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멜로의 반격…‘만약에 우리’, ‘헤어질 결심’ 넘볼까 [셀럽이슈]
입력 2026. 01.22. 13:30:45

'만약에 우리'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정통 멜로의 귀환이 새해 극장가 판도를 바꾸고 있다. 배우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가 개봉 4주차에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170만명을 넘어선 것. 팬데믹 이후 침체된 극장가에서 중예산 멜로 영화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만약에 우리’는 누적 170만 7255명을 기록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연말연시 개봉작임에도 불구하고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2’ 등 할리우드 대작을 제치고, 22일 연속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이다. 개봉 13일 만에 손익분기점(110만명)을 돌파했고, 개봉 19일째 15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0만 관객 돌파도 가시권이다. 이는 2022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최종 관객수 191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이자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이후 처음 등장하는 ‘200만 멜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관객 수 자체가 줄어든 현재 극장 환경을 고려하면 이 성적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장르적 의미를 갖는 성과로 읽힌다.

흥행 흐름 역시 전형적인 ‘입소문형’이다. ‘만약에 우리’는 개봉 직후에는 경쟁작들에 밀렸지만 2주차부터 관객 수가 반등했고, 3주차에는 오히려 관객이 늘어났다. CGV 예매 데이터를 보면 관객의 46%가 20대, 2%가 30대로, 팬데믹 이후 관객층의 핵심으로 떠오른 젊은 세대의 선택이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이 작품은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개봉 전에는 각색을 둘러싼 엇갈린 반응도 있었다. 원작의 팍팍한 현실 대신 한국 관객에게 맞춘 설정 변화가 원작의 날카로움을 희석시켰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실 공감형 멜로’라는 방향성이 관객과 맞아떨어졌다. 실제 CGV 실관람평 분석에서도 ‘감동’이나 ‘셀럼’보다는 ‘공감’과 ‘몰입감’ 요소가 두드러진다.

10년 만에 재회한 연인의 기억을 따라가는 기억 구조, 꿈과 현실 사이의 균형, 그리고 과거를 단절하기보다 안고 가는 결말을 20~30대 관객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MP3 플레이어, 싸이월드, 유선 이어폰 등 2000년대 중반의 레트로 이미지가 감성을 자극하며 세대 공감의 폭을 넓혔다.

무엇보다 ‘만약에 우리’의 흥행은 팬데믹 이후 재편된 극장가에서 ‘볼 만한 영화’의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대작 위주의 흥행 공식 속에서 사라졌던 중예산 멜로 영화가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투자·배급사 쇼박스 측 역시 “장르보다 작품이 전달하는 감정의 밀도와 동시대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정통 멜로의 흥행이 하나의 예외로 남을지 새로운 흐름의 신호탄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만약에 우리’가 보여준 170만 관객의 선택은 적어도 지금의 극장가에서 관객이 어떤 이야기에 반응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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