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직내괴’ 해결의지 없다”…故 오요안나 모친, 단식 농성
입력 2025. 09.08. 15:34:21

고 오요안나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故 오요안나 측이 MBC의 늑장 대처를 규탄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고용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는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이 제기된 MBC 전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추모주간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요안나의 유족과 방송 및 언론 노조 등 총 44개 단체는 이날 ‘방송 현장 직장 내 괴롭힘 이제 그만’ ‘MBC 안형준 사장은 오요안나 문제 조속히 해결하라’ 등 피켓을 들고, “문제 해결 의지 없는 MBC 규탄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오요안나의 모친 장연미 씨는 “요안나가 남긴 뜻이 있으니 나중에 만나면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힘겹지만 견디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장씨는 두 차례에 걸쳐 MBC에 요구안을 전달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으나, MBC 측은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MBC를 용서할 수 없다. 수년을 일했어도 프리랜서라고, 비정규직이라고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한다”라며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김기영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 지부장은 “왜 우리는 맨날 쓰고, 버려지고, 쓰고, 버려져야 하느냐”라며 “같은 프로그램을 10년, 15년 일하고도 그냥 버려지는 것이 정상이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이은주 정의당 정무실장은 “오요안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잔인한 구조를 제대로 뿌리부터 뒤집어엎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프리랜서 실태 전수 조사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 매뉴얼 제작 ▲일터 선언문‧사장 공약 등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 발표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종료 후,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등 시민단체 42곳은 MBC 앞에 고인의 영정이 놓인 분양소를 마련했다. 장씨는 이곳에서 단식 농성을 할 예정이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3개월이 지난 12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돼 파장이 일었다.

유족은 A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은 MBC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다.

노동 당국은 고인이 사회초년생인점, 업무상 필요성을 넘어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발언들이 수차례 이어온 점, 고인이 지인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유서에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러한 행위가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 등을 들어 오씨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 “고인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및 형사처벌 등 근로기준법 상의 처분은 내리지 못하니 MBC가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MBC는 “오요안나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는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라며 고인과 유족에게 조의를 표했다. MBC는 A씨와 계약을 해지했으나, 가해에 가담한 것으로 지목됐던 다른 기상캐스터 3명과는 재계약을 맺었다. 유족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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