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진스 VS 민희진? '변영주의 정문일침'
- 입력 2026. 02.03. 11:37:36
- [유진모 칼럼] 과연 K-팝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그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해 영화감독 변영주가 걸 그룹 뉴진스를 사례로 들어 뼈가 있는 발언을 했다. 변 감독은 최근 유튜브 채널 '정준희의 토요토론'에서 "K-컬처의 중요 축 중 하나인 K-팝은 '우리는 왜 몇 년째 뉴진스를 만나지 못하고 있느냐?'로 상황이 설명된다."라며 작심한 듯 현실을 비판했다.
그녀는 "이 정도의 아티스트가 활동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시스템이 정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떤 구조이기에 이런 일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지 시스템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사이에서 법적 싸움을 하면 되는데 왜 아티스트를 아무것도 못하게 붙잡아 놓는지 모르겠다. 유행에 민감한 게 음악 산업인데, 1년 이상 활동을 못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타격인가를 생각하면 소비자에게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티스트는 창작을 이어가고 결과물을 소비자와 교환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이 구조에선 늘 아티스트가 가장 앞에서 막힌다. 공정하지 못한 시스템이다."라며 이른바 '뉴진스 사태'가 사실은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다툼인데 그 사이에서 애먼 뉴진스가 희생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공교롭게도 그동안 '뉴진스 맘'을 자처하며 뉴진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해 온 민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자신이 빠진 기자 회견을 열고 멤버 중 한 명을 겨냥한 시점에 맞물려 나온 내용이라 눈길을 끈다. 이는 뉴진스 팬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중이 가진 정서를 반영한 듯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뉴진스를 진정으로 위하는 것일까?
평소 뉴진스의 다섯 명을 '딸 같은 아이', '머리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표현하며 하이브나 어도어의 그 누구보다 멤버들을 사랑한다고 표현해 왔던 민 전 대표는 이날 돌연 뉴진스 멤버 한 명과 그녀의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기자 회견의 내용은 자신의 템퍼링 의혹에 대한 반박이 뼈대였다.
민 전 대표의 법률 대리인은 "민 전 대표는 뉴진스 멤버 중 한 명의 큰아버지의 소개로 다보링크 실질 소유주를 만났을 뿐 사실 이들에게 속은 피해자이다."라는 취지로 회견을 열었다. 또 하이브가 이 만남을 사전에 인지하고 민 전 대표를 탬퍼링 프레임에 가뒀다는 논리를 펼쳤다
과연 그럴까? 공개된 녹취에서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당시 어도어 민희진 대표에게 해당 업체들과 ‘만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이를 무시하고 만났다. 이는 그녀의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 모양새를 보인다.
변 감독은 K-팝 관계자가 아니라 K-무비 관계자이다. 전문가가 아니지만 어쩌면 그래서 비교적 객관적일 수 있다. 그 배경은 K-팝에는 비전문가이지만 그녀 역시 대한민국 대중문화계의 전문가임은 맞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K-팝의 열혈 팬으로서 그 누구보다 K-팝을 눈여겨보아 온 사람이라면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하이브와 민 전 대표와의 이해타산 다툼 탓에 뉴진스가 희생되었고 그 여파로 뉴진스 팬들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논리이다. 더 나아가 K-팝의 수익이 줄었다. 이는 국가적인 손해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뉴진스 사태'를 회고해 보자. 2024년 4월 민 전 대표는 기자 회견을 열고 하이브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당시 법정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민 전 대표는 다시 기자 회견을 열고 하이브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결국 하이브는 그녀를 해고했다. 그러자 뉴진스는 그해 11월 "민 전 대표 해임 등으로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라며 전속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어도어는 즉각 전속 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했고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30일 "어도어와 뉴진스 사이에 2022년 4월 21일 체결된 전속 계약은 유효하다."라고 판결했다. 멤버 5명 전원은 항소를 포기했다. 항소 만료 기한 하루 전인 11월 12일 어도어는 "멤버 해린과 혜인은 전속 계약을 준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라며 복귀를 알렸다.
그러자 3시간 뒤 민지, 다니엘, 하니도 법률 대리인을 통해 어도어에 복귀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도어는 말을 아끼다가 한 달 만에 "하니와 함께하기로 했다. 민지와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니엘에겐 전속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다니엘과 가족, 민 전 대표를 상대로 431억 원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라고 알렸다.
민 전 대표는 두 번의 기자 회견 이후 말을 아꼈다. 그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은 뉴진스 멤버 다섯 명이었다. 멤버들은 초지일관 민 전 대표의 편에 서서 하이브(어도어)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때 민 전 대표는 뉴진스에 대해 그 어떤 코멘트도 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민지, 다니엘, 하니가 어도어 복귀를 선언하자 "뉴진스는 다섯 명일 때 완벽하다."라고 크게 떠들었다.
이런 흐름에서 의심할 수 있는 것은 '어도어가 나머지 멤버 세 명을 다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흐름을 민 전 대표는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점이다. 그녀는 뉴진스 맘이었고 어떻게 하든 멤버들을 보호하고 싶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뉴진스의 엄마였다.
이 대목에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 그토록 멤버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보호하고 싶었다면 왜 하이브와의 진흙탕 싸움에 끌어들였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하이브와 다투어 승리한 뒤에 데려오는 한이 있더라도 다투는 기간 동안 뉴진스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도록 다툼과는 거리를 두게 했어야 진정한 엄마로서의 행동이 아니었을까? 부부 싸움을 한다고 자식에게 '엄마 편을 들어라.'라고 끌어들이거나 혹은 스스로 그렇게 참여하는 자식을 수수방관하는 건 엄마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둘째, 그토록 사랑했던 멤버를 이번에 왜 걸고넘어졌는가 하는 의문이다. 그동안 민희진&뉴진스 Vs 하이브&어도어의 법정 다툼에서 90% 가까이 후자가 승리했다. 현재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풋 옵션 및 하이브 계열사와의 손해 배상 등에 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혹시라도 향후 재판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은 아닐까?
물론 민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 의도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동안 숨겨 주고 보호해 주다가 왜 이 시점에서 갑자기 등을 돌렸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2024년 후반기부터 뉴진스가 노골적으로 하이브(어도어)에 반기를 들었을 때 왜 공개적으로 뉴진스를 응원하거나 보호해 주지 않았을까?
[유진모 칼럼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