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진스, 미련과 후회 사이? 극복인이 답!
- 입력 2025. 12.15. 11:07:44
- [유진모 칼럼] 지난달 12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중 해린과 혜인의 복귀를 알리며 전폭적인 지원을 천명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나머지 멤버 다니엘, 하니, 민지도 어도어로 돌아갈 뜻을 밝혔지만 어도어는 '확인 중'이라는 코멘트만 냈다. 이후 한 달이 훨씬 지났지만 어도어도, 세 멤버도 그 어떤 후속 발표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완전체 복귀가 가능할까?
지금 분위기로 보아서는 해린과 혜인의 복귀는 그 어떤 방향으로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즉 뉴진스라는 브랜드를 어도어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뉴진스는 해린과 혜인의 듀엣으로도, 피프티 피프티처럼 다른 멤버를 보충해 2기 체제로 출범해도 아무런 장애는 없다. 기존 하이브의 시스템과 자본력, 그리고 인프라를 총 가동한다면 순항 가능성은 높다.
일단 두 사람은 어도어와의 행보에 '무조건 따른다.'라는 전제를 깔았을 가능성이 높다. 어도어가 전폭적 지지를 약속한 것이 그 근거. 후속 소식이 없는 것은 향후 활동에 대한 세부 내용 조율과 뉴진스의 '빈자리'에 대한 고민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중차대한 사항이라는 정황으로 해석하면 쉽다. 문제는 어도어와의 사전 상의가 없었던 세 명.
두 명은 뉴진스 복귀 발표 전 어도어와 충분한 상의를 거쳤다. 그러나 세 명은 그런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어도어 복귀를 선언했다. 즉 어도어로 돌아갈 터이니 받아 달라는 투항의 몸짓이었던 것. 그러나 항복에는 '백기'라는 전제가 붙는다. 무조건 복종할 터이니 목숨만은 살려 달라는 것이다. 조건은 승자의 몫이지 패자가 내걸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 앞뒤 정황을 보면 세 명과 어도어의 의견이 협의점을 잘 찾지 못하는 듯하다. 그게 아니라면 벌써 어도어로부터 '뉴진스 완전체 복귀' 혹은 '세 명과 영원한 결별' 또는 '세 명 중 일부만 수용' 등의 후속 발표가 있었어야 한다. 오케이라는 자신의 새 기획사를 차린 민희진 대표의 '뉴진스는 다섯 명이어야 완벽하다.'라는 발언도 눈길을 끈다.
마치 하이브를 향해 '뉴진스는 다섯 명이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라고 충고나 경고를 하는 듯하다. 과연 하이브, 어도어, 뉴진스, 민 대표 등의 지금 심정은 어떠할까? 누가 뉴진스의 전성기에 대한 미련에 집착할까? 누가 혁명 혹은 역모에 대해 후회할까? 미련과 후회는 과거에 집착하거나 자신의 과거를 질책한다는 점에서 불안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물은 현재에 충실하지만 유일하게 인간은 미래를 꿈꾸기에 과거를 지우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의 추억의 동물이다.'라는 말이 나왔을까? 물론 과거는 중요하다. 특히 역사를 보면 매우 그렇다. 과거는 오늘을 잘 살기 위한 거울이자 내일을 설계하게 해 주는 나침반이다. 지난해 4월 민 대표가 하이브에 반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뉴진스는 정상급이었다.
12월 걸 그룹 브랜드 평판 30위가 아이브, 블랙핑크, 르세라핌, 트와이스, 레드벨벳, 마마무, 아일릿, 오마이걸, 베이비몬스터, 키키, 에스파, 아이들, ITZY, 하이키, 하츠투하츠, 프로미스나인, 키스오브라이프, 우주소녀, 에이핑크, 엔믹스, 피프티피프티, 트리플에스, 걸스데이, 미야오, 이즈나, 스테이씨, 캣츠아이, 블랙스완, XG, 케플러 순으로 집계되었다.
뉴진스의 타깃이었던 에스파는 여전히 정상권이지만 뉴진스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볼 수 없다. 뉴진스가 지난 1년여 동안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 분쟁 탓에 공백기를 가졌다는 것은 변명이 되기 힘들다. 마마무, 에이핑크, 걸스데이는 사실상 해체에 가깝고, 우주소녀는 3년여의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이름을 올린 것을 보면 동력을 상실한 분위기이다.
이쯤 되면 과거에 대해 누가 미련을 두고 있고, 누가 후회를 하는지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일단 하이브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꽤 벌어들였다. 과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수 있지만 미련을 둘 하등의 이유가 없다. 후회는 더욱더 관계가 없다. 주주들이 임직원에 대해 다소 서운할 수는 있지만 하이브는 새로운 꿈을 꾸면 된다.
어도어는 미련을 가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세 명의 손을 쉽게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미련과 후회가 동시에 가장 큰 장본인은 바로 뉴진스의 멤버들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면 민 대표의 심리는? 또한 오케이에 대한 투자와 보이 그룹 공개 모집에 자금과 자원이 쇄도한다는 발표의 의미는?
미련은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후회도 포함된다. 즉 미련은 집착이자 또 다른 후회인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아모르 파티로 유명하다. 동시에 그는 '신은 죽었다.'라며 위버멘시(극복인)을 대체로 내세웠다. 후회하지 말고 그런 아쉬움조차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극복의 자세를 추구한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보며 그 책임 역시 오롯이 자신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즉 후회는 불필요하다는 것. 쇠렌 키에르케고르도 사르트르처럼 후회를 자유와 선택 차원에서 받아들였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최소한 뉴진스만큼은 미련과 후회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오직 그게 살길이다.
멤버들은 처음부터 스스로 자유와 선택에 의해 자신의 운명을 뉴진스로 청했던 것이다. 자유와 선택에서 미련과 후회는 백해무익하다. 이번에 그녀들은 사회 계약론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많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단말기를 교체할 때에도 계약서를 작성한다. 이제는 우리도 결혼 계약서를 쓴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