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에 듣기 좋은 기자들의 ‘인생곡’ 리스트[셀럽PICK]
- 입력 2026. 01.20. 07:00:00
- [셀럽미디어 취재팀] 2026년 새해가 시작됐다. 변화가 일상이 된 시대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은 다시 가장 익숙한 감정으로 돌아간다.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마음을 붙잡아 주는 것들이다.
누구에게나 '인생 곡'이라고 꼽을 수 있는 노래가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기분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곡은 시간이 지나도 플레이리스트에 계속 머물게 된다.
이번 기사는 각자의 취향과 시간에서 살아남은 '인생곡'을 모아 봤다. 장르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오랫동안 각자의 곁에 남아 있던 노래라는 공통점으로 묶인 곡은 무엇일까.
◆ 한로로 '0+0' (박수정 기자)
수록 앨범명: 자몽살구클럽
추천 이유: 한로로의 ‘0+0’은 지금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노래예요.
한로로의 데뷔곡인 ‘입춘’을 듣고 한로로라는 가수를 알게 됐는데요. 지난해 연말에 한로로 단독 공연을 다녀온 후 그 가수에게 더 빠지게 됐어요. ‘입춘’과 ‘0+0’이라는 곡을 꼭 라이브로 듣고 싶었는데, 실제로 라이브로 들으니 더 마음 깊숙이 박히더라고요. 여운이 오래 남은 공연이었습니다.
한로로의 ‘0+0’은 영원(영생)과 영면(죽음)의 경계, 그리고 관계의 지속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곡이에요.
“난 널 버리지 않아, 너도 같은 생각이지? 저 너머의 우리는 결코 우리가 될 수 없단다. 난 우리를 영영 잃지 않아, 너도 영영 그럴 거지?”라는 가사가 반복해서 등장해요.
후렴구도 좋지만, 저는 도입부에 나오는 “여름 코코아 겨울 수박도 혼나지 않는 파라다이스”라는 가사를 제일 좋아해요.
한로로의 음악 세계가 더 궁금하시다면, 앨범명과 한로로가 직접 집필한 동명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을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릴게요.
◆ Daft Punk 'Instant Crush' (전예슬 기자)
수록 앨범명: Random Access Memories
추천 이유: 다프트 펑크의 'Random Access Memories'는 8년 만에 돌아온 이들이 왜 전설인지 다시 한 번 증명한 앨범이에요. 전자음악의 아이콘이던 팀은 이 작품에서 아날로그 사운드와 인간적인 감정을 전면에 내세워요. 수록곡 전반에는 기계적 정교함보다 온기와 여백이 흐르죠. 그래서 이 앨범은 클럽보다는 기억 속 장면처럼 오래 남아요. 몇 년 뒤 해체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아쉬움이 컸지만 이런 명반을 남기고 떠났다는 점에서 다프트 펑크다운 완결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곡이 바로 'Instant Crush'죠.
줄리앙 카사블랑카스의 무심한 듯한 보컬은 감정을 담담하게 흘려보내요. 설렘보다는 타이밍을 놓친 후회의 온도가 이 곡을 채우죠. 차가운 사운드와 억눌린 감정이 만나 묘한 쓸쓸함을 만들기도 해요. 뮤직비디오도 꼭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그 감정을 시각적으로 완성하거든요. 유리 진열장 속 마네킹처럼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닿지 못하는 이미지가 인상적이에요. 그래서 이 노래는 이별보다, 시작조차 하지 못한 사랑을 떠올리게 해요. 이 앨범과 이 곡이 함께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전설'이죠.
◆ 릴러말즈 'gone' (신아람 기자)
수록 앨범명 : TOYSTORY2
추천 이유: 릴러말즈의 숨은 '띵곡'으로 꼭 소개하고 싶은 노래에요. 이별과 사랑을 동시에 떠올리게 만드는 곡이죠.
"너가 내게 주던 상처도 맞춰가며 내게 생긴 흉터도
모두 지나가니까 전부 나을 테니까 사랑하자, 안 해봤던 것처럼"
제가 주변 사람들한테 이 노래를 추천할 때마다 꼭 물어보는 가사인데요. 재밌게도 해석이 반으로 나뉘더라고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난 안 좋은 기억은 다 지나갔고, 새 마음으로 사랑해보자'는 의미로 들리고, 아직 지난 사랑에 대한 미련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 사람과의 아팠던 기억을 지우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말처럼 느껴진대요.
듣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가사가 다르게 들리는 노래, 이게 바로 이 곡의 매력인 것 같아요. 릴러말즈의 특유의 멜로디컬한 랩과 담담한 감정선도 잘 살아 있어요. 가사의 의미를 한 번 떠올리면서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원위 '꿈속에서 놓친 너, 옅은 잠결에 흐르길 (Montage_)' (정원희 기자)
수록 앨범명 : Planet Nine : VOYAGER
추천 이유: 평소에 밴드 음악을 정말 즐겨 듣는데요. 그 중에서도 즐겨듣는 밴드가 몇 팀 있는데, 제가 가장 전곡을 고루고루 즐겨듣는건 원위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데뷔 때부터 꾸준히 멤버들이 직접 만든 곡을 발매하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거든요. 최근에는 록페스티벌을 통해서 많이 알려졌는데, 정말 타이틀부터 수록곡까지 '띵곡 맛집'인 밴드랍니다.
수많은 최애곡들 중 가장 좋아하는 곡 하나를 꼽기 정말 힘들었는데요. 치열한 접전 끝에 뽑힌 곡이 '꿈속에서 놓친 너, 옅은 잠결에 흐르길'이에요. 줄여서 '꿈결'이라고들 말하더군요. 아마 발매일부터 해서 매일 한 번 이상씩은 들은 것 같아요. 멜로디도 좋고, 기타 솔로도 너무 좋아서 제가 라이브 연주 영상도 꽤 많이 찾아봤거든요.
원위 노래들은 소설, 시 같은 문학 작품 같은 가사들이 정말 많아요. 이 노래에서는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이 밤이 지나가도 사랑을 담아 말할게 / 저 하늘 구름 사이 / 너와 날 비출 때", "네가 보는 어디든 그 자리에 서 있을게 / 언제든 찾아올 수 있게" 이 가사가 너무 좋았어요. 누군가를 붙잡으려 애쓰기보다는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겠다는 담백한 고백이 더 와닿더라고고요.
다만 이 곡이 제목이나 가사에서 유추되는 것처럼 잔잔한 위로곡은 아니에요. 오히려 잔잔한 진행이 하이라이트로 갈수록 강렬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게 되는 곡이거든요. 밴드 음악 특유의 시원하고 깔끔한 사운드를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때 듣기 좋은 곡이에요.
◆ 까치산 '주제는 사랑' (임예빈 기자)
수록 앨범명 : 안녕하세요, 까치산입니다
추천 이유: 아마 록페스티벌을 즐겨 찾는 분들이라면 최근 이 밴드의 이름을 자주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1세기를 제패하러 혜성처럼 등장한 그 이름도 정겨운 까치산. 까치산은 '팬텀싱어3'로 얼굴을 알린 한태인을 필두로 김진호, 최선용으로 이루어진 3인조 록 밴드입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아우른 밴드 사운드와 애니메이션 주제가 등을 사랑해 '애니메이션 록'이라는 장르를 선보이고 있죠 그래서인지 낭만과 다소 오타쿠(?)스러움이 흐르는 밴드입니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어쩐지 자꾸 범람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밴드라 전곡을 소개하고 싶지만! 까치산의 '주제는 사랑'을 이번 플레이리스트에 꼽아보았습니다. '주제는 사랑'은 말그대로 사랑에 대한 노래입니다. 사랑에 대한 설명들을 가득 늘어놓은 가삿말이 특징인데요, "왜인지 말하기 힘든 초라해 보이고 싶진 않은 그대로 전하고 싶은 그다지 쉽진 않은"처럼 모순돼 보이면서도 공감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밝고 신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랍니다. 다른 곡들도 정말 좋으니까 관심이 생긴다면 꼭 전곡 플레이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기타 추천곡은 'The Mom of Moms'와 '영웅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셀럽미디어 취재팀 news@fashionmk.co.kr / 사진=어센틱, RBW, 앰비션뮤직,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까치산, 각 앨범 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