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더니 샴페인 잔 들었다” 잡지사 행사 ‘논란’
- 입력 2025. 10.17. 09:55:3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국내 패션 매거진 ‘W코리아’가 주최한 자선행사를 두고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숭고한 취자와 달리, 행사는 명품 패션쇼와 유명인들의 친목 파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유방암 환자와 생존자들이 행사 영상을 보고 “조롱당한 기분”이라고 토로할 정도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그룹 방탄소년단 RM·뷔·제이홉, 에스파 카리나·윈터·지젤·닝닝, 아이브 장원영·안유진·레이, 올데이프로젝트, 배우 변우석, 정해인, 임수정, 고현정, 공명 등 국내 최정상급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행사 이후 W코리아 공식 SNS에 게시된 영상들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연예인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명품 드레스를 뽐내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던 것.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메시지나 상징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핑크리본조차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유방암을 내세운 사교 파티” “암환자들은 술 한 잔도 못 하는데 자선 이름을 단 명품 파티”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건 유방암 환자 조롱”이라는 격한 반응까지 등장했다.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것은 초대 가수 박재범의 공연이었다. 그는 대표곡 ‘몸매’를 무대에서 선보였는데 이 곡에는 “보고 싶어 너의 몸매” “네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 여성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포함돼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 성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박재범은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행사 측이 어떤 기준으로 공연을 섭외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비판은 행사 방식뿐 아니라, 기부금 규모로도 번졌다. W코리아는 이번 행사를 포함해 지난 20년간 갈라 디너와 파티 수익금 일부를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해왔다며 누적 기부금이 11억원이라고 밝혔다. 연평균 약 5500만원에 수준이다.
그러나 행사에 투입된 인력, 장소, 브랜딩 규모에 비해 기부금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핑크런’이라는 러닝 캠페인은 일반 시민 참여 행사임에도 24년간 42억원을 기부했다”라며 “연예인 수십 명이 모여 파티하면서도 실제 기부는 미미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W코리아는 자사 보도자료에서 해당 행사를 ‘국내 최대 규모 자선행사’라고 표현해 비난을 자초했다.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으나, W코리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방암은 완치 후에도 음주가 금기될 만큼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그런데 유방암 인식 개선을 내세운 행사에서 술잔을 들고 웃는 장면이 연출됐다는 점은, 자선의 본질이 얼마나 가볍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남았다. “진심 없는 자선은 홍보보다 잔인하다”는 대중들의 반응이, 이번 논란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