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뜨거운 가을 개막 전쟁…'프라테르니테'·'#0528'·'매드해터' 초연 릴레이
- 입력 2025. 10.17. 11:32:41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10월, 대학로에 신선한 상상력과 새로운 이야기를 품은 초연작들이 무대에 오른다.
'#0528'-'프라테르니테'-'매드해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서사, 독창적인 캐릭터, 그리고 도전적인 창작진이 만나 완성한 세 작품이 관객 몰이에 나선다. 장르와 색깔을 넘나드는 세 편의 초연 뮤지컬 '#0528', '매드해터', '프라테르니테'가 10월 말미 관객의 상상력과 감각을 깨울 예정이다.
◆ '#0528', 유령과 함께하는 브로드웨이 생존기
중국 현지에서 호평받았던 뮤지컬 '#0528'을 국내에서 처음 만나본다.
'#0528'은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 지망생 에기와 13년 전 생을 마감한 브로드웨이 배우 도리스, 브랜든이 함께 펼치는 판타지 코믹극이다. 귀신이 머무는 집 '528호(#0528)'에 이사 온 에기는 두 유령과 처음에는 거주권을 두고 갈등하지만, 곧 에기의 오디션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 작품은 중국 라이선스 뮤지컬로,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중국 최대 티켓 예매처 다마이(Damai)에서 평점 9.8점을 기록했고, 문화콘텐츠 평점 플랫폼 또우반(Douban)에서 평점 8.3점을 달성했다. 또한 상하이 뮤지컬·이머시브 공연 랭킹 1위에 올랐으며, 2023년 '연예대세계 뮤지컬 풍운차트' 연예신공간 창작뮤지컬 부문에서 '우수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 공연의 특성을 이해하고 원활한 현지화를 이끌 수 있는 창작진이 국내 초연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고향 켄터키에서 뉴욕, 브로드웨이로 온 청년 '에기' 역에는 이진우, 김서환, 조훈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캐릭터를 맡은 만큼 세 배우는 각자의 경험을 녹여내어 캐릭터에 진정성을 녹여낼 예정이다. 까칠하고 냉소적인 성격의 예술가 '도리스' 역은 유태율, 황민수, 현석준이 맡는다. 세 배우는 완벽을 추구하는 도리스의 성격을 더욱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도리스와 함께 세상을 떠난 또 다른 유령 '브랜든' 역은 박좌헌, 심수호, 장두환이 캐스팅됐다. 에기와 도리스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장난스러운 성격의 브랜든을 세 배우가 각자의 스타일로 유쾌하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0528' 국내 초연은 뮤지컬 '마리 퀴리', '비더슈탄트', '멤피스', '팬레터'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김태형 연출이 무대를 총괄한다. 김태형 연출은 개막을 앞두고 "아주 저렴한 아파트에 들어온 브로드웨이 배우 지망생과 그 집을 오랫동안 차지하고 지내온 유령들이 만난다. 그런데 이 유령들은 '오페라의 유령'에 합격했던 배우들로, 이들의 안정된 거주공간 확보, 그리고 오디션 합격을 위한 뮤지컬 레슨이 시작된다"고 줄거리를 귀띔하며 "배우들의 땀과 눈물이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춤추고 노래하고 땀 흘리는 배우들의 열연을 보고 있자면 배우들이 고생할수록 관객들은 즐겁다는 정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뮤지컬 자체에 대한, 배우라는 일에 대한 유머와 애정, 눈물 나는 감동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브랜든 역으로 활약하는 배우 박좌헌은 "저희 공연을 소개해 드릴 땐 한 음절이면 충분할 것 같다. 바로 '땀'이다. 흘리는 만큼 결실을 맺게 해주는 가장 사랑스러운 음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게 저희 공연의 차별점이자 기대할 만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0528'는 2025년 10월 22일부터 2026년 1월 11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 1관에서 공연된다.
◆ 꿈을 쓰는 미친 모자장수…'매드해터'가 던지는 질문
동화 '이상한 나라 앨리스' 속 미친 모자장수의 기원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나간다.
뮤지컬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이하 뮤지컬 '매드해터')는 영국의 동화 작가 루이스 캐럴이 1865년 발표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캐릭터인 미친 모자장수를 모티브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자를 찾고자 하는 두 소년의 여정을 통해 존재의 자유를 향한 작지만 용기 있는 저항을 그려낸 뮤지컬이다.
'매드해터'는 질서와 규범 속에 갇힌 세계에서 '정해진 모자'가 아닌 '쓰고 싶은 모자'를 만들고, 쓰고, 파는 꿈을 꾸는 노아와 조슬린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를 통해 '매드해터'는 선택 가능한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는 이들을 향한 응원을 전할 예정이다.
생존을 위해 모자를 만드는 '노아' 역에는 이한솔, 이봉준, 홍기범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쓰고 싶은 모자'를 만들기를 꿈꾸는 '조슬린' 역에는 박영수, 조성윤, 송유택이 함께한다. 특히 '조슬린' 역의 세 배우는 헥터, 공장 직원, 노숙자, 모자 가게 손님 등 노아를 제외한 작품 속 모든 인물을 연기하며 멀티캐릭터의 묘미를 완벽하게 구사할 예정이다.
믿고 보는 창작진의 만남도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호프', '포미니츠' 등 강렬한 서사 속 철학적 질문을 담아온 강남 작가, 뮤지컬 '마하고니', '해피, 오! 해피' 등을 통해 재기 발랄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인 리카C 작곡가가 극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 예정이다.
극에서 정체성과 자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강남 작가는 "두 배우가 전하는 수많은 모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상상해보세요. 눈앞에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듯한 풍성한 상상력을 선물할 거예요"라고 전했다. 또한 리카C 작곡가는 이번 작품의 넘버와 관련해 "극장을 넘어 '이상한 나라'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여정을 음악으로 담았다. 그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여기에 뮤지컬 '호프', '와일드 그레이', '이터니티' 등 다수의 창작 뮤지컬에 참여하며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오루피나 연출까지 의기투합했다. 오루피나 연출은 "보이는 것, 들리는 것보다 더 많이 상상하고, 추억하고, 생각하면서 보신다면 훨씬 큰 세상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뮤지컬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는 10월 22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프라테르니테', 혁명 속에서 묻는 '우리'의 의미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택한 두 남자를 통해 인간과 신념의 본질에 대해 알아본다.
뮤지컬 '프라테르니테'는 혁명이라는 개념이 막 태동한 18세기 말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때 '형제'였지만 혁명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두 남자가 혁명을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부르주아 국회의원인 '빅토르'의 저택에 한때 그가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무산 계급 아이 '제르베'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두 인물은 정치적 이념의 풍랑 속에서 각자의 신념에 따라 다른 길을 선택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 하고, 이를 통해 이기심과 이타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부르주아이자 혁명이라는 목표를 위해 주저 없이 누군가를 이용하는 인물인 '빅토르' 역에는 박유덕, 안재영, 양지원이 캐스팅됐다. 또한 굴뚝 청소부였으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빅토르에 의해 꼬마 혁명가로 길러진 '제르베' 역에는 윤재호, 김기택, 이세헌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2인극인 만큼 두 배우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섬세하게 그려낼 인물의 관계와 변화에 기대가 모인다.
뮤지컬 '프라테르니테'는 젊은 창작진들의 만남으로도 눈길을 끈다. 뮤지컬 '홍련', 연극 '붉은 낙엽', '바닷마을 다이어리', '지킬 앤 하이드' 등을 통해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으은 이준우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 2인극이라는 설정이 무척 흥미롭다.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혁명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오늘을 살아가는 지금 시대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관객 여러분도 함께 '우리'가 되는 경험을 나누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라테르니테'에는 뮤지컬 '수영장의 사과', '루트:ROUTE' 등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가 이다민이 합류했다. 이다민 작가는 "'억압과 압제의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혁명에 동참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며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나라 또한 매우 혼란한 시기를 겪었다. 그 경험을 대본에 담아 무대 위에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뮤지컬 '루트', 웹뮤지컬 '감염자들',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신선한 음악을 선보인 작곡가 임예진이 선보이는 넘버도 관전 포인트다. 임예진 작곡가는 "빅토르의 넘버 '바라는 승리'와 같이 같은 선율이지만 매번 분위기와 메시지가 달라, 관객 여러분이 주의 깊게 들어보신다면 큰 즐거움과 발견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제르베의 음악은 어린아이의 생기를 담아내기 위해 스윙 리듬으로 발랄하게 표현했다"며 "시간이 흐르면 동일한 선율을 스트레이트 리듬으로 부르게 된다. 그 순간에 혁명의 열기와 제르베의 성장을 느껴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프라테르니테'는 10월 28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3관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포커스테이지, 홍컴퍼니, 엠비제트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