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형·에녹→원태민…뮤지컬 '팬레터', 고민 가중 캐스트와 맞은 10주년[종합]
- 입력 2025. 12.11. 16:30:29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열돌 맞은 뮤지컬 '팬레터'가 신구 캐스트의 조화로 더욱 풍성하게 돌아왔다.
뮤지컬 '팬레터'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팬레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형 연출, 박현숙 작곡가, 신선호 안무감독을 비롯해 김해진 역의 에녹, 김종구, 김경수, 이규형, 정세훈 역의 문성일, 윤소호, 김리현, 원태민, 히카루 역의 소정화, 김히어라, 강혜인, 김이후 등이 참석했다.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천재 소설과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그리고 비밀에 싸인 천재 작가 히카루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팬레터'는 2016년 초연부터 한 편의 섬세한 문학 같은 무대로 호평 받으며, 네 번의 시즌 동안 국내에서 누적 15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대만 진출, 2022년 중국 진출, 2024년 일본 라이선스 초연 공연 등 아시아 시장을 사로잡았고, 지난해 11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쇼케이스를 가졌다.
김태형 연출은 "한 공연이 10주년 맞이한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라며 "다섯 차례 공연하면서 계속 바뀌고 애쓰고 있는데, 늘 처음 만들었을 때보다 좋은 작품으로 보상하고 있나, 고민이 많다. 처음 제가 작품을 읽고 듣고 느꼈던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라고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박현숙 작곡가는 "조리원에서 곡을 썼다. 제 아들도 10살이고, '팬레터'도 10주년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초연도 아닌 10주년인데 작곡가가 이렇게 많이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나와서 하나하나 체크했다. 처음부터 함께해준 배우들이 와준 것도 고마웠고, 새로운 배우들이 마음껏 펼치는 걸 도와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에는 '팬레터'의 역사를 함께한 역대 출연진과 뉴 캐스트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초연부터 오연까지 전 시즌에 김해진 역으로 함께하고 있는 이규형은 "10년이라는 시간이 쌓이면서 그만큼 배우들의 고민이 다양해지고 깊어진 것 같다. 상대 배우에 따라 톤이 달라지기도 하고, 배우 개개인도 인물에 대한 다양성이 넓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품이고 10주년이기 때문에 더 풍성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소정화 역시 "'팬레터'의 매력은 어느 사람과 만났을 때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점이다. 함께 했던 배우도 한 살 먹으면 달라지고, 새로운 친구들은 또 새롭다"라며 "색을 조합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새로운 김해진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된 에녹은 "작품을 익히 알고 있고,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 작업하면서 작품의 매력을 더 알게 돼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대본을 보고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를 진득하고 느리게 하나하나 밟는 작품은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숏폼, 빠르게 지나가는 콘텐츠에 느림의 미학을 밟아가지 못하는 게 있는데, 기본적인 소재가 편지와 사랑이다. 설레임, 질투, 집착 등 다양한 감정이 두 시간 빼곡하게 들어있는 작품이다"라고 작품을 자랑했다.
마찬가지로 정세훈 역으로 처음 합류한 김리현도 "저도 이 작품 참여하기 전에 인천에 왔을 때 직접 관람을 했었다. 그때 보면서도 오래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음악도, 무대, 조명, 안무 보면서 1930년대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작품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2016년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시작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라왔다. 이전 시즌부터 극장이 넓어지는 것을 함께 해온 김경수는 "저는 코엑스, 연강홀에서 공연을 했는데 사실 극장이 커졌을 뿐 저희 극은 여전히 아름답고 재밌는 작품이다. 10주년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지만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처음 출연했을 때처럼 마음을 유지해서 공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10주년이 되었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김태형 연출은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았다"라며 "초연 때부터 하고 싶었던 거 다 해봤다. 많이 실패하고 실수해서 지금의 것을 갖췄다. 극이 오래됐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지만, 컨템퍼러리한 작품은 아니라 10년이 되고 20년이 되어도 클래식하게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마지막으로 박현숙 작곡가는 '팬레터'의 본질인 일제강점기를 언급하며 "일본에서 공연을 봤는데, 일본 배우들이 '세훈' '해진'이란 이름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말했다. 배우들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공부 많이 했다고 하더라. 작품을 쓴 보람을 느꼈다"라며 "앞으로 관객 분들이 그런 점들을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12월 5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