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악단' 박시후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동 드리고 싶어요"[인터뷰]
입력 2025. 12.30. 17:27:30

박시후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신의 악단' 박시후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동 드리고 싶어요"[인터뷰]

배우 박시후가 영화 '신의 악단'으로 관객과 만난다. 북한 보위부 장교 박교순 역을 맡은 그는 오랜만에 선 영화 현장에서 인물과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시후는 최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셀럽미디어를 만나 영화 '신의 악단'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신의 악단'은 대북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이 2억 달러 지원을 받기 위해 가짜 부흥회를 기획한다는 발칙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서로를 속고 속이던 이들이 음악을 매개로 진심을 나누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담은 휴먼 감동 드라마다. 박시후는 극 중 가짜 찬양단을 조작하라는 명을 받는 보위부 장교 박교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박교순은 냉철한 모습 뒤에 어린 시절 상처를 숨긴 인물이다. 박시후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박교순의 감정 변화 과정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7번방의 선물'을 재밌게 봤는데 그 감독님 작품이더라고요. 대본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교순이라는 인물이 단원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교화돼 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보통 관객 분들이 극과극의 캐릭터를 좋아하세요. 초반에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고 성공에 있어 물불 안가리고 가족까지 처단하는 모습과 악단원들을 만나면서 교화되는 과정에 포인트를 뒀죠. 두번 영화를 봤는데 처음 봤을 때는 대본하고 다르다고 생각해서 몰입이 덜 됐어요. 두번 보니까 더 재밌더라고요."

영화 중반 박교순이 어린시절 쓴 일기 한 줄 때문에 신앙심을 가진 어머니가 처형됐다는 것이 밝혀진다. 박시후는 이 설정이 캐릭터를 이해하는 열쇠였다고 말했다.

"원래는 앞에 나오는 거였는데 (영화를 보니) 그 씬 자체가 중반에 들어갔더라고요. 어머니가 처단당한 과거 이력 때문에 7년간 소좌에서 승진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인 것 같았죠."


북한 보위부 장교라는 설정을 위해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박시후는 실제 북한 고위급 장교 출신 인물에게 직접 지도를 받으며 말투와 행동을 익혔다.

"북한 고위급 장교를 하셨던 분이 맨투맨을 해서 연습을 했었어요. 그걸 녹음을 해서 수십번, 수백번 연기를 했죠. 입에 붙게끔 촬영 들어가기전까지 이어폰을 끼고 들으면서 연습을 하고 촬영에 임했어요. 선생님께서 직접 몽골까지 오셔서 모니터 해주시기도 했는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기보다 자신감을 주셨어요."

'신의 악단'은 북한 전경을 촬영하기 위해 몽골 로케이션에서 진행됐다. 특히 영하 38도까지 내려간 날씨 속에서 설원 촬영이 이어졌다.

"잠깐 서 있기만 해도 눈물과 콧물이 얼 정도였어요. 카메라도 너무 추워서 5분만에 멈췄고, 들어가서 장비를 녹였다가 다시 촬영하길 반복했죠. 야외장면을 다 실내로 돌려서 촬영하고 나니까 2주 뒤에는 날씨가 좀 풀리더라고요. 춥고 고생했다기보다는 세트랑 풍경이 예뻐서 잘나오겠구나 기대감이 들었어요."

추위 속에 동고동락한 탓에 '신의 악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정진운, 태항호 등과 더욱 끈끈해졌다고도 밝혔다.

"보는 것보다 더 화기애애했어요. 진운이 같은 경우에는 막내 느낌이었죠. (영화 속에서는) 대립관계지만 인간적으로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고 밥도 같이 먹고, 먼저 살갑게 굴었던 것 같아요. 추운 곳에서 같이 하면서 전우애도 생기는 것 같고 서로 동상 걸려가면서 팀워크가 생겼어요."

악단에 대한 이야기인만큼, 박시후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스크린에 담겼다. 그룹 2AM 출신 정진운과 비교될까 걱정되기도 했다고.

"처음엔 노래 장면을 빼달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성악가 출신, 아이돌 출신이라서 특출나게 못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어차피 배우니까 잘 부르기보다 감정에 충실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했고,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영화는 북한의 기독교 실정, 신앙심을 통해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한 탓에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박시후는 "종교를 떠나 작품이 재밌었다. 노래자체도 그렇지만 대중적으로 봤을때 종교적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박시후는 영화 '사랑후애'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영화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는데, 오랜만의 영화 현장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영화 촬영 가면 여유롭고 심도있게 촬영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드라마처럼 촬영하더라고요. 한정된 시간 안에 촬영해야 하더라고요. 저는 드라마를 많이 찍어서 그런거에 익숙해서 또 잘 대처했던 것 같아요. 무명 시절이 길었고, 엑스트라와 극단 생활도 했어요. 그래서인지 작품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박시후는 '신의 악단'을 통해 새롭게 도약할 2026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냇다.

"박시후에 대한 인간적인 모습, 따뜻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연기를 보고 마지막에 감동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가 12월 31일 개봉하는데, 돌아오는 해가 말띠해니까 이 작품이 잘돼서 다른 작품도 잘 되기를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편, 영화 '신의 악단'은 북한에 외화벌이를 위해 가짜 찬양단이 창설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오는 12월 31일 개봉.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후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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