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뉴진스 항소, 전략 아닌 고집
- 입력 2025. 10.31. 13:48:58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그룹 뉴진스가 전속계약 소송 1심에서 완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사 어도어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뉴진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회일)는 지난 30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인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2022년 4월 21일 체결된 전속계약은 유효함을 확인한다”라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비용 역시 뉴진스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압도적 패배’였다. 재판부는 약 40분에 걸쳐 판결문을 구술 낭독하며 뉴진스 측이 주장한 해지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민희진 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를 직접 낭독하며 이번 사안의 본질이 ‘경영권 탈취 시도’와 ‘여론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이브의 감사 또한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뉴진스는 “신뢰가 파탄 난 상태에서 복귀는 불가능하다”라며 항소를 예고했다. 어도어가 “정규 앨범 발매 준비를 마쳤다”라며 복귀 의사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의 반응은 냉정하다. 한 관계자는 “판결이 이렇게까지 명확하게 나온 상황에서 복귀를 거부하는 건 사실상 활동 중단을 자초하는 셈”이라며 “대중은 감정보다 결과를 본다. 팬심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식는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팝은 하루가 다르게 판이 바뀌는 시장이다. 불과 1년 사이에 새로운 걸그룹들이 쏟아졌고, 이미 뉴진스의 자리를 메울 팀들도 등장했다”라며 “지금의 행보는 명분보다 고집으로 읽힌다. 실리도, 타이밍도 모두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뉴진스의 항소를 ‘시간 끌기’로 본다. 하지만 이 시간은 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이미 시장은 멈춰 있지 않다. 신인 걸그룹들이 쉴 새 업이 데뷔하고, 대중의 관심은 하루 단위로 옮겨간다. 뉴진스가 잠시 멈춘 사이, 그 자리를 채우는 팀들은 넘쳐난다.
민희진 전 대표의 신생 법인 ‘오케이(OKAY)’가 새로운 피난처로 거론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확실한 도박에 가깝다. 법적 구속력을 안은 채로 새 둥지를 꿈꾸는 건 이상에 가깝지, 전략이라 보기 어렵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란 믿음은 환상에 불과하다.
법원은 이미 계약의 유효성을 확인했고, 어도어의 매니지먼트 의무 위반도 없다고 결론냈다. 그럼에도 복귀를 거부하는 건 감정의 영역이지, 프로의 선택은 아니다. ‘시간을 번다’는 명분 아래 놓치고 있는 것은 결국 커리어와 시장 내 생명력이다. 법적 책임, 손해배상 가능성, 활동 공백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까지 고려하면 이번 행보는 전략이라기보다 스스로 발목을 잡는 행위로 읽힌다.
뉴진스가 선택한 길은 팬들과 산업 모두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결국 남는 것은 법적 분쟁과 희미해진 존재감뿐이며 지금의 고집은 그들의 이름과 경력을 갉아먹는 셈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