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의 한계 없는 확장 [인터뷰]
입력 2025. 10.14. 16:18:15

김우빈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김우빈이 또 다시 도전을 택했다. '다 이루어질지니'를 통해 램프의 정령 지니로 변신한 그는 다시 한번 자신만의 캐릭터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스트레스 제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호불호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던 바. 이와 관련해 김우빈은 "어떤 작품이든 호불호가 나뉘기 마련이다. 이 작품은 특히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끔 만들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의견을 주시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이 어떻든 드라마를 봐주신 거고, 봐주신 대로 진심을 말해주신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 이루어질지니' 대본에 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본의 첫 인상을 묻자 김우빈은 "싫은 점이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김은숙 작가님 특유의 유머도 좋았고, 글에 담긴 메시지와 질문도 좋았다. 또 제게 맡겨주신 캐릭터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영겁의 삶을 사는 램프의 정령이자 인간의 타락을 시험하고 소원을 자신의 입맛대로 재단하는 사탄 지니로 분했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처음으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은 없었을까.

"부담되거나 어렵다기보다는 지니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라서 중심을 잡으면서 왔다갔다하는 +걸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에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가장 부담됐던 건 아랍어였다. 대본에 아랍어로 해달라고 적혀 있어서 부담이 되더라.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부딪혔고, 아랍어 선생님이 녹음본을 주시면 한 마디당 1000번은 들었던 것 같다.(웃음) 총 52마디였는데, 10마디 정도가 편집돼서 조금 아쉬웠다."

극 중 김우빈이 맡은 지니는 천여 년의 세월을 램프 안에 갇혀 있다가 나와 새 주인 가영을 만난다. 이에 과거의 두바이 사막과 현대의 한국 시골 마을 속 지니를 모두 연기해야 했던 김우빈은 지니가 지나온 '세월'을 중심으로 차별점을 만들었다.

"캐릭터의 시작은 지난 세월에 대한 것들이었다. 수천 년 동안 인간들을 만나오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고 지내왔고, 어떤 소원을 빌었을 때 그걸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타락으로 이끌었을지 생각하는 게 캐릭터를 만드는 시작이었다. 우리도 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뾰족했던 게 둥글게 바뀌기도 하지 않나. 지니도 영겁의 시간을 살지만 그런 모습이 있을 것 같았다. 과거의 지니는 조금 더 날카롭고 각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반대로 옷은 더 자연스럽게 입었으면 했다. 그리고 1000년 뒤에는 램프 안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면서 조금 더 둥글고 편안해졌을 것 같았다. 그동안 만나온 인간들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격의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고, 외형은 반대로 각지고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의상의 색깔이나 실루엣들이 통통 튀고 다양한 모습의 지니를 표현했으면 했고, 의상팀에서 적절한 의상을 다행히 잘 제작해 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수지와 10년 만의 재회였다. 김우빈과 수지는 2016년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호흡을 맞췄던 바, '다 이루어질지니' 공개 전부터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수지 씨와는 10년 전에 만났는데, 세월이 잘 안 느껴지더라. 2~3년 전에 만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친해질 필요가 없으니까 너무 좋았다. 바로 작품 얘기를 하고 대사 맞추면서 작전 회의에 들어갔다. 또 수지 씨의 성격이 저랑 MBTI도 비슷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서로 말 안 해도 생각을 알 수 있을 때가 많아서 더 좋았다."

수지와의 재회만큼 김우빈이 '더 글로리' 문동은으로 변신한 장면도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김우빈은 "대본에서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김은숙 작가님이라 쓸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고, 저도 그만큼 잘 살리고 싶었다. 그런데 수정본에 문동은이 없어졌었다. 원래는 대사가 없어서 송혜교 선배님 대사까지 찾아보면서 제가 애드리브까지 다 생각해뒀었다. 그래서 바로 작가님께 전화해서 왜 문동은이 없어졌냐고 물어봤고, 작가님이 '가장 큰 이유는 네가 싫어할까 봐'라고 하셔서 바로 '아니다. 지금 대사까지 다 생각해뒀다'고 말씀드려서 다시 넣게 됐다. 옷도 똑같이 제작해서 진행했는데,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상속자들' 최영도로 돌아간 것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그때 입은 것과 같은 교복이 전국을 찾아도 없었다. 그런데 제가 간직하고 있던 한 벌이 저희 집에 있었다. 10년 동안 옷장 안에 그대로 둬서 그때 썼던 쪽대본도 안주머니에 그대로 있더라. 몸이 너무 커져서 사이즈가 안 맞다 보니 그걸 참고해서 그대로 교복을 다시 만들었다. 명찰과 단추는 그 옷에 있던걸 그대로 사용했다. 사실 준비할 때는 기뻤는데, 막상 영도가 돼서 나갈 준비를 하니까 재밌으면서도 부끄러웠다"고 얘기했다.

무엇보다 김우빈이 '다 이루어질지니'에 큰 애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건 그 안에 있는 메시지에 있었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색깔이 가득 담긴 대본에 매료됐던 그는 더욱 심혈을 기울여 촬영했다고.

"작가님은 지니와 가영을 통해서 '인간의 욕망과 본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결국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선한 선택을 한다'는 결론으로 인간의 선함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저는 사이코패스인 가영을 통해 인간의 선함을 말하는 부분이 새롭고 좋았다. 보통 저희가 영화, 드라마, 다큐 같은 미디어에서 본 사이코패스는 나쁜 선택을 한다. 그래서 가영처럼 선한 선택만 하면 과연 그를 나쁜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을지 질문하는 게 좋더라. 그래서 한 신 한 신 아끼면서 촬영하게 됐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대본의 힘이 너무 좋으니까 고민하면서 촬영하게 됐다."



'외계+인', '택배기사', 그리고 '다 이루어질지니'까지 김우빈은 지금껏 없던 세계관의 캐릭터를 여러 차례 맡아왔다. 김우빈은 이처럼 새로운 인물을 자주 마주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보다 기쁨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물론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움을 마주하는 기쁨도 크다. 배우들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세상에 없던 캐릭터는 말 그대로 정말 새롭지 않나. 그런 기회를 주시는 게 감사하다. 작품이라는 게 다 잘 맞아야 할 수 있는 건데, 늘 그게 잘 돼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물론 아직 새로운 캐릭터를 마주하는 것에 대한 요령은 없지만 마음의 여유는 조금 생겼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봤고, CG 연기도 많이 해봐서 이제 두려움도 덜하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줄었지만 그만큼 책임감은 더 커졌다. 김우빈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다음 단계로 계속 나아가려 한다.

"저는 언제나 제 연기가 아쉽다. 이번 드라마도 처음 봤을 때는 다른 게 안 보이고 제가 부족한 점만 보여서 힘들더라. 두 번 보니까 좀 주변이 보였다. 세 번째로 보니까 드라마에 대한 재미를 느꼈다. 언제나 아쉽고 더 잘하고 싶다. 어쨌든 배우는 작품을 통해서 관객,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직업이니까 저의 일을 잘 하고 싶은 마음이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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