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다시 만난 기자들의 인생영화[셀럽PICK]
입력 2026. 01.21. 07:00:00

셀럽미디어 기자들이 추천한 인생 영화 5편

[셀럽미디어 취재팀] 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들이 있다. 오래 전에 봤지만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는 영화, 힘들 때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되는 장면들이다.

'인생 영화'란 무엇일까. 계속 생각나는 영화, 가장 좋았던 영화, 가치관에 영화를 준 영화 등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을거다. 또 누구는 한 문장의 대사가 마음에 남아서, 누구는 스크린 너머의 인물이 좋아서 인생영화를 선택할지 모른다. 각자의 시간, 취향, 상처와 맞닿아 비로소 '나만의 영화'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셀럽미디어 취재기자들이 저마다의 '인생 영화'를 정의하고 꼽아 보았다. 자꾸 생각나는 영화부터, 힘든 시기에 버티게 해준 작품까지, 선택의 이유 역시 제각각이다. 서로 다른 삶의 결을 가진 가지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당신의 또 다른 '인생 영화'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리틀 포레스트


◆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 (박수정 기자)

제목: 리틀 포레스트
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
러닝타임: 103분
시청 가능 플랫폼: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영화 내용: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인생 영화로 꼽은 이유: 어떤 영화가 '인생 영화'일까 먼저 고민해봤는데요. 아무래도 자꾸 꺼내 보고 싶은 작품이 아닐까 싶었어요. 평소에는 한 번 본 작품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편은 아닌데, '리틀 포레스트'는 사계절을 담은 영화라서 그런 걸까요. 1년에 한두 번은 꼭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고향을 떠나와 생활하고 있다 보니 주인공 혜원의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돼서 그런가 봐요. 이 작품에는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보고 나면 꼭 배추전에 수제비가 먹고 싶어져요. 작품에 나오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일 것 같아요.

트루먼쇼


◆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 쇼'(1998) (전예슬 기자)

제목: 트루먼 쇼
출연: 짐 캐리, 에드 해리스, 로라 리니 등
러닝타임: 103분
시청 가능 플랫폼: 웨이브, 애플TV, 쿠팡플레이 등

영화 내용: '트루먼쇼'는 평범한 보험회사 직원 트루먼(짐 캐리)이 자신의 일상 전체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이야기예요. 그의 하루는 늘 비슷하고, 사람들은 친절하지만 어딘가 어색하죠. 우연처럼 보이던 작은 사건들이 쌓이며 트루먼은 자신이 사는 세계에 균열을 느끼기 시작해요. 사람들의 시선, 반복되는 동선, 지나치게 계산된 우연들... 관객은 이 세계가 거대한 세트장이며 트루먼이 그 안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지켜봐요.
가족도, 친구도, 사랑도 모두 연출된 관계라는 점은 영화의 가장 잔인한 설정이에요. 트루먼에게 이곳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세상이지만 동시에 철저히 통제된 공간이거든요. 영화는 그가 진실에 다가갈수록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과정을 차분하게 따라가요. 그리고 마침내 그는 안전한 일상과 불확실한 자유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죠. '트루먼 쇼'는 그 선택의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만드는 영화에요.

인생 영화로 꼽은 이유: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은 이유는 설정보다 '메시지' 때문이에요. 남들이 정해준 길을 잘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던 순간, 문득 드는 의심이 이 영화에 그대로 담겨 있거든요. 안전하지만 답답한 삶과 두렵지만 진짜인 삶 사이의 갈림길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워요. 트루먼이 쉽게 세트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역시 너무 현실적이라서 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더 크게 다가와요. 문 앞에서 그가 건네는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이라는 인사는 작별이자 선언처럼 들리더라고요. 누군가의 시선을 향한 마지막 인사이자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겠다는 말 같아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다면 이 장면을 다시 보고 싶어요.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정말 내가 선택한 곳인지 돌아보게 만들어요. '트루먼 쇼'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도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요.

소공녀


◆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2018) (신아람 기자)

영화 제목: 소공녀
출연: 이솜, 안재홍 등
러닝타임: 106분
시청 가능 플랫폼: 쿠팡플레이, U+모바일tv, 애플tv

영화 내용: 영화 주인공 미소는 집도, 돈도 많지 않아요. 하지만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는 가사도우미죠. 매년 오르는 물가와 함께 우리가 당연한 것이라고 믿어왔던 것들마저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진 세상에서 미소가 포기한 건 바로 '집'이에요. 그렇다고 미소의 삶이 무너진 건 아니에요. 여전히 일을 하고, 사랑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요. 남의 기준이 아닌 오직 자기만의 방식으로요. 이런 미소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에요.

인생 영화로 꼽은 이유: 이 영화를 단편적으로 보면 미소가 집 대신 위스키와 남자친구를 택한 모습이 무책임하거나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미소가 선택한 건 단순히 술과 담배, 사랑이 아니에요. 그건 모두 자신에게 확실하게 행복을 주는 것들이죠. 언제부턴가 바쁘게 살다 보니 내 행복은 늘 나중 일이 되어버렸더라고요. '소공녀'는 바쁘게 달려온 지난날을 잠시 멈추고, 지금의 나에게 진짜 필요한 행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에요.

파수꾼


◆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2011) (정원희 기자)

제목: 파수꾼
출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조성하 등
러닝타임: 117분
시청 가능 플랫폼: 디즈니+, 왓챠

영화 내용: 영화의 시작은 아들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조성하)로부터 시작해요. 평소에 아들에게 무심했던 그는 죽음을 뒤쫓기 시작하고, 기태와 절친한 동윤(서준영)과 희준(박정민)의 존재를 알게 되죠. 하지만 희준은 전학을 갔고, 동윤은 기태의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죠. '파수꾼'은 기태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찾아가며 세 친구들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다루는 영화랍니다.

인생영화로 꼽은 이유: 저는 평소에도 인물 간의 갈등, 개인의 변화가 잘 드러나는 작품을 즐겨봐요. 최근에 넷플릭스의 '은중과 상연'도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저는 그러한 작품의 대표적인 예시가 '파수꾼'이라고 생각해요. 남고생 셋을 두고 정말 복잡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거든요. 누구나 감정 표현에 투박하고 위태로운 10대를 겪었기에 공감하고 몰입해서 보기도 좋답니다. 이 영화는 기태의 죽음을 중심으로 '누가 잘못했는가'보다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를 끝까지 따라가게 만들어요. 그만큼 이 영화는 기태의 분노가, 동윤의 침묵이, 희준의 회피를 모두 이해시키는 데에 성공했다는 뜻이겠죠?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임예빈 기자)

제목: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출연: 마에다 코우키, 마에다 오시로, 아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등
러닝타임: 128분
시청 가능 플랫폼: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영화 내용: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와 가고시마에 사는 코이치의 소원은 후쿠오카에 사는 아빠와 동생 류노스케와 다시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코이치는 학교에서 한 친구가 가고시마에서 출발한 기차와 후쿠오카에서 출발한 기차가 서로 교차하는 순간 그 장면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는데요, 코이치는 동생과 친구들과 함께 소원을 빌기 위해 작당모의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기차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아이들의 작은 모험담이자, 세상으로 한 발 나아가는 순간을 담은 영화입니다.

인생 영화로 꼽은 이유: 기적이란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반짝이는 순수함으로 시작돼 어른들의 조용한 도움으로 완성된 모험의 끝에 진짜 기적은 일어났을까요?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이 여정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 조금은 저도 순수해졌나 싶었고 아이들은 훌쩍 성장해 있습니다. 저는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보며 울컥 눈물이 쏟아졌는데, 내가 왜 울지? 싶으면서도 한참 눈물을 그칠 수 없더라고요. 비극적인 뉴스가 쏟아져 내리고, 정신 없이 돌아가는 하루.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기도 힘에 부친 날들 속에서 잠시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작은 기적. 제게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아직 나에게도 그런 온기가 스며들 틈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영화에요.

[셀럽미디어 취재팀 news@fashionmk.co.kr / 사진=각 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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