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셰프 논란 '시청률과 도덕률'
입력 2026. 01.23. 18:08:16

임성근 셰프

[유진모 칼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로 스타덤에 올랐다가 음주 운전 자백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임성근(58) 셰프에 대한 논란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음주 운전으로 3번 적발된 적이 있다며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나 그의 전과는 6번이었다. 결과론적으로 그는 양심선언을 했지만 '양치기'였다.

음주 운전 혐의 4회, 무면허 상태에서의 모터사이클 운전 1회, 그리고 쌍방 폭행 혐의 벌금형 1회 등 총 6번의 전과가 있었다. 이에 대중은 그가 언론이 먼저 보도하기 전에 스스로 잘못을 고백하는 윤리적 태도를 보인 듯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면서도 인도적인 듯한 이중적 자세를 취했다고 비난하며 등을 돌리고 있다. 자충수였다는 것.

음주 운전 적발 건수와 실제 음주 운전 전력과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음주 운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임 셰프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이번 논란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거짓말일 경우. 그는 현재 쇄도하는 인기와 그에 뒤따르는 광고 및 방송 출연 등의 특혜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은폐, 엄폐하는 전략을 짰다.

둘째, 진심일 경우. 그의 음주 운전 전력이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음주 운전을 몇 번, 어디서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발된 건수조차도 잘 되새겨 내지 못한다. 하지만 뜻밖의 인기를 누리는 현재 상황에서 마음속의 짐을 덜고 싶었다. 그래서 누가 묻지도 않았지만 과거의 잘못을 들추어내며 사죄를 했고 올바로 살겠다고 약속했다.

이 두 가지 외의 변수는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둘 중의 하나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시청률에 대한 유혹과 도덕률에 대한 모럴 해저드의 경계 태세 사이에서의 적정한 타협일 것이다. 현재 매체 환경은 그야말로 플랫폼의 전성시대이다. 따라서 사실상 지상파 방송, 케이블 TV, 종합 편성 채널, OTT, 유튜브의 구분이 힘들다.

물론 유튜브 개인 채널에까지 지상파 방송사와 똑같은 도덕률을 요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같은 유력 OTT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흑백요리사'라면 지상파 방송사의 웬만한 요리 예능 프로그램을 뛰어넘는 인기를 자랑한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 셰프의 지명도가 증명한다.


최근 한 가정을 파탄으로 이끈 불륜 여성을 출연시켜 커다란 비난을 받고 있는 SBS 연애 예능 프로그램 '자식방생프로젝트 합숙 맞선'은 내용은 다르지만 본질은 오십보백보이다. 제작진은 최소한의 양심과 자체적 준거틀이라는 방어 체제를 갖추어야 사고를 미연에 막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시청률에 대한 욕심이야 이해는 되지만 면죄부는 안 된다.

배우, 가수, 개그맨, 방송인 등 전문적인 연예인은 예능 콘텐츠 출연 및 제작이 전문 분야이다. 따라서 그 일을 안 하면 존재의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도덕률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본성이야 어떻든 대중에게 공인으로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마련이다. 왜? 덜 힘들이고 엄청난 수익을 가져가면서 인기라는 혜택도 누리니까.

연예인이야 오래전부터 연예인을 준비해 왔고, 데뷔 이후 그 자세 등이 몸에 배었으며, 선배나 멘토 등으로부터 조언을 들었기에 노출되는 언행을 조심하며 도덕적으로 비치기 위해 애쓴다. 그게 평생 동안 체화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연예인이 아닌, 셰프나 일반인 출연자의 경우는 다르다. 어느 날 갑자기 방송에 출연한 뒤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다.

이렇게 되면 두 가지가 함께 찾아오기 마련이다. 일단 당황한다.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한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주제 파악을 못 하고 우쭐하기 일쑤이다. 하루아침에 개천에서 나온 용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만약 사전에 연예인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있고, 유명인들의 처세술을 잘 알고 있으며, 똑똑하다면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전술한 것처럼 허둥댈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예인 지망생이 아닌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방송에 출연시켜 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미혼의 젊은이에게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주겠다는데, 현직 셰프에게 유명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데 누가 손사래를 칠까?


'흑백요리사 2' 측은 임 셰프의 음주 운전 전력이 1번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음주 운전 적발이 한 번이라면 경험은 최소한 서너 번은 넘는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아무리 임 셰프가 10년 전 올리브 '한식대첩 3'에 출연해 시청률이 보장된 셰프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하더라도 음주 운전에 주목해 검증을 거듭했어야 했다.

혹시라도 제작진 입장에서 출연자 섭외에 안일한 태도를 갖고 있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대목이다. 자, 세상을 보자. 대한민국 도시에는 몇 걸음만 걸으면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요리 예능 프로그램은 이연복, 최현석, 정지선 등 최소한 십여 명의 셰프를 스타덤에 올렸다. 그런데 과연 그들만 진정한 요리 고수일까?

물론 어릴 때부터 식당에서 '아라이'(주방 막내)부터 시작해 셰프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 요리 장인인 것은 맞는다. 그러나 유명 식당에서 알하지 않더라도, 공인된 자격증을 갖추었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뛰어난 레시피를 지닌 요리사는 널리고 널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식당을 차리지 않았을 뿐 집에서 요리를 잘하는 어머니, 할머니들도 차고 넘친다.

만약 임 셰프가 '흑백요리사 2'에 출연하지 않았고, 그래서 음주 운전 고백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임 셰프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양심과 도덕'은 분명히 있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주제 파악'이라는 조어는 다소 과하겠지만 겸손이라는 미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시청률이냐, 도덕률이냐? 답은 멀지 않다.

[유진모 칼럼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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