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뉴스' 홍경, 20대의 끝자락에 그려낸 열망 [인터뷰]
- 입력 2025. 10.31. 15:54:16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홍경이 '굿뉴스'를 통해 뜨거운 청춘의 기록을 완성했다. 오랜 시간 준비 끝에 완성된 작품에서 그는 열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청춘의 단면을 완벽히 그려냈다.홍경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홍경은 "작년 9월부터 2월까지 촬영한 작품이고, 준비 기간까지 하면 더 길다. 찍으면서도 공개일이 언제일지 생각했었는데, 마침내 공개돼서 정말 정신없고 걱정도 많으면서도 설렘도 많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반응을 막 찾아보지 않아서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들었다. 마음 담아서 정말 재미있고 좋은 영화였다는 말을 해주더라. 그 말들을 믿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경은 대본을 받아본 순간 서고명 캐릭터에 연대를 느끼며 '굿뉴스'에 이끌렸다. 그는 "감독님이 촬영 4~5개월 전에 제의를 주셨다. 블랙코미디라는 영화의 형식도 있지만 고명이 가진 뜨거움, 열망, 야망들에 굉장히 연대 됐다. 그 부분에 마음이 가고 큰 호기심이 들었다"며 "이야기가 나아가고 얘기하고자 하는 요소도 좋았지만 서고명이라는 사람에 더 매료됐다"며 "저 역시도 이 일을 해나가면서 일에 대해 품고 있는 뜨거움이나 사랑이 있고, 잘 해내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다. 이 친구가 가진 뜨거움과 그런 야망들이 닮아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굿뉴스'는 1970년대 일본항공 351편이 공중 납치됐던 '요도호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 홍경이 맡은 역할은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 역으로, 해당 사건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홍경은 "당연히 책임감도 있었다. 사건과 관련해 정보들이 많이 나와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최대한 가깝게 보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이 이야기는 영화 자체에서도 설명했지만 그 사건을 배경으로 해서 픽션으로 채워 넣어졌다. 그래서 고명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놓은 부분들도 사실 감독님의 상상력을 투영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 부분에 많이 집중했다"고 전했다.
 
 서고명은 '굿뉴스'에서 가장 감정선이 다채로운 인물이다. 초반의 여유로움과 후반부의 절망이 대비되는 캐릭터로, 홍경은 그를 통해 다양한 혼란을 표현해야만 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친구는 자기가 이룬 것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충만하다. 실제로 그럴만하다. 그 시대에 미군이 관리하는 랩컨(레이더 관제 시스템)실에서 일하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게 어떤 인물인지를 말해준다. 그런데 '굿뉴스'에서는 자기가 원하던 것들을 한 번에 얻을 수도 있고, 이룬 것들을 다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이 상황이 고명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생각했다. 결국 첫 번째 비행기를 하이재킹해야 하는 순간에서 고명은 해낸다. 코너에 몰려서 벼랑 끝에 몰렸을 때도 해낸다. 저는 그때처럼 이 사람이 모든 걸 이룰 것 같을 때 나오는 각성 상태의 반복인 것 같다. 모든걸 다 이룰것 같다가도 잃을 것 같은 순간을 계속 오간다. 이런 점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홍경은 권력의 명령에 따르면서도 불쑥불쑥 나오는 반항아적인 서고명의 기질에 끌리기도 했다고. 그는 작품에서 유일하게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서고명의 면모를 토대로 인간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저는 서고명의 반항아적인 기질들이 마음에 들었다. 시대를 따졌을 때 상하관계나 구조가 분명할 텐데 이 친구는 그걸 좋아하지도 않고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 것도 싫어하는 것 같았다. 감독님이 적어놓은 서고명은 이렇게 조금 더 반항아적이고 와일드한 느낌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제 캐릭터에서는 조금 더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보인다. 처음에 랩컨실에 들어가서 메인 컨트롤을 잡으라고 할 때, 고명은 상황을 알고서 잃을 싸움을 안 한다며 나가려 하지만 무력으로 앉게 된다. 여기서 소리치는 장면도 정말 다양한 버전이 있었는데, 최종 컷은 약간 코너에 몰린 양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해석들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굿뉴스'에서는 홍경의 외국어 연기도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일본어, 영어까지 유창하게 소화하며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다. 홍경은 "다행히 캐스팅이 빨리 돼서 4~5개월 정도 기간이 있었다. 그동안 프로덕션에서 선생님들을 초빙해 주셔서 관제 용어나 지식을 배웠고, 일본어, 영어 선생님들도 소개해 주셔서 긴 시간동안 많이 붙어지내면서 잘해보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또한 이번 역할을 위해 4개월 동안 식단 관리로 약 7kg을 증량했다고. 홍경은 "제가 좀 마른 체형이어서 감독님이 몸을 만들어달라고 하셨다. 일부러 조금씩 살을 찌워가면서 프리프로덕션 기간 동안 어느 정도가 좋을지 수시로 체크했다. 아마 제가 원래 마른 편이라 의상을 입었을 때 옷 테가 중요해서 요청하신 것 같다"고 했다.
 
 평소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로 유명한 홍경은 '굿뉴스'에 대한 애정과 함께 관전 포인트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클로즈업이나 바스트샷도 많지만, 다양한 풍경이 보이는 풀샷이 많다. 그만큼 미술이나 촬영, 조명,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한땀 한땀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며 "이전에는 인물들을 따라가면서 봤다면 영화 속 미감 같은 부분들을 더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항상 TV에 '굿뉴스'를 틀어놓고 나온다.(웃음) 그러니 다들 한 번씩 더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경은 드라마 'D.P.', '약한영웅 Class 1', '악귀', 영화 '정말 먼 곳', '댓글부대', '청설' 등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를 입증하듯 변성현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홍경이 그 나이 또래 배우 중에서 제일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배우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그 친구가 뛰어나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제가 많은 애정을 받고 있다고 느꼈고 정말 감사했다. 제가 감히 얘기하자면, 변 감독님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리더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세계를 계속 확장시켜 나가는 분이기에 경험이 많이 없고 미숙할 수 있는 배우를 믿고 캐스팅해주신 것에 감사했다. 젊은 세대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젊은 인물을 저를 통해 써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바쁘게 달려온 홍경은 '굿뉴스'로 20대의 마침표를 찍었다. 앞으로 새로운 챕터의 첫 장을 넘길 홍경의 행보가 또 어떤 '굿뉴스'로 이어질지 자연스레 기대된다.
 
 "제 20대를 돌아봤을 때는 혼자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믿고 달려온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거쳐온 것들이 다 의미가 있고 연료가 된다. '굿뉴스'라는 작품이 제게는 20대의 문을 아쉬움 없이 잘 닫을 수 있게 해줬다. 물론 스스로에 대해 만족은 못 하지만 '굿뉴스'라는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는 게 제게는 굉장히 의미가 크다. 큰 연료를 얻고 다음 챕터로 가는 느낌이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