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MBC, 故오요안나 떠난 지 1년 만 사과…명예사원증에 모친 눈물(종합)
입력 2025. 10.15. 10:57:39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MBC가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지 1년 1개월 만에 사과를 전했다. 유족 역시 MBC와의 합의안에 서명한 뒤 명예사원증을 전달받았다.

15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고 오요안나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 및 합의 서명식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이후 안형준 사장과 고인의 어머니는 공동 합의안에 서명했다. 뒤이어 고인의 어머니는 안형준 사장이 건네는 故오요안나의 명예사원증을 받고 눈물을 터뜨렸다.

고인의 어머니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염려, 도움 덕에 단식 28일 만에 MBC와의 교섭이 합의에 이르렀다"며 "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MBC에 와 있다는 것 또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난 싸움을 떠올리면 제 투쟁을 할 때의 마음, 지금의 마음을 전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 딸은 정말 MBC를 다니고 싶어 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방송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날, 제 삶의 이유가 사라지고 하늘이 무너졌다"며 "당시 이 문제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MBC에 대한 분노가 가슴 깊이 남았다. 뒤늦게 딸이 남긴 흔적을 통해서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됐지만, 뭘 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조사, 노동부 특별 감독 이후에도 아무런 책임지지 않는 회사 앞에서 단식 농성장을 차려야겠단 마음을 먹은 날이 생각난다.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어야겠단 마음으로 곡기 끊었다"면서 "제 협상안은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은 요구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도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그래서 정규직화 요구로 제2의 오요안나를 막고자 했다. 기상캐스터 폐지안이 어떻게 실현될지 꼭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안형준 사장도 이날 현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안 사장은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한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안 사장은 MBC 사옥 앞 마련된 고인의 추모 공간에 들러 분향하고 고인의 어머니를 위로했다.

앞서 고인은 2023년 9월 15일, 향년 28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3개월 뒤에 부고가 알려졌고,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유서, 녹취, 메시지 등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증거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공론화됐다.

이에 유족은 지난해 12월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 중 한 명인 A씨를 상대로 5억 1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양측은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를 두고 대립하고 있고, 오는 11월 25일 3차 변론기일이 열린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NS, 티브이데일리]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