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 없앤 MBC, 우려 섞인 목소리 나오는 이유 [셀럽이슈]
- 입력 2026. 02.10. 14:38:56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MBC가 31년간 유지해 온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며 뉴스 날씨 코너를 전면 재편한다. 제도 개선과 조직문화 쇄신이라는 명분이 앞서지만 현장 안팎에서는 이번 변화가 또 다른 불안을 낳고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고 오요안나
9일 MBC에 따르면 이현승, 김가영, 최아리, 금채림 등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은 지난 8일 방송을 끝으로 모두 계약이 종료됐다. MBC는 “제도 개편에 따라 기존 기상캐스터들과의 계약을 마무리했다”라며 “신규 채용된 기상·기후 전문 인력은 교육을 거쳐 순차적으로 방송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상캐스터’라는 직군을 없애고, 정규직 형태의 ‘기상기후 전문가’를 도입하는 것이다. 단순히 날씨를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취재와 리포트 제작, 콘텐츠 출연까지 아우르는 전문 직무로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MBC는 이를 통해 기상·기후 보도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와 방식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특히 기존 기상캐스터들이 일제히 방송에서 사라지면서 제도 전환의 부담이 고스란히 개인에게 전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금채림은 SNS를 통해 “사랑하던 일과 직업이 사라진다는 사실 앞에서 아쉬움과 먹먹함이 남는다”라고 심경을 밝히며 이번 개편이 ‘새 출발’이라기보다 ‘갑작스러운 단절’로 다가왔음을 내비쳤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이후 불거진 구조적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는 사망 이후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유서와 녹취, 메시지가 공개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도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라는 판단이 나왔지만 프리랜서라는 고용 형태로 인해 근로기준법상 보호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MBC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프리랜서 제도 자체를 없애는 방향을 선택했다. 안형준 사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조직문화 개선을 약속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 1명과는 계약을 해지했다. 제도 폐지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도 폐지가 곧바로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큰 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력 상당수가 조직을 떠나야 했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보호’보다는 ‘정리’에 가깝다는 인식이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랜서 제도의 문제점이 개인의 일자리 상실로 귀결되는 방식에 대해 씁쓸함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 이번 개편은 MBC가 오랜 관행과 결별하고 새로운 체제를 실험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제도 폐지가 진정한 조직문화 개선과 노동 환경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불안정성을 낳는 선택으로 남을지는 앞으로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가 어떻게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변화의 명분만큼이나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여전히 엄격한 이유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