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RM도 관람 인증…올해의 최우수 전시는?
- 입력 2025. 12.08. 19:46:1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아트선재센터의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가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이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전시에 올랐다.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
심사위원단은 이번 전시에 대해 “미술관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시뮬레이션 장치로 전환해 관객의 감각과 서사를 통째로 끌어들이는 파격적 형식”이라며 “동시대 전시가 어디까지 실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해당 전시는 방탄소년단(BTS) RM이 직접 관람한 후 SNS에 인증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된 전시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비야르 로하스가 한국에서 진행한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작가 스튜디오 팀이 6주간 서울에 머물며 직접 제작했다. 붕괴와 진화, 재생의 순환 속에 놓인 세계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현실을 낯선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는 미지의 감각을 선사한다.
비야르 로하스는 인류가 직면한 현재와 미래의 위기 속에서 다양한 생명체와 그들이 맺는 복잡한 관계를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미술관을 보존의 공간이 아닌, 비인간과 포스트휴먼, 합성 존재들에 의해 분해와 변이, 계승이 일어나는 야생적이고 불안정하며, 관객의 시선을 전제하지 않는 지형으로 바라본다.
전시장과 복도, 계단, 화장실, 극장 등 아트선재센터의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전관에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 아트선재센터에 축적된 제도적 장치와 구조를 해체한다.
기존 출입구는 흙더미로 봉쇄되고, 화이트 큐브를 상징하던 흰 가벽은 철거되어 건물의 콘크리트 골조가 노출된 형태로 회귀한다. 또한 전시장의 온·습도 제어 장치를 의도적으로 멈추어 외부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고, 흙, 불, 식물 등 가공되지 않은 자연 요소를 내부로 끌어들여 미술관 내부와 외부, 제도적 공간과 지구 생태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이번 전시는 비야르 로하스가 2022년부터 이어 온 연작 '상상의 종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알 수 없는 먼 미래의 유적지에서 발굴한 듯한 기괴하고 혼종적인 조각들은 낯설고 서늘한 기운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한편,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1980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출생, 유목적으로 활동)는 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집단적이고 협업적인 과정을 통해 대규모의 장소 특정적인 설치 작업을 완성한다. 그의 작업은 위압적이면서도 동시에 섬세하고 취약한 형태를 띤다. 조각, 드로잉, 영상, 문학, 행위의 흔적을 혼합한 그의 탐구 속에서, 작가는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한 인류의 조건을 탐색하며, 과거·현재·미래가 뒤섞인 포스트-인류세의 시간 속 다종 존재 간의 경계를 추적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미술관(2022), 마이애미 배스 미술관(2022), LA현대미술관(2017), 쿤스트하우스 브레겐츠(2017),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2017) 등이 있으며, 파리 피노 컬렉션(2024), 제12회 광주비엔날레(2018), 카셀 도큐멘타 13(2012), 뉴뮤지엄 트리엔날레(2012), 그리고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아르헨티나 파빌리온(2011) 등 세계 각지의 비엔날레와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전시는 내년 2월1일까지 열린다. 전시해설도 무료로 진행 중이다. 월요일 휴관.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트선재센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