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 오의식이 작품을 임하는 자세[인터뷰]
입력 2025. 10.02. 18:21:43

오의식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매 작품 역할을 불문하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존재감을 각인시켜 온 배우 오의식이 '폭군의 셰프'에서도 묵직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오랜 시간 다져온 깊은 내공을 십분 발휘한 오의식이다.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연출 장태유, 극본 fGRD)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코.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17.4%, 최고 20%를, 전국 평균 17.1%, 최고 19.4%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어떻게 멋있게 표현할지 생각해봤는데 진짜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말 말고 표현할 게 없을 것 같다. 추울때 시작해서 제일 더 울때 촬영이 끝났다. 촬영하는 내내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다면 사실 거짓말이다. 정말 힘들게 촬영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날씨보다 훨씬 더 뜨거운 반응을 받고 나니 너무 감사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행복했던 추억으로 바뀌었다.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깨닫게 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 스태프분들이 많이 생각난다. 다 같이 고생했는데 배우들은 비교적 느낄 수 있는 반응들이 있고 축하도 받는데 스태프들을 우리보다 그런 걸 접할 기회가 없다. 같이 기뻐하고 보람을 느꼈으면 좋겠다"

극 중 오의식은 희대의 간신이자 이헌(이채민)의 총애를 받는 도승지 임송재 역을 맡았다. 오의식은 '밤에 피는 꽃'에서 함께 했던 장태유 감독에 대한 신뢰로 작품 선택을 결심했다.

"장태유 감독님과 '밤에 핀 꽃'을 했을 때 배우와 감독으로서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했었다. 감독님의 리더십이나 디렉팅 하시는 부분들이 배우로서 배울 점도 많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즐겁게 촬영했다. 또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저의 캐릭터보다 더 좋게 완성되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꼭 다시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다음 작품에 저를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임송재는 희대의 간신이라고 불리지만 연지영(임윤아)과 이헌의 곁에서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오의식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임송재의 변화무쌍한 표정과 분위기를 세밀하게 연기했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유머를 더해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임송재가 이헌 편에서 봤을 땐 충신이지만 그 반대편에서 봤을 땐 왕에게 절대 쓴소리나 반대되는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임송재라는 인물을 '간신이다' '충신이다' 단정 지어서 연기하려 하지 않았다. 이 사람만이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나만의 당위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헌에 대한 충성심, 진심에 일단 포커스를 많이 뒀고, 남녀 사랑 이야기는 아니지만 일편단심의 마음을 보여줘야 했다. 시청자분들은 이현 편에서 봐주셨기 때문에 임송재가 충신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다만 어떤 특정 인물을 참고하려 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한다고 생각으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실존 인물을 참고했을 때 역사의 기록과 다르게 표현된 부분도 있고,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임송재를 준비할 때는 새로운 인물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오히려 차별화되게 보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분장에 관한 이야기를 감독님과 처음 나눌 땐 가장 먼저 냈던 의견이 간신처럼 하고 싶지 않다였다. 간신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수염, 눈썹 같은 걸 하고 싶지 않았다. 간신이지만 오히려 더 충신인 것처럼 행동했다. 캐릭터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다"


이처럼 오의식은 장면마다 톤을 달리하며 '간신'과 '조력자' 사이의 미세한 결을 촘촘히 쌓아 올리며, 오의식만의 임송재를 완성했다. 임송재의 명대사 '전하와 쌈 싸거라' '가방이' 등도 오의식이 직접 낸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상황 자체를 너무 재밌게 만들어주셨다. 재밌는 아이디어나 애드리브가 나와도 그 상황 설정 자체가 기발하고 재미있지 않으면 쓰일 수 없다. 장태유 감독님 같은 배우가 아이디어를 마음껏 낼 수 있게 해주시고 그걸 적절하게 가지치기를 잘 해주신다. 감독님 성향을 알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많은 걸 했다. 너무 과해지지 않게 감독님께서 조절을 잘 해주셨고, 편집한 장면들이 너무 재밌게 나온 것 같다"

당초 '폭군의 셰프' 주인공은 박성훈이었으나, 사생활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이채민이 대체 투입됐다. 이에 오의식은 17살 차이가 나는 이채민과 죽마고우 연기를 하게됐다. 오의식의 걱정과 달리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그 누구보다 잘 맞았다.

"생각보다 화제가 많이 됐더라. 동갑 설정이 아니었는데 동갑으로 생각하셨더라. 해명을 안 한 이유는 다 여섯 살 차이 나는 형, 동생 설정인데 실제로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해명하는 게 더 구차해 보일 것 같더라. 나이를 떠나서 죽마고우처럼 보일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많이 했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반응을 봤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반응이 많더라. 이채민이 의젓하고 성숙한 친구라 표현은 안했지만, 부담이 많았을 거다. 첫날부터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엄청난 성실함과 적극성을 보여줬다. 매끼 같이 먹고 쉬는시간에 작품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빨리 가까워졌다. 둘이 취향도 비슷해서 요새 베푸라고 부를 정도다"

윤아와도 '빅마우스'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오의식은 임윤아뿐만 아니라 특별출연했던 명나라 숙수들 등 모든 배우들의 노력이 모여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보면 티가 난다. 명나라 숙수들은 특별출연인데도 요리, 중국어 등 그 이상의 노력을 해주셨다. 그 노력이 모여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임윤아 같은 경우 오랫동안 정상 위치에서 활동한 내공이 느껴진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냉방 시설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밤새 촬영하는데도 힘들다거나 지친 기색을 보인 적이 없다. 팀을 리드하고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고 배려한다. 이번에 길게 보면서 그동안 활동해 오면서 좋은 것들로 많이 채워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올해만 '그놈은 흑염룡'부터 '언더커버 하이스쿨', '메리 킬즈 피플' 등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오의식. 이 작품 모두 분량이 아닌 작품에 대한 공감과 도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작품 선택할 때 공감이 되는지, 이 인물을 정말 잘할수 있을지, 나한테 도전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많은 분이 모르시는데 올해 출연한 세 작품 모두 특별출연이었다. 특별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게 저의 목표였다. 누군가가 봤을 때 '전 작품 인연으로 잠깐 출연해서 재밌게 해주고 가네'라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분량이 짧아도 의상부터 하나하나 다 신경 썼다. 배우로서 그 인물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만약 좋은 기회가 있어도 공감하지 못하거나 매력을 못 느끼면 과감하게 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기다리는 편이다. 연극을 먼저 했고 무대를 너무 사랑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사이에 무대를 놓지 않으려고도 노력했다"

그런 그가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 캐릭터는 무엇일까.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오의식. 단 조바심 내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작품을 기다리고 선택하고 싶단다.

"멜로, 로맨스를 한번 해보고 싶다. 일편단심의 모습을 한 번 연기해 보고 싶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꽤 했었는데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고 나서 반성을 많이 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행복한 순간들이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우리 작품 덕분에 힘이 난다는 반응을 보면서 배우의 책임과 의무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됐다. 무조건 다작을 하기 보다는 정말 제가 잘 할 수 있는,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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