를 차지했다. 그녀는 이전에 션과 함께 새벽 러닝을 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마라톤 출전을 예고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 같은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그녀는 대한민국과 호주 복수 국적자로 본가는 호주에 있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독자적 활동을 선언했지만 법원이 어도어가 제기한 전속 계약 확인 소송과 독자 활동·광고 계약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모두 인용함으로써 올해 초부터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기존에 어도어를 통해 계약된 스케줄만 어도어의 어레인지 아래에서 가끔 움직일 따름이다.

만약 뉴진스가 법원의 명령을 어길 경우 건당 멤버들은 각각 10억 원씩 어도어에 배상할 의무가 있다. 오는 11일 한 차례 더 조정 기일을 진행하는데 만약 이때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법원은 오는 10월 30일 최종 판결을 내린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과만 놓고 보면 뉴진스가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뉴진스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임에도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8월 4주 차 디시트렌드 걸 그룹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한 게 그 증거이다. 피프티 피프티가 2위를, 우아가 3위를, 핑클이 4위를, 앵두걸스가 5위를 각각 점령한 것을 보면 현재의 온도계와는 사뭇 다르기는 하다. 그럼에도 결과를 간과할 수 없는 뉴진스의 저력이다.

써클차트 2024년 8월 음반 판매량 기준 걸 그룹 순위는 블랙핑크, 에스파, 아이브, 트와이스, 아이들, 르세라핌, 있지, 레드벨벳, 엔믹스 등이었다. 당시 뉴진스는 아이브의 뒤를 이어 4위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뉴진스는 에스파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 중 선두에 이름을 올렸었다.

10월 30일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과연 뉴진스라는 이름과 오리지널 멤버들의 정체성은 유지될 것인가, 아니면 별똥별이 되어 스러질 것인가? 독립군을 자처한 뉴진스의 과감한 결정은 K-팝의 판도를 바꿀 것인가, 신뢰 파괴로 인한 패망의 모델이 될 것인가?

먼저 다니엘은 왜 호주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것일까? 션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이다. 두 사람이 한국계 외국인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국적이 다르다. 소속사도, 활동 시기 등 동선도 전혀 겹쳐지지 않는다. 게다가 다니엘이 원래부터 러닝 동호인이라는 이야기도 전혀 없다. 션에 따르면 마라톤을 시작한 지 이제 두 달 되었다.

아무리 그녀가 호주 국적자라고 해도 굳이 고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할 이유와 명분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물론 우연히 러닝을 해 보고 취미를 갖게 되었고, 자신의 자질도 발견했다고 할 수도 있다. 다 맞는다는 전제하에 '몸이 근질근질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것도 추측의 여지는 있지 않을까?

뉴진스는 2022년 7월 데뷔한 이래 2년여 동안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활동에 제동이 걸려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공연, 광고 출연 등을 할 수 없었다. 그녀들의 실력과 흥은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에너지가 하늘을 찌를 듯한데 그것을 발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달린 것은 아닐까?


그렇다. 뉴진스는 달려야 한다. 첫째, 팬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다. 연예인의 존재의 이유는 소비자, 즉 팬에 있기 때문이다. 둘째, 뉴진스 같은 걸 그룹이 탄생하는 게 쉽지 않다. K-팝 신을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걸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성공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더구나 뉴진스는 톱클래스가 아닌가!

셋째, 만약 이대로 뉴진스가 사라진다면 국가적, 경제적, K-팝의 업계적으로 손해가 막심하다. 대한민국은 세계 시장에 자랑할 톱스타 한 팀을 잃은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중음악 업계 역시 마찬가지. 경제적인 손실은 말할 것도 없다. 하이브는 뉴진스에 200억 원 넘게 투자했다. 물론 투자 금액을 회수하고 상당한 수익금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뉴진스가 사라진다면 K-팝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뉴진스의 다섯 멤버들과 그녀들의 부모들이다. 당사자들은 자신의 꿈을 더욱 크고, 길게, 많이 펼쳐야 한다. 아직은 어리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들의 꿈이 여기에서 중단된다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부모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찢어질까!

뉴진스가 어도어에 복귀하는 조건은 딱 한 가지이다.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 이사 복귀이다. 물론 그 의리는 높이 살 만하다. 다만 뉴진스가 가장 먼저 의리를 지켜야 할 대상이 프로듀서인지, 투자자인지, 팬인지 그 우선순위가 문제이다.

'The show must go on.'이라는 잠언이 있다. 영국 록 밴드 퀸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중첩적 의미이다. 한국 전쟁으로 휴전선이 생기자 한때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문구가 우리의 동일을 향한 염원을 표현해 준 바 있다.

뉴진스의 팬들은 당연할 터이고 그들뿐만 아니라 K-팝 팬 대다수 역시 뉴진스가 다시 활기차게 내달리기를 간절히 바라지 않을까? 경쟁자가 있어야 발전이 있기 때문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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