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페이커 서사 그대로? 논란의 BL 소설, 항의 폭주에 결국 판매 중지
입력 2025. 11.26. 10:08:43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리디북스에서 지난 24일 출간된 BL 소설 ‘미친개가 호랑이를 잡는다’가 출간 하루 만에 전격 판매 중지됐다. 작품 속 주인공 설정이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T1)의 실제 커리어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비판 여론이 폭발한 데 따른 조치다.

해당 작품은 19세 미만 구독불가 등급의 BL 소설로, 주인공 범주환(닉네임 ‘타이거’)이 가상의 e스포츠 팀 ‘크리티릭’에서 월드 챔피언십 5회 우승을 이끌어낸 전설적 선수로 등장한다. 작품은 그를 ‘어떤 상황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불패의 사령관’이라 묘사하며, 어려서 데뷔한 뒤 줄곧 선수 생활을 이어온 나이브한 성격 등 구체적 서사를 부여했다.

문제는 이 설정 대부분이 실제 페이커의 경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페이커는 17세 데뷔, 롤드컵 통산 6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품 연재가 시작된 시점에는 5회 우승 상태였다. ‘불사대마왕’이라는 별명에서 비롯된 이미지는 해당 소설 속 묘사와도 겹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품의 서사 구조는 더 직접적이다. 소설은 주인공이 10년 전 리핏(2연속 우승)을 달성하고, 이어 쓰리핏(3연속 우승)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10년 후 재도전에 성공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는 페이커가 2015~2016년 리핏, 2017년 쓰리핏 실패, 2023~2024년 우승, 2025년 쓰리핏 도전 성공이라는 실제 서사와 거의 일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3년 이상 동일 로스터 유지 팀이 T1뿐이라는 점까지 겹치며 유사성 논란은 더욱 커졌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작가 이은규는 처음에는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으나, 독자 반발이 오히려 증폭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X(舊 트위터)에서는 "개인의 취향이니 장르 자체의 문제는 없지만 실존인물 대상으로 성적인 창작활동을 하는건 범죄", "작가랑 출판사 고소해야하는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작가는 결국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실존 선수와 팬들에게 불미스러운 일로 상처를 드렸다”며 “리핏과 쓰리핏이 동일 선수에게 반복된 사례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했다. 2차 입장문에서는 “더는 주인공을 실존 선수와 분리해서 볼 수 없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직접 판매 중지 의사를 밝혔다.

출판사 북극여우는 25일자로 작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구매자에게 전액 환불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리디북스에서는 해당 제목을 검색하면 “출판사 또는 저작권자의 요청으로 판매가 일시 중지되어 책 정보를 볼 수 없다”는 안내 문구만 표시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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