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 귀환…'보니 앤 클라이드', 시대가 만든 악인에게 책임을 묻다[종합]
입력 2025. 12.18. 16:06:14

'보니 앤 클라이드'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가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11년 만에 다시 한 번 질주를 시작한다. 11년 전보다 더욱 냉정해진 시선은 '보니 앤 클라이드'가 비추는 시대와 선택을 어떻게 바라볼까.

18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조형균, 윤현민, 배나라, 옥주현, 홍금비, 김태형 연출이 참석했다. 배우 이봄소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에 실존한 두 인물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자유를 갈망한 두 사람이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차량 절도와 강도를 거듭하며 세상을 뒤흔든 이야기를 그린다.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했던 '보니 앤 클라이드'는 이후 유럽, 일본 등에서 공연됐다. 한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공연되며 주목을 받았다. 변함없는 인기로 2022년 웨스트엔드에서 큰 인기를 끌며 호주, 브라질, 덴마크, 핀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김태형 연출은 "정말 음악도 낭만적이고 여러 장르를 소화하고 있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음악들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이 11년 동안 안 올라왔을지를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드라마로 정리가 덜 되는 느낌"이라면서도 "지금은 오히려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들의 스토리를 바라볼 수 있는 뮤지컬 시장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1년 만에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먼저 전설적인 범죄자가 되고 싶은 매력적인 청년 '클라이드 배로우' 역에는 조형균, 윤현민, 배나라가 합류했다.

조형균은 지금까지 소화해 본 적 없었던 캐릭터의 신선함에 끌려 작품에 임하게 됐다고. 조형균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 겁도 났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전에는 매번 당하고 억울하던 캐릭터를 많이 맡다가 클라이드를 맡게 됐는데, 아직도 저만의 새로움을 찾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윤현민은 11년 만의 뮤지컬로 개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윤현민은 "드라마 촬영 중에 대본을 받게 됐는데, 처음 읽었을 때는 '무모하다', '강렬하다', '무서웠겠다'와 같은 감상이었다. 그래서 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됐다"며 "저의 첫 연기 스타트도 뮤지컬이었는데, 이번에 11년 만에 뮤지컬을 하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그게 '보니 앤 클라이드'라서 너무 다행이고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연습 기간 내내 너무 행복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근 'D.P. 시즌2', '약한 영웅 Class 2', '우주메리미' 등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나라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됐다. 배나라는 "'보니 앤 클라이드'를 하기로 결정하고서 굉장히 기뻤다. 저는 뮤지컬을 사랑하고 굉장히 하고 싶었다. 또 멋진 선배, 동료, 연출님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실에서의 추억이 굉장히 깊다. 그 시간들이 녹진하게 우러날수록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전부 그런 결과물을 가지고 와서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영화 같은 삶을 꿈꾸는 아름다운 웨이트리스 '보니 파커' 역에는 옥주현, 이봄소리, 홍금비가 캐스팅됐다.

옥주현은 '보니 앤 클라이드'의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작곡가님께서 '언젠가 한국에서 '보니 앤 클라이드'가 다시 올라온다면 네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넘버가 재즈, 블루스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는걸 강조하셨고, 저 역시 '다시 이 공연이 올라왔으면' 하는 생각을 계속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프랭크는 다양한 장르의 곡을 다 잘 쓰시지만, '보니 앤 클라이드'는 초창기에 썼던 곡들이라 이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히 크다. 그리고 그만큼 애정도 커서 제게 그 부분을 늘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홍금비는 작품 속 보니와 클라이드가 서로에게 끌린 것에 대해 "대공황이라는 시기 속에서 보니는 스타를 꿈꾸지만 그게 너무 막연한 꿈이다. 안정적인 결혼, 종업원, 무지한 남자들의 관심 속에 지쳐가던 중에 낯선 상황에서 클라이드를 만난거다. 멋진 사람이 나타나서 차를 고쳐주니 흥미를 느끼는데, 거기서 클라이드가 본인이 꽤 유명인이라며 휴가가 필요한다고 말한다"며 "저는 '휴가'와 '유명'이라는 것에 끌려서 사랑에 빠진거라고 생각한다. 삭막한 사막 같은 삶에서 반짝이는 사람이 나타나서 한순간 끌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실존하는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만큼, 김태형 연출은 이를 풀어나가는 데에 큰 고민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연습 초반에 옥주현 배우가 인스타 피드에 저희 공연한다며 촬영 프로필을 올렸는데, 한 해외 팬분께서 '당신은 정말 아름답고 지금까지 해온 작품을 모두 존중한다'면서도 '보니 앤 클라이드는 살인자다. 당신의 이런 선택을 이해하기 조금 어렵다'는 댓글을 달았더라"고 얘기했다.

이어 "처음 만들 때부터 그 고민을 했다. 범죄자, 살인마인 보니와 클라이드를 무대 위에서 자유롭고 근사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장면과 음악이지 않나. 그런데 마지막에는 수백 발의 총알을 맞고 비참하게 살해당한다. 결국 이들이 단죄당한다는 모습이 거기서 드러난다"며 "또 1930년대 미국의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의 어려움과 고통을 더 표현해보려고 노력했다. 그 시대가 이들을 만들게 됐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라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악인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은 시대의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의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순간의 쾌락을 택한 이 커플은 그 책임을 지는 결말을 씁쓸하게 맞이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2026년 3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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