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진스, 과연 다섯 명일 때 완벽할까?
- 입력 2025. 12.30. 09:27:49
- [유진모 칼럼] 뉴진스 사태의 사실상 근원지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 레코즈 대표)는 '뉴진스는 해린, 혜인, 하니, 민지, 다니엘 다섯 명일 때 완벽하다.'라는 내용의 발언으로 어도어를 압박했지만 끝내 완전체 컴백은 불발되었다. 어도어는 지난 29일 하니의 무조건 복귀와 다니엘의 해고를 알렸다. 민지는 아직도 협의 중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뉴진스가 일방적으로 어도어와의 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분쟁에 돌입하던 시각부터 피프티 피프티 사례를 들며 간접 비교를 해 왔다. 뉴진스라는 브랜드의 주인은 어도어(하이브)이다. 따라서 오리지널 멤버 단 한 명만 존속하더라도, 심지어 전 멤버가 교체되더라도 하이브가 지키려는 의지를 갖는 한 뉴진스는 영원할 수 있다.
하니는 호주와 베트남의 복수 국적자로 부모는 모두 베트남 출신이다. 즉 그녀의 몸에는 베트남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동양적 정서에 가깝다. 어도어는 "하니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어도어와 긴 시간 동안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논의를 했다. 하니가 지난 일들을 되짚어 보고, 객관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또 민지에 대해서는 "민지는 아직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상호 간 이해를 넓히기 위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멤버에 대한 설명의 행간에는 '합의 끝'과 '아직 협의 중'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하니 가족이 어도어를 신뢰했고, 하니가 가족의 조언에 전적으로 복종함으로써 어도어와 무조건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는 뜻.
그러나 민지는 이러한 '완벽한 협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이브라는 국내 1위의 연예 재벌 기업과 뉴진스라는 톱 그룹의 멤버인 양측의 위치로 볼 때 수익금 분배 몇 퍼센트 차이나 근무 형태 따위를 가지고 질질 끌 컨디션은 절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상호 간 신뢰 회복의 문제일 것이다. 물론 민 대표에 대한 선 긋기까지도.
어도어는 "다니엘에 대해서는 더 이상 뉴진스 멤버이자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니엘 가족 1명과 민 전 대표가 이번 분쟁 상황을 초래했기에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 다니엘 측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며 해고를 알리면서 향후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이는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의미한다.
어도어는 "4명의 멤버들과의 대화 과정에서 멤버들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를 들으며 회사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한 것을 알게 됐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오해를 완전히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논란은 추후 알리겠다. 시기와 방식을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제 어도어의 2기 윤곽은 드러났다. 먼저 다니엘. 어도어의 '뉴진스 사태의 근원지 책임론'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분쟁으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다니엘과 민 대표이다. 민 대표는 하이브 및 하이브 계열사와의 법적 투쟁이 진행 중이다. 패소할 경우 상당한 손해가 예상되는데 풋 옵션 관련 소송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물론 그녀가 이긴다면 하이브에 대한 반란은 성공적 혁명이 된다. 다니엘도 확률은 반반이기는 하지만 만약 패소할 경우 대미지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뉴진스의 '반란'으로 인해 어도어(하이브)가 입은 피해 액수와 일방적 전속 계약 위반으로 인한 금액에 대한 손해 배상이다. 게다가 어도어가 팽개친 그녀의 재기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전속 계약 해지를 알렸지만 법적 소송을 전제로 달았다. 이런 앞뒤 정황을 볼 때 어도어는 내년 봄에는 무조건 뉴진스 2기를 출범시키며 신곡을 발표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 답은 지난 12월 걸 그룹 브랜드 평판 순위에 있다. 아이브, 블랙핑크, 르세라핌, 트와이스, 레드벨벳, 마마무, 아일릿, 오마이걸, 베이비몬스터, 키키 등이 10위의 순서를 이루었다.
그 뒤로 에스파, 아이들, 있지, 하이키, 하츠투하츠, 프로미스나인, 키스오브라이프, 우주소녀, 에이핑크, 엔믹스 등이 11~20위를 형성했다. 뉴진스의 이름은 볼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뉴진스가 공격 대상으로 삼았던 르세라핌은 3위에, 아일릿은 7위에 각각 올랐다. 하이브는 오히려 느긋할 수 있다. 그러나 어도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소속된 연예인이 뉴진스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어도어 임직원은 하이브에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 주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하루빨리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고, 멤버를 보강하거나, 기존 멤버들을 더욱 강하게 담금질하여 뮤직 신에 내보내야 한다. 어도어의 발등에 붙은 불 중에서 가장 뜨거운 것은 바로 프로듀서가 아닐까?
지금까지 뉴진스는 음악, 안무, 콘셉트, 전략 등 활동의 모든 것을 민 대표, 그리고 그녀의 인프라에 의존해 왔다. 어도어와 하이브의 향후 전략은 '민희진 그림자 지우기'일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전과 다름없는, 혹은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며 민 대표의 반기가 혁명이 아닌, 역모였음을 증명해야 한다. 증명 못하면 민 대표는 혁명가가 된다.
결혼적으로 뉴진스는 해린, 혜인, 하니, 민지, 다니엘 다섯 명이 아니더라도 뉴진스이다. 밴드이든 아이돌 그룹이든 그것은 매일반이다. 만약 비틀스처럼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팀의 거의 모든 레퍼토리를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한다면 두 사람이 없는 비틀스는 비틀스가 아니다. 그러나 현대의 K-팝 그룹은 일부를 제외하면 기획사의 아이돌이다.
방탄소년단이 위대한 이유는, 그래서 '제2의 비틀스'로 평가받는 배경은 스스로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어쩌면 뉴진스의 2기 출범은 팬덤의 지난 1년여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시켜 주고 더욱 큰 만족을 줄 수도 있다. 그게 하이브라는 공룡의 힘이자 어도어가 동료 계열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근거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