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해고 후 완벽한 뉴진스는?
입력 2026. 01.14. 10:48:23
[유진모 칼럼] 걸 그룹 뉴진스 멤버였던 다니엘이 소속사 어도어로부터 전속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뒤 개인 SNS를 개설하고 지난 12일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주로 팬들과의 소통에 주력하는 한편 어도어와의 법적 분쟁에 관해서는 자제하는 듯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멤버들과 함께하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라고 작심한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발언의 저의는 무엇일까? 얼마 전 이지훈 변호사는 채널을 통해 다니엘에게 의미심장한 조언을 했다.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중 해린, 혜인, 하니의 복귀를 알리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민지는 아직도 논의 중이라고 여지를 남기면서 다니엘의 전속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동시에 다니엘, 가족 1인, 민희진 전 대표 등에게 소송을 했다.

그러자 이 변호사는 다니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뉘앙스의 '민 전 대표와 선을 긋고 그녀에게 가스 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하면 손해 배상 액수를 줄일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다니엘은 대한민국 법 전문가의 간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한 자신의 노선을 고집하고 있다. 전술한 말 한마디에 그런 의지가 담겨 있다.

그 발언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자면 다니엘은 2024년 4월 민 전 대표의 하이브에 대한 전면전 선언 이후 보인 태도와 그해 11월 멤버들과 함께 어도어에 대해 전속 계약 무효를 선언한 행동, 그리고 지금까지의 행보가 모두 나머지 네 명과 같은 목적지로 가기 위해 5인 4각 경주를 해 왔다는 뜻으로 보인다. 즉 민 전 대표의 가스 라이팅은 없었다는 것.

오로지 자신의 의지,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과의 협의 혹은 공통된 마음으로 시종일관해 왔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민 전 대표의 기자 회견 이후 뉴진스 다섯 명은 공개적으로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예 어도어 이탈을 선언했다. 그리고 긴 법적 공방 내내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 및 그 임직원과 소속 그룹을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소송에서 패소하자 다니엘은 어떻게 행동했는가? 해린, 혜인, 하니의 경우 어도어의 공식 입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서로 마음을 열고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민지는 아직 앙금이 남아 있거나 협의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다니엘은 더 이상 재고할 일고의 가치도 있지 않다는 확고부동한 판단이 섰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다니엘은 그토록 공격했고 치열하게 검을 휘두른 대상이었던 어도어에 패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방적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어도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연 다니엘은 멤버들과 '함께하기 위해' 그리고 '끝까지' 싸웠는가? 어도어와의 조율도 없이 편무적으로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는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논리적으로도 일관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녀는 현재 멤버들과 함께하지도 않고 있으며 끝까지 싸우지도 않고 있다. 그녀가 호주와 대한민국 복수 국적자인데 부친이 호주인이고 집 역시 호주에 있기 때문에 한국어가 서툴러서 그럴까? 호주에서 태어났지만 4살부터 3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고, 이후 한국에서 꽤 오랫동안 연습생으로 살았음에도?

지난해 말 재판부가 어도어의 손을 들어 준 이후 줄줄이 민 전 대표와 그녀의 편에 섰던 인물들에게 불리한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어도어가 민 전 대표 소유의 용산구 아파트를 상대로 신청한 5억 원 규모의 부동산 가압류를 인용했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로 재직하던 때의 일이 화근이다,

당시 뉴진스 스타일링을 담당하던 어도어 소속 스타일 디렉팅 팀장 A 씨가 외부 광고주로부터 스타일링 용역비를 개인 계좌로 수령한 사안과 관련된 것. 국세청은 그 용역비 약 7억 원을 어도어의 매출로 판단해 가산세를 부과했고, 어도어는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민 전 대표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소송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또 어도어가 뮤직비디오 제작사 돌고래유괴단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1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돌고래유괴단이 유튜브 채널에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의 감독판 영상을 올리자 어도어는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민 전 대표가 지난해 3차 변론에서 관행 겸 구두 계약이라며 제작사를 두둔했지만 재판부는 어도어의 손을 들어 주었다.

민 전 대표가 하이브(어도어)와 전면전을 펼치면서 여러 가지 어록을 남겼는데 최근에는 "뉴진스는 다섯 명일 때 완벽하다."라며 어도어를 압박한 바 있다. 지난해 말께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소송에서 완패하지 곧바로 나온 코멘트였다. 즉 그녀는 다섯 멤버 중 일부가 걸러질 것을 예상하고 '딸들'을 보호하기 위해 팬들의 압박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의 이번 라이브 방송 역시 무조건 팬들을 의식한 공개 행보였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아니면 팬 서비스이거나. 그러나 다니엘도, 민 전 대표도 초지일관성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스스로 '뉴진스 맘'을 외쳤던 민 전 대표는 다섯 명을 위한 그 어떤 행동도 없이 테제나 명제만 생산하고 있다. 다섯 명이어야 완전하다면 그걸 지켜 주어야 엄마 아닐까?

이 변호사의 충언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본 이기는 장사는 없다. 자칭 타칭 아티스트라고 '일반인'과 인권이 다를 바 없다. 자본에 의해, 무대 위에서, 대중을 위해, 춤추고 노래하는 걸 그룹 멤버는 팬들을 만족스럽게 해 주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자본가에게 돈을 벌어 주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게 자본주의이다.

노동자의 폭력을 동반한 혁명은 1883년 3월 14일 카를 마르크스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그 후 그 자리에는 마하트마 간디의 사티아그라하(비폭력 저항 운동)가 자리 잡았고, 다시 자본에 의해 저항이 공중분해되었다. 뉴진스는 하이브의 자본과 대중의 소비로 그 아이덴티티를 정하고 유지하는 것이지 특정 멤버나 스태프가 주도권을 쥐는 게 아니다.

[유진모 칼럼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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