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군의 셰프' 이채민, 위기를 기회로[인터뷰]
- 입력 2025. 10.02. 13:00:18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배우 이채민이 '폭군의 셰프'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 시키며 전성기를 맞았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이 주목하는 차세대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모든 결과과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채민
"크게 와닿는 건 없지만 조금씩 실감을 하는 것 같다. 업계에서도 저와 함께 작업해보자는 분들이 늘었다. 길 가다가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고, 지인분들도 잘 봤다고 해주셔서 여러모로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과분한 사랑 받은 거 같아 실감이 안 난다. 애정이 컸던 작품이라서 아직도 종영했다는 게 믿기지 않고 여운이 많이 남는다. 소중한 분들이 많이 남았던 작품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한다"
극 중 이채민이 연기했던 이헌은 당초 박성훈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박성훈이 사생활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촬영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이채민이 대체 투입됐다. 데뷔 5년 차, 첫 사극에 도전하는 이채민이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지만, 부담을 기회로 삼은 이채민이다.
"처음에 존경하는 감독님,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라 누가 되지 않는 게 최우선이었다. 해보지 않은 장르인 만큼 나의 또 다른 모습과 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준비 시간이 짧았던 만큼 이헌으로서 멋지고 전문적인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심리적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이헌이 사냥도 많이 나가고 서예, 활 실력 등 다 능통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도움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다. 그 믿음으로 자신 있게 촬영에 임했다. 압박감 때문에 주눅든 모습이 담기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채민은 첫 방송부터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으로 매 회 새로운 얼굴을 선보여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강렬한 눈빛과 단단한 발성, 안정적인 톤으로 폭군 이헌의 카리스마를 완벽히 구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어느 작품이든 열심히 노력하는데 이번 작품은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까 부담감도 압박감도 컸다. 그만큼 하루하루 더 불 싸질렀던 것 같다. 매일 승마도 다니고 서예도 배우고 여러 가지 참고할 영상들을 보면서 따라 해보고 다양한 노력을 했다. 사극 톤 같은 경우 왕 역할을 하셨던 선배님들 말투를 보고 참고하려 했고, 장 감독님께서 촬영 들어가기 전 그룹 리딩 기회를 많이 주셨다. 현장에서도 한 컷 한 컷 최선을 다하겠단 생각으로 임했다. 승마 같은 경우 현장에서 실전으로 습득하면서 중후반에 실력이 늘어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화면에 예쁘게 담아주셔서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많은 분 도움이 있어서 빠르게 캐릭터를 잡을 수 있었다"
후반부에는 연지영(임윤아)을 납치한 제산대군(최귀화)에게 맞서며 치열한 결전을 펼치며 처절한 액션과 함께 로맨스를 담아내 시청자의 이입을 극대화했다. 이채민은 함께 호흡한 배우들의 에너지와 배려 덕분에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단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님들이 그만큼 에너지를 주셨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에너지가) 나온 것 같다. 선배님들의 깊은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저한텐 그 영향력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 12부에서 최귀화 선배님과 독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신이 있다. 촬영이 끝나고 선배님께 제가 봤던 연기 중에 이렇게 에너지 좋은 느낌은 처음 느껴보는 것 같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했었다. 그 신에서 선배님의 에너지에 저도 자극받고 따라갔을 뿐인데 다들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이 밖에도 많은 분의 배려가 있었다. 덕분에 감정을 더 잘잡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촬영 막바지엔 이헌의 서사 같은 것들이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공감되면서 그 상황에 빠져들었다"
절대 미각인 이헌이 음식을 맛보는 장면은 만화적인 CG가 어우러져 매회 화제를 모았다. "제가 평소 안 웃으면 날카로워 보이고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모습들을 이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활용하려 했다. 음식을 먹을 때와 안 먹을 때 갭 차이가 있었으면 했다. 음식을 먹을 땐 온전히 맛을 느끼려 눈을 감고 미각에 집중했다. 실제로 음식도 맛있었다. 그런 CG가 입혀질 줄은 몰랐다. 제 표현이 과해 보이지 않게 CG를 화려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많은 논의를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었다"
이처럼 설렘과 감동, 웃음까지 모두 아우르며 이헌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이헌답게 완성한 이채민. 첫 사극인 만큼 어려움도 있었지만, 점차 이헌이라는 캐릭터에 융화되면서 '사극이 퍼스널 컬러'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왕으로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는데 처음에 여유를 찾는 게 힘들었다. 이헌은 폭군이자 왕이라서 카리스마와 여유를 겸비해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이 코멘트를 많이 해주셨다. 갈수록 저도 여유를 찾고 캐릭터에 어느 정도 융화가 되면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다듬어졌던 것 같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만큼 '폭군의 셰프' 시즌2를 원한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채민에게도 후회 없이 많은 것들을 경험한 값진 선물 같은 작품으로 남았다.
"이 여운이 더 오래갔으면 좋겠단 욕심이 들더라. 배우끼리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캐릭터의 서사들이 짙게 보였으면 좋았겠단 이야기를 농담 식으로 했었다. 이 시간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사람들이 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값진 선물이다. 저에게 후회 없는 작품이 됐고, 앞으로도 여운이 짙은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 배움도 많았고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저에겐 노력한 만큼 값진 결과를 안겨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에 행복과 감사함을 느낀다는 이채민. 그는 이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너무 행복하다. 사랑하기 위해, 받기 위해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그러려고 각자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있다. 본업을 하면서 받는 사랑이라 더 행복하다. 한편으론 이런 사랑에 결코 시야가 흐려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저의 어떤 좋은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주변에서도 작품이 잘되면 더 겸손해지고 너 자신을 잃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요즘 조금 더 나를 찾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결코 자만할 게 없는 게 이번 작품은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훌륭하신 분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보답을 받는 것뿐, 저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 감사함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앞으로의 저의 사명 중 하나인 것 같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