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K팝 열풍에 치솟는 '헤메코' 스태프 몸값의 이면
입력 2025. 09.15. 14:01:57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K팝 글로벌 영향이 커지면서 연예인들의 무대 뒤를 책임지는 헤어·메이크업·코디(헤메코) 스태프 몸값도 급등하고 있다. 과거 이들은 스타들의 조력자에 불과했지만, 방송 노출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스타 못지 않은 유명세와 몸값을 자랑한다. 문제는 임금 기준 부재와 소수에 집중된 수익 구조로 인해 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 인지도에 따라 달라지는 '데이페이' 부르는 게 값

업계에 따르면 톱스타 전속으로 활동하는 일부 스태프는 광고 촬영 하루 출장에 많게는 수백만 원을 받는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스태프는 낮은 단가에 장시간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격차가 심하다. 정해진 기준이 없다 보니 얼마나 인지도 있는 톱스타와 일했는지가 곧 몸값을 결정한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중소 기획사뿐만 아니라 대형기획사에서도 스타일링 비용 부담을 토로한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스태프들의 데이페이가 정확히 정해진 건 없다. 그들의 인지도나 커리어로 평균 금액을 측정하는데 종종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많게는 한 곡 활동에 천 단위까지 말이 안 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결과물을 위해 진행비용을 최대한 지원하지만, 비용이 활동 예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때도 있다. 사실상 아티스트가 갚아야 하는 빚의 구조다"라며 "그럼에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해진 규정이 없고 업계에서 인지도 낮은 새로운 스태프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획사의 경우 상황은 더 어렵다. 일부 신인 그룹 같은 경우 비용 부담으로 셀프 메이크업을 하거나 지인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중소기업 소속 전직 아이돌 A씨는 "멤버 수가 많아도 인원수에 맞춰 스태프를 여러 명 고용하기엔 비용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최소 인원으로 스케줄을 소화했다. 바쁠 때는 멤버들이 메이크업을 직접 수정을 하기도 했다"라며 "해외투어 같은 경우 회당 비용으로 측정했었다. 높은 페이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유명한 스태프 고용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회상했다.

의상과 관련해서도 "진행 비용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스타일리스트가 사비로 의상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아티스트 인지도에 따라 협찬이 결정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이야기했다.



◆ 소수에게만 쏠리는 수익→양극화 극대화

스태프 몸값 상승 배경에는 K팝에 대한 글로벌 관심 확대가 있다. 국내외 팬들이 스타의 스타일링에 주목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영향력도 커진 것이다.

사실 과거에는 일부 연예인들의 스태프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스태프들이 연예인과의 갑을 관계 속에서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K팝 시장이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면서 더이상 연예인과 스태프 간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로 판도가 달라졌다.

특히 일부 스태프들은 방송 출연이나 개인 채널 운영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며 셀럽 스태프로 자리 잡기도. 실제 이들이 추천한 특정 제품은 완판을 기록하는 등 파급력이 날로 커지면서, 기업 협찬과 광고 수익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수익이 소수 유명 스태프에게만 집중된다는 점이다. 이름이 알려진 스태프는 기업 협찬, 방송 활동으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반면, 대다수 스태프는 여전히 불안정한 프리랜서 계약과 낮은 수입에 머물러 있다.

최근 에이전시들이 프리랜서를 관리하며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에이전시 관계자는 "예전과 환경 자체가 많이 변했다. 잡지 매체가 많이 사라지면서 방송, 광고 쪽으로 일이 많아졌다. 그만큼 헤어, 뷰티 관련 일이 늘어난 건 맞다"라면서도 "소속 에이전시가 있다 해도 꾸준히 일이 보장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페이적인 문제도 완전히 안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이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 공개할 경우 업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아티스트에 따라 몇십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맞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사실상 암묵적으로 정해진 페이가 있지만 그 기준을 명확하기는 설명하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 해결책 모색 필요

일부 대형기획사는 자체적으로 스태프를 고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장기적 해법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미 몸값이 치솟을 대로 치솟은 이들의 고정 수입을 책임지는 데에 대한 부담과 기존 구조가 수년간 자리 잡아 단기간에 시스템을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K팝의 영향력 확장으로 인한 헤메코 아티스트라는 직업의 위상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시스템적 개편이 되지 않는다면 업계 양극화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공정한 임금 구조, 단가 가이드 라인 도입, 프리랜서의 안정망 확충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SM엔터테인먼트, 빌리프랩, YG엔터테인먼트, 빅히트 뮤직,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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