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포화 속 연애 리얼리티, 왜 여전히 통할까[Ce:포커스]
- 입력 2026. 03.04. 13:04:59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비슷한 포맷이 반복된다는 지적에도 연애 리얼리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출연자들이 방송 이후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거나 연예계에 진출하는 모습이 익숙해지면서 시청자 반응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새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화제성은 여전하다.
솔로지옥-하트시그널-환승연애
국내 연애 리얼리티의 전환점으로 꼽히는 '하트시그널' 이후, 연애 예능은 하나의 독립 장르로 자리 잡았다. 전 연인의 재회를 전면에 내세운 '환승연애', 결혼을 목표로 내건 '나는 SOLO', 글로벌 시청자를 공략한 '솔로지옥'까지 포맷도 다양해졌다. 다만 제한된 공간에 낯선 남녀가 모여 감정의 변화를 관찰하는 기본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문제는 진정성이다. 이미 SNS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던 출연자가 적지 않고, 방송이 끝난 뒤 공동구매나 유튜브 개설 소식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시청률이나 화제성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논란은 또 다른 소비 포인트가 된다. 시청자들은 ‘어디까지가 진짜일까’를 추리하며 출연자의 표정 변화, 미묘한 대화 흐름, 제작진의 편집 방식까지 분석한다. 감정의 진위를 가려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관전 요소로 작동하는 셈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연애 예능은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 부담이 적고, 시즌제로 확장하기 수월하다. 새로운 인물과 설정만 더하면 반복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SNS와 OTT 환경이 결합하며 파급력은 더욱 커졌다. 특정 장면은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돼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종영 이후에도 디지털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된다.
과포화라는 말이 나올 만큼 많아졌지만, 한편으로는 더 세분화되고 있다. 재회, 결혼, 돌싱, 연애 성향 실험 등 설정은 점점 구체화된다. 시청자는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본다. 결국 화면 속 이야기가 완전히 날것의 현실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고백 장면에서 숨을 죽이고, 엇갈린 선택에 안타까워한다. 중요한 것은 사실 여부가 아닌, 그 감정이 주는 몰입의 순간과 대리만족 때문이 아닐까.
이와 관련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 리얼리티가 현실에 부재한 결핍한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의 연애에서는 돈, 미래 등 복잡한 상황들이 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설레지만 굉장히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기도 하다"라며 "특히 요즘처럼 비대면이 익숙한 세대들이라면 누굴 만나는 것도 부담된다. 이런 요인들을 생각해 보면 연애 리얼리티를 통해 자신의 로망을 대리 만족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프로그램 측면에서 보면 예능 프로그램들이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있다. 과거의 연예인들이 하던 일들이 일반인으로 넘어왔다. 보다 리얼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연예인처럼 우리랑 다른 이야기가 아닌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욕망이 큰 것"이라며 "연애라는 보편적인 서사를 가지고 들어와서 거기에 일반인들을 세워 놓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보통의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보통의 연애를 보고 싶은 욕망, 이런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시즌제로 이어지는 요인에 대해서는 "연애 리얼리티는 사람이 중심이기 때문에 포맷이 비슷하더라도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새로운 스토리가 가능하다. 반복해서 하더라도 새로운 사람이 만드는 새로운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시즌제가 유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티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