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포커스]연예계도 위고비 열풍…청소년 처방 확대에 우려 반 기대 반
- 입력 2025. 11.19. 16:3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국내에서 체중 감량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관심이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의 다이어트 성공 사례와 맞물리며 급격히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누군가 살이 빠지기만 해도 “위고비 한 거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당사자들이 일일이 해명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 연예인 다이어트 성공하면…강제 ‘위고비 해명’
연예인과 셀럽이 체중 감량 소식을 전할 때마다 팬과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위고비 사용 여부’로 향한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 성공을 알리면서도 “위고비 사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야 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그룹 AKMU 이수현은 “위고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운동과 식단 관리로 체중 감량했다”고 직접 밝혔고, 배우 라미란 역시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에서 1년 동안 13kg을 감량했다고 전하며 “꾸준한 필라테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버 곽튜브 또한 결혼 준비 과정에서 14kg을 감량하고 강도 높은 필라테스로 체중을 유지했다며 위고비 사용설을 부인했다.
반면 일부 연예인과 유명 유튜버는 GLP-1 계열 주사제 사용 경험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박재한)은 위고비로 약 10kg을 감량했다고 밝히며 “식욕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유튜버 풍자도 삭센다·위고비 등 주사제를 사용해 한 달 반 만에 7kg, 총 14kg을 감량했다고 공개했지만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개그맨 김준호 역시 결혼 전 위고비로 83kg에서 77kg으로 감량한 뒤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만 치료제 사용 열풍…부작용과 오남용 우려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주사형 비만 치료제로,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 감량을 돕는다. 최근 국내에서는 처방 연령이 12세 이상으로 확대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 사례가 화제를 모으는 만큼 부작용과 오남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위고비 사용 경험을 공개한 빠니보틀, 풍자 등도 부작용을 직접 언급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체중 감량의 기본은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생활습관 개선이라고 강조한다. 위고비와 같은 치료제는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와 지도 아래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는 비만 환자 치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온라인 등에서 개인 간 판매나 구매는 절대 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위고비도 청소년 처방 확대…모방 사용 우려 vs 사회 인식 개선
연예인의 비만 치료제 사용 경험이 알려질 경우, 일부 팬이나 청소년층에서 이를 쉽게 따라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지적된다.
현재 소아청소년에 쓸 수 있는 비만 치료제는 오르리스타트 성분, 리라글루티드(제품명 삭센다) 등이 있으며 최근 위고비가 12세 이상 청소년에도 투여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됐다.
18세 이하 청소년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을 경우 성인보다 엄격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체질량지수(BMI)를 계산해 이를 성인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 30 이상인 비만 환자이면서, 동시에 체중이 60㎏을 초과해 비만 진단을 받은 경우에만 쓰도록 했다. 연령별 BMI기준은 남학생은 12세 26.02, 14세 27.63, 16세 28.88이다. 같은 나이 여학생은 각각 26.67, 28.57, 29.43이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68주간 위고비를 투여한 청소년군의 평균 BMI는 16.1% 감소했으며, 체중 5% 이상 감량 달성률도 위약군 대비 77%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구역, 구토, 설사, 두통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흔하고, 청소년에서는 담석증, 저혈압, 발진 등이 성인보다 높은 비율로 보고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청소년은 영양 섭취 부족, 급성 췌장염 등 부작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한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유명 연예인 다이어트 사례 등으로 SNS나 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된다면, 청소년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내분비 분과 전문의이자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인 이영준 교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미디어세션에서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지만,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청소년 비만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