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플라잉, 10주년 ‘풀 서클’ 완성…앙코르콘에서 증명한 현재와 미래 [종합]
- 입력 2025. 12.21. 18:20:37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데뷔 10주년의 마지막 장면은 뜨거웠고, 또 단단했다. 엔플라잉은 서울 앙코르 콘서트에서 지난 10년을 관통한 서사와 지금 이 순간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며 ‘완전한 원(Full Circle)’을 완성했다. 팬들과 함께한 웃음과 떼창, 그리고 한층 깊어진 밴드 사운드는 엔플라잉이 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지 분명히 증명했다.
엔플라잉
엔플라잉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 2025 엔플라잉 라이브 ‘엔콘4 앙코르 : 렛츠 롤 펜포에버’(2025 N.Flying LIVE ‘&CON4 ENCORE : Let's Roll &4EVER’)를 개최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이들은 지난 4월 서울, 7월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대규모 월드투어 2025 엔플라잉 라이브 월드 투어 ‘엔콘4 : 풀 서클’(2025 N.Flying LIVE WORLD TOUR ‘&CON4 : FULL CIRCLE’)을 이어오며 그 대미를 서울 앙코르 무대로 장식했다.
공연의 포문은 ‘송버드(Songbird)’와 ‘블루 문(Blue Moon)’이 열었다. 시작부터 폭발적인 환호가 쏟아졌고,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협은 “첫 시작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터질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유회승은 ‘블루 문’의 의미를 팬들과 연결 지으며 “이 순간이 바로 블루 문 같다. 아름답고, 영원히 멈추고 싶은 장면”이라고 말해 공연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승협의 재치 있는 정정이 더해지며 현장은 웃음으로 물들었다.
이어 미니 8집 타이틀곡 ‘폭망’을 시작으로 ‘네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행복해버리기’가 연달아 펼쳐졌다. “‘좋아서 망했다’는 표현을 쓴다”라는 멘트처럼, 멤버들은 남김없이 에너지를 쏟아냈고 팬들 역시 그 열기에 기꺼이 ‘폭망’으로 화답했다.
정규 2집 수록곡 ‘러브 유 라이크 댓(Love You Like That)’ ‘런 라이크 디스(Run Like This)’ ‘사랑을 마주하고’ 구간에서는 엔피아(팬클럽명)의 떼창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밴드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완성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만큼 윈터 스페셜 스테이지도 마련됐다. 무대 중앙 리프트를 타고 올라온 드럼과 함께 김재현은 “오늘 어머니가 공연을 보러 오셨다”라며 벅찬 마음을 전했고, ‘빈집’, ‘너에게’, 겨울 커버 메들리는 연말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더했다.
중반부에는 오케스트라 합주가 더해진 ‘봄이 부시게’와 ‘플래시백(Flashback)’ 무대가 이어졌다. 실제 현악 사운드와 밴드가 어우러지며 한층 풍성해진 편곡은 관객의 감정을 끌어올렸고, 이승협은 “바이올린 인트로를 들으면 괜히 울컥한다. 봄으로 데려가 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앙코르 콘서트의 의미를 가장 또렷하게 드러낸 대목은 정규 2집 ‘에버레스팅(Everlasting)’ 수록곡 무대였다. 총 9곡을 선보이며 앨범의 세계관을 라이브로 완성한 가운데 ‘아직도 난 그대를 좋아해요’와 ‘로그(LOG)’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 공개돼 특별함을 더했다. 유회승은 “라이브로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곡인데, 팬들이 너무 듣고 싶어해주셔서 앙코르에서야 ‘풀 서클’을 완성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으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후반부 ‘파이어플라이(Firefly)’, ‘댄저러슬리(Dangerously)’에 이어 ‘아 진짜요’, ‘ㅈㅅ’, ‘4242’, ‘선셋(Sunset)’, ‘뫼비우스’, 앙코르곡인 ‘만년설’, ‘에요’, ‘옥탑방’까지 이어진 세트는 공연장의 온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밴드의 유쾌한 에너지와 팬들의 즉각적인 호응이 맞물리며 10주년의 마지막 밤은 축제 그 자체가 됐다.
이승협은 “올해 완전체로 뭉치면서 10주년을 맞이하고 앨범도 나왔다. 엔피봉을 들고 다니면서 찍어줬던 점들이 우리 인생 지도에 길잡이가 되어 준 것 같아 항상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절대 의심하지 말고, 현생에서도 쭉쭉 나아가시라는 의미로 만든 곡이 있다. 저희 삶에서 ‘로그’가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유회승 또한 “꿈에 그리던 핸드볼경기장에서 만나는 3일이, 제 인생이 영화라면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일 거란 생각이 든다. 매순간 감사했는데 유독 오늘이 더 감동적이다”라며 “끝은 아닌데 기대했던, 기다리던 공연이 첫 박자의 막을 내린다는 생각을 하니까 저도 느끼지 못했던 혼자만의 부담감이 내려지는 느낌이다. 여러분의 얼굴을 보니까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여러분 오래오래 보고 싶다.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엔피아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재현은 “2025년은 정신없이 달려 나아갔던 것 같다”면서 “제 자신을 제일 의심했던 해였다. ‘해내야지, 할 수 있지’라며 드럼을 쳐왔는데 ‘2025년은 할 수 있을까?’란 의심을 가끔하곤 했다. 마지막 ‘로그’를 하면서 여러분의 눈빛과 마음이 ‘잘 하고 있고, 잘 할 거야’라는 마음을 받았다. 여러분들에게 되레 이야기를 드리고 싶더라. 2025년 여러분들이 한 모든 일들은 잘해오셨고, 앞으로 더 잘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하루하루 엔플라잉 음악을 들으셨으면 한다. 2026년은 엔플라잉 더 잘 부탁드리겠다”라고 당부했다.
차훈은 “하루하루 느끼는 게 달라 신기하다. 같은 곡을 연주하는데 다름이 느껴지고, 에너지를 받으니 신기하다”라며 “더 끊임없이 노력하는 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리가 되는 일도 있었는데 저 스스로를 탓했던 한해였다. 하고 싶은 연주가 안 될 때 너무 속상하고, 스스로 원망을 하면서 연습했던 한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맑고 예쁜 눈으로 보내주시면 그마저도 저희에겐 힐링이었다. 위로를 해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저희 열심히 달려나갈 테니까 여러분도 하시는 일 믿고 앞으로 나아가셨으면 한다. 사랑한다”라고 외쳤다.
마지막으로 서동성은 “엔피아가 저희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힘든 시기에 힘을 얻고 간다고 하면 뿌듯하다. 저희도 엔피아를 보면 힘을 얻기도 한다. 12월 연말 바쁜 시기인데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분명 힘든 일도 있었을 거다. 행복했던 일만 있었던 건 아닌데 오늘 저희와 함께 노시면서 행복한 기억을 가득 담아 가셨으면 한다”라며 “엔피아와 엔플라잉은 함께이기 때문에 잘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 좋은 일이 안 좋은 일보다 많으셨으면”이라고 바랐다.
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엔플라잉은 오는 1월 25일 타이베이에서 월드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연다. 서울과 부산을 시작으로 아시아,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이어진 이번 투어는 엔플라잉의 현재 위치와 글로벌 팬덤의 확장을 동시에 증명했다.
10년의 시간을 지나 또 하나의 원을 완성한 엔플라잉. 이들의 ‘풀 서클’은 끝이 아닌, 다음 10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선에 가깝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