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서 오징어게임·BTS 접하면 공개 처형…탈북민 증언 나왔다
- 입력 2026. 02.05. 11:00:3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북한에서 남한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한국 대중문화를 접하면 처형이나 중형에 처해졌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오징어게임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5~25세 사이의 탈북민 25명을 대상으로 심층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북한 사회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위가 ‘중대 범죄’로 간주되며, 적발 시 노동교화소 수감은 물론 공개 처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증언했다.
탈북민들은 “일부 권력층이나 부유한 가정은 뇌물을 통해 처벌을 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극심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앰네스티 역시 남한 미디어를 접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적인 망신이나 가혹한 처벌이 가해지는 사례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여러 증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주민 통제와 사상 교육을 목적으로 공개 처형을 활용해 왔다. 한 탈북민은 2017~2018년 신의주에서 외국 영상물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대규모 공개 처형이 진행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만 명의 주민을 강제로 모아 처형을 지켜보게 했다”며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중학생 시절 학교 차원에서 처형식 참석을 강요받았다”며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떤 결말을 맞는지 직접 보게 했다”고 증언했다. 일부는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장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남한 콘텐츠는 과거보다 더 빠르게 북한 내부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양의 후예’, ‘사랑의 불시착’ 등 방영된 지 수년이 지난 드라마는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까지 USB나 SD카드 등을 통해 확산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실제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21년 함경북도에서 ‘오징어 게임’을 유포한 혐의로 처형이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K팝 역시 단속 대상이다. 2021년에는 북한의 10대 청소년들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을 들은 사실이 적발돼 처벌받았다는 사례가 알려졌다.
북한은 2020년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통해 남한 영상물과 음악을 시청하거나 소지할 경우 최대 15년의 노동교화형을 규정하고 있으며, 대량 유포나 조직적 시청의 경우 사형까지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이 법이 특히 사회적 연줄이 없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게 더 가혹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라 브룩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부국장은 “남한 TV 프로그램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이 위협받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며 “공포를 이용해 부패한 관리들이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정보 통제는 주민 전체를 사상적 감옥에 가두는 행위로, 국제 인권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강조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