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들, 우려를 기대로 바꾸다 '데스노트'로 증명한 존재감[인터뷰]
- 입력 2026. 02.13. 12:43:05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그룹 B1A4 산들이 뮤지컬 '데스노트' 10주년 무대에 새 얼굴로 합류해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부담과 걱정을 딛고 선 무대에서 그는 자신만의 엘을 완성하며 배우로서 한층 단단해진 존재감을 입증했다.
산들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데스노트'는 사신의 노트인 ‘데스노트’를 손에 넣으며 사회의 악을 처단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그를 추적하는 명탐정 엘(L)의 숨막히는 두뇌 싸움을 그리는 작품이다.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에 산들은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기대와 우려도 뒤따랐지만, 그는 스스로를 믿고 무대에 올랐다.
"너무 하고 싶은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당시엔 오디션 경험이 많지 않았고, 떨어지면서 자존감도 떨어져 있었던 시기였다. '데스노트' 만큼은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내가 이런 게 부족하구나' 깨닫고 연습을 해가던 중 '데스노트' 오디션을 봤고, 예전보단 나은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아무래도 10년이나 큰 사랑받은 작품이고 선배님들이 워낙 레전드라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부담감이 컸다. 그래도 대본과 나 자신, 함께 하는 배우들을 믿고 무대에 서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신 있게 선 무대가 벌써 4개월이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같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똑같이 연습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무대에 오른다"
산들은 새롭게 엘 역에 합류해 대사와 표정, 손짓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엘을 선보여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만의 디테일한 연기와 파워풀한 보컬은 무대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고, 이후 영화로 봤다. 학창 시절에도 굉장히 센세이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작품이었고 저한텐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이런 것들이 크게 다가와서 꼭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제 입장에선 성공한 덕후라서 너무 즐겁게 하고 있다. 머릿속엔 애니메이션 속 엘의 모습이 생생하고 구체화해 있어서 제가 좋아하는 엘의 모습을 살리려고 했다. 그래서 더 애니메이션 엘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관객 반응은 산들에게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는 공연이 끝난 뒤 후기를 찾아보며 스스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다만 칭찬에 안주하기보다 냉정하게 되짚으며 다음 무대를 준비한다고.
"반응을 다 찾아본다. 저에겐 힘이 된다. 공연이 끝나면 바로 잠에 들지 못한다. 후기를 찾아보고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는지 찾아보는 과정이 저한텐 힐링이다. 잘했다는 말엔 의심이 먼저들고 못 했다는 부분은 내가 인정할 수 없으면 안 되는데 그럼 문제가 뭘까? 표현이 잘 안된 부분에 대해 수용하고 새롭게 고쳐나가려고 한다"
이번 시즌 '데스노트'는 무대 연출 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LED를 사용한 정교한 무대 연출과 일반 대극장 공연의 4배에 달하며 극의 흐름에 맞추어 생생하게 변화하는 400회 이상의 큐 사인은 장면을 다채롭게 구현하여 주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관객은 시각적으로 극대화된 긴장감을 느끼고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3면이 LED다. 저도 공연장 객석에서 봤을 때 처음 데스노트 적어지는 순간부터 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끝날 때까지 몰입도가 어마하게 높아지고 이 작품 장난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옆에서 보게 되는 느낌이다. 경사 무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서봐서 무서웠는데 4개월 지나니까 여유가 생기더라"
산들은 2012년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시작으로 '올슉업', '삼총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 '1976 할란카운티', ‘넥스트 투 노멀’,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오며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데스노트'를 통해 그간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와 달리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들이라는 사람을 많은 분께서 마냥 밝고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고 이미지로 생각하신다. 그래서 엘 역할이 더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느껴진 거 같다. 동시에 걱정도 많았다. 대중이 생각했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줬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실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어떻게든 그걸 한번 깨보고 싶었다. 그래야 앞으로 무언가를 할 때 많은 분께서 믿어주시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정 반대 대는 모습을 표현해서 많은 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뮤지컬 무대에 선지 10년. '데스노트'는 산들에게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한 작품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많은 분께 제가 배우로서 저의 새로운 모습들, 산들이 이런 역할도 할 수 있구나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인 거 같아서 의미가 크다. 스펙트럼이 조금은 넓어졌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공연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끼기가 쉽지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짜릿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분이 좋더라. 많은 분들이 공연 끝나고도 그렇게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무대가 어렵단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편안해질 것이라 여겼지만, 긴장과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대신 그 감정은 산들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무대서는 건 여전히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고 여유가 생기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아니더라.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다만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보이는 시야도 넓어진 거 같고 무언가 대사를 할 때 타이밍도 조금 알 것 같다. 그럼에도 첫 무대로 나아가는 한 걸음은 아직까지도 너무 힘들다. 제 욕심 때문에 그런 거 같다. 계속 의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칭찬들만 듣고 흘린다면 나태해지고 거기에 만족해서는 무대 위에서 오랫동안 인사를 드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엘을 떠나보낸 뒤에는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B1A4의 산들로 돌아간다. "곧 엘을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 한동안 엘만 생각하고 머릿속에 '데스노트'로 가득 차 있었던 만큼 공허함도 클 것 같다. 그래도 4월 21일에 B1A4 앨범이 나와서 컴백한다. 그걸로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을까. B1A4 15주년 많이 기대해달라"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오디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