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오요안나 1주기…MBC, 기상캐스터 폐지에 "두 번 죽이는 일" 유족 반발(종합)
입력 2025. 09.16. 10:45:56

故 오요안나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지 1년을 맞은 15일,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개편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유족과 시민단체는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MBC는 "고 오요안나 님의 1주기를 맞았다. MBC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라는 공식입장을 냈다.

이에 따르면 신설되는 '기상기후 전문가'는 기존 기상캐스터의 역할은 물론 취재, 출연, 콘텐츠 제작을 담당해,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될 예정이며 지원 자격은 기상/기후/환경 관련 전공자나 자격증 소지자 또는 관련 업계 5년 이상의 경력자이며,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도 지원이 가능하다.

MBC는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채용 일정과 방식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민사소송 당사자 간의 동의가 이뤄질 경우, MBC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족을 비롯해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온라인 노조는 즉각 공동 성명을 내어 MBC의 결정에 반발했다.

이들은 "MBC 발표는 고 오요안나 캐스터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현재 일하는 기상캐스터가 공채 경쟁에서 떨어지면 해고당하는 안"이라며 "어머니가 제2의 오요안나를 막기 위해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위해 단식했는데 그 결과가 동료를 MBC에서 잘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오늘 안형준 MBC 사장과 MBC 사측이 농성장을 방문했을 때 한 마디도 꺼내지 않다가 시민사회단체가 추모제를 여는 시간에 맞춰 보도자료를 냈다"라며 "이는 유족과 시민사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기만하는 것이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공식 사과·재발 방지 입장 표명 ▲명예 회복·예우 ▲비정규직 고용구조·노동조건 개선 ▲MBC 자체 진상조사 결과 공개 등 유족 측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8일부터 MBC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추모제에서 “MBC는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딸을)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아무 때나 쓰고 버렸다”며 “제2의 요안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또 이날 오전 안 사장이 농성장을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으나 ‘제2의 오요안나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3개월이 지난 12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돼 파장이 일었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해자로 지목된 1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MBC는 올해 1월 말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시 고용부는 가해자가 1명인지 다수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A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A와 계약을 해지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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