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故 안성기, 후배들 배웅 속 영원한 안식 [셀럽이슈]
입력 2026. 01.09. 12:12:17

고 안성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국민 배우’ 故 안성기가 수많은 영화인들의 눈물 어린 배웅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평생 한국 영화를 품고 살아온 배우의 영결식은 그가 걸어온 시간만큼이나 묵직하고 깊은 울림을 남겼다.

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추모 미사 및 영결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동료 배우와 감독,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현장은 차분했지만 곳곳에서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영결식은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신영균예술문화재단 김두호 상임이사가 고인의 약력을 보고했고, 스크린에 펼쳐진 추모 영상에는 안성기의 60여년 연기 인생이 고스란히 담겼다. 단상에 오른 정우성과 배창호 감독은 공동 장례위원장 자격으로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을 기렸다.

정우성은 “선배님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한국 영화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은 누구보다 무겁게 짊어지셨던 분”이라며 “겸선과 절제, 타인에 대한 배려를 삶의 기준으로 삼았던 배우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늘 의연했고, 그 온화함은 단단했다.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면서 행동으로 보여준 분이었다”라고 깊은 존경을 표했다.

배창호 감독 역시 오랜 동료로서의 기억을 꺼냈다. 그는 “안성기는 성실한 연기자의 표본이었고, 한국 영화의 한 시대를 함께 걸어온 동반자였다”라며 “‘기쁜 우리 젊은 날’ 촬영장에서의 모습이 영정 사진으로 남았는데 그 시절은 우리 모두에게 찬란한 시간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없이 고통을 감내했던 사람,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고인의 안식을 빌었다.



가장 많은 눈물을 자아낸 순간은 유가족 대표로 나선 장남 안다빈 작가의 인사였다. 그는 “아버지는 평생 남에게 누가 되는 일을 가장 경계하셨다”라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에게 받은 사랑에 비하면 몇 마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안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직접 써준 편지를 꺼내 들었다.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자신감을 잃지 말고 도전하라”는 문장이 낭독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그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끝내 눈물을 보였고, 참석자들 역시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영결식 이후 헌화가 진행됐고, 운구 행렬이 이어졌다. 영정은 정우성이, 정부가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은 이정재가 봉송했다. 설경구, 박철민,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 등이 운구를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현빈, 변요한, 한예리, 김나운, 안재욱 등 배우들 역시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작별을 고했다.

1952년 1월 1일생인 안성기는 다섯 살이던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아역부터 성인 연기자까지 한국 영화사와 함께 성장해왔다. ‘바람불어 좋은 날’, ‘고래사냥’, ‘투캅스’, ‘실미도’, ‘라디오스타’, ‘부러진 화살’ 등 180여편의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났고,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모범적인 인품과 태도로 ‘국민 배우’라는 호칭을 얻었다.

고인은 2019년 혈액암 진단 이후 투병과 회복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말 음식물이 기도에 걸려 쓰러진 뒤 끝내 눈을 감았다. 정부는 그의 공로를 기려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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