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고, 키운다” 2026 韓영화…5대 배급사 생존 전략 [신년기획]
입력 2026. 01.07. 07:00:00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2026년 극장가를 향한 한국 상업영화의 발걸음은 분명 조심스럽다.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5대 배급사가 내놓은 개봉 예정작은 총 22편. 수치만 놓고 보면 한때 연간 40편 안팎을 공급하던 시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대신 각 배급사는 편수 축소, IP 집중, 스타 감독 의존, 장르 선명화라는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CJ ENM…속편과 이름값으로 ‘안전한 선택’

2026년 라인업: 4편

CJ ENM은 2026년을 사실상 ‘검증된 IP의 해’로 설정했다. ‘국제시장2’를 중심으로 ‘실낙원’, ‘타짜: 벨제붑의 노래’, ‘프로젝트 30’까지 모두 감독 혹은 브랜드 인지도가 확실한 작품들이다. 과감한 실험보다는 흥행 리스크를 최소화한 안정적 포트폴리오다.

특히 ‘국제시장2’는 CJ ENM 라인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축이다.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전편의 유산 위에, 윤제균 감독이 다시 한 번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족 서사를 꺼내 든다. 황정민 대신 이성민·강하늘 부자를 전면에 내세워 세대 교체를 시도한 점도 눈에 띈다.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은 초저예산 시스템의 연장선에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흥행보다는 제작 효율과 장르 지속성에 방점이 찍힌 작품이다.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역시 브랜드 파워에 기대는 선택이며 ‘프로젝트 30’은 한국 영화의 미래를 향한 상징적 제스처에 가깝다.

CJ ENM 기대작 픽: ‘국제시장2’
11년 만에 돌아온 1000만 IP. 2026년 한국 영화 전체 흥행 성적의 바로미터가 될 작품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장르 다양화로 물량 공세

2026년 라인업: 6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5대 배급사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코미디, 판타지, 로드무비, 가족극까지 장르 스펙트럼을 넓히며 중간 규모 영화의 복원을 시도한다는 인상이다.

연초 포문을 여는 ‘하트맨’을 시작으로, 웹툰 원작 판타지 ‘부활남’, 여성 서사 중심의 ‘경주기행’, 강동원·엄태구 조합의 코미디 ‘와일드 씽’, 가족극 ‘정가네 목장’, 그리고 장기 미개봉작이었던 ‘행복의 나라로’까지 고르게 배치됐다.

이 가운데 업계의 시선이 가장 많이 향하는 작품은 단연 ‘부활남’이다. 구교환이라는 배우의 현재성과 죽으면 72시간 후 되살아난다는 독특한 설정, 그리고 웹툰 원작이라는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흥행 여부에 따라 롯데의 2026년 성적표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기대작 픽: ‘부활남’
구교환이라는 확실한 카드, 웹툰 원작, 장르적 신선함까지 갖춘 라인업의 중심축.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호프’에 쏠린 모든 시선

2026년 라인업: 7편

가장 많은 작품을 준비한 곳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다. 하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건 ‘호프’라는 초대형 기대작의 존재다. ‘곡성’ 이후 10년 만에 돌아오는 나홍진 감독, 황정민·조인성·정호연에 할리우드 배우들까지 가세한 캐스팅은 공개 단계부터 압도적이다.

플러스엠은 ‘프로젝트 Y’, ‘열대야’, ‘피그 빌리지’, ‘랜드’, ‘몽유도원도’, ‘미스터 김, 영화관에 가다’ 등 다양한 장르를 준비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사실상 ‘호프’에 집중돼 있다. 이 작품의 성과에 따라 나머지 라인업의 체감 존재감도 달라질 수 있다.

플러스엠 기대작 픽: ‘호프’
2026년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 흥행뿐 아니라 해외 영화제 성과까지 점쳐지는 작품.



◆쇼박스…장르 영화로 확실한 색깔

2026년 라인업: 4편

쇼박스는 명확하다. 괴담, 재난, 아포칼립스 등 장르 특화 전략이다. ‘왕과 사는 남자’를 시작으로 ‘살목지’, ‘폭설’, ‘군체’까지 모두 색깔이 분명하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군체’다. 전지현·구교환·지창욱이라는 캐스팅, 봉쇄된 공간과 감염 사태라는 설정은 장르 팬들의 기대치를 자극한다. 연상호식 세계관이 극장용으로 얼마나 확장력을 가질지가 관건이다.

쇼박스 기대작 픽: ‘군체’
연상호 감독의 장기인 아포칼립스 장르, 그리고 전지현의 선택이 만난 프로젝트.



◆NEW…‘휴민트’에 올인, 그리고 이후

2026년 라인업: 1편(+α)

NEW는 가장 조심스럽다. 현 시점에서 확정된 작품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단 한 편. 하지만 이 한 편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로 이어진 류승완 감독의 흥행 흐름,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 조합은 설 연휴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손색이 없다.

업계에서는 ‘좀비딸’과 ‘휴민트’로 확보한 수익을 바탕으로 NEW가 하반기 또는 이후 투자 라인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금은 숨 고르기, 이후 재도약이라는 전략이다.

NEW 기대작 픽: ‘휴민트’
NEW의 2026년을 책임질 단 하나의 카드. 성공 시 투자 확장 가능성까지 열어둔 작품.


2026년 한국 상업영화 시장은 분명 이전보다 작다. 하지만 그만큼 한 편, 한 편이 짊어져야 할 책임은 더 커졌다. 대형 배급사들은 더 이상 다작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대신 가장 확실한 카드에 모든 화력을 집중한다.

이 선택이 한국 극장가의 회복 신호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보수화의 시작이 될지는 2026년 관객의 선택에 달려 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롯데시네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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