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상상이라더니”…민희진 해외투자 유치 논의 실체? 카톡 대화엔 고스란히
- 입력 2025. 12.01. 15:17:25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그냥 상상이고, 노는 얘기였다”고 일축했던 해외 투자 유치 논의가 재판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으로 속속 공개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우디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초대형 해외 투자기관의 이름이 언급된 민 전 대표와 측근 이 전 부대표의 대화가 드러나면서, 그동안 부인해온 ‘어도어 독립 시나리오’ 의혹이 실체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풋옵션·주주간 계약 관련 소송 3차 변론기일에서는 민 전 대표의 당사자 신문이 계속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와 이 전 부대표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메시지를 대거 공개하며, 민 전 대표가 해외 투자 유치를 포함한 ‘어도어 경영권 독립’ 계획을 인지·관여했다고 주장했다.
◆ “그냥 상상이었다”던 해외 투자…카톡에선 ‘GIC·PIF 투자 가능성’ 논의
민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기자회견에서 GIC·사우디국부펀드 관련 질문에 “그냥 상상일 뿐”이라며 해외 투자 유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카톡 대화에서 이 전 부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PIF와 GIC로부터 조 단위 투자를 유치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GIC가 조 단위 투자를 할 만한 곳”, “소액주주가 실질적 주인이 되는 사례가 자본시장에선 절대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이에 관심을 보이며 GIC의 역할, 어도어 투자 이유 등을 직접 묻고 ‘예상대로 느낌이긴 함’이라고 답했다”며 실질적인 투자 논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그냥 흘려들은 것이고 보고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하이브 측은 “이 전 부대표는 실제로 GIC 측 관계자를 만나 어도어 지분 매수를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부대표 혼자 한 일”…그러나 20억·30억 언급한 카톡 등장
민 전 대표는 줄곧 “이 전 부대표가 공상처럼 혼자 벌인 일”이라며 관련 계획에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이 전 부대표에게 거액의 보상을 약속하는 대화도 제시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이 전 부대표의 입사 전부터 어도어 지분 0.3%(약 30억 원 상당)를 약속했다고 한다. 또 이 전 부대표가 “아파트 한 채 값 정도는 나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자, 민 전 대표가 “20억 원, 30억 원이면 되네”라고 답한 대화도 공개됐다.
민 전 대표는 “쟁점과 무관한 이야기”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 ‘상상’이라던 독립 시나리오…재판서 드러난 카톡이 남긴 여파
이번 심리에서 공개된 자료들에는 이 전 부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독립을 목표로 외부 FI(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타진하고, 하이브 견제를 우회하는 방안을 자본시장 전문가들과 논의한 뒤 이를 민 전 대표에게 보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 전 대표는 대부분의 의혹에 “기억이 안 난다”, “해석이 다르다”, “나는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인지·지시한 계획”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 전 대표가 “상상일 뿐”이라고 했던 해외 투자와 어도어 독립 논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향후 재판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민 전 대표가 부인해온 해외 투자 유치, 어도어 독립 논의의 구체적 정황이 계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번에 공개된 카톡들은 민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내세웠던 “상상”이라는 표현이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인상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재판부의 판단은 아직 남아 있지만, 적어도 민 전 대표의 기존 해명은 이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법조계와 업계에서 동시에 나온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