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오요안나 이후 달라진 MBC…기상캐스터 대신 ‘분석관 체제’ [셀럽이슈]
- 입력 2026. 03.04. 14:36:33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MBC가 30년 넘게 유지해 온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 전문가 중심의 체제로 뉴스 날씨 코너를 전면 개편했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이후 불거진 구조적 문제를 계기로 조직과 제도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고 오요안나
MBC는 4일 “기상 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과학 전공자이자 기상분석관 면허를 보유한 윤태구 기상분석관을 평일 ‘뉴스데스크’ 기상 코너에 새롭게 투입했다”라고 밝혔다. 윤태구 분석관은 지난 3일부터 평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매일 날씨 정보를 전하고 있다.
윤 분석관은 호주 모나쉬대학교에서 대기과학을 전공했으며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분석관 면허를 보유한 기상 전문가다. 공군 기상장교로 복무하며 기상 분석과 예보 경험도 쌓았다.
MBC는 윤 분석관이 단순한 날씨 전달을 넘어 전문적인 기상 분석을 기반으로 한 설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상 인사이트’ 코너를 통해 그날의 주요 기상 현상과 예보 과정, 관련 과학적 원리 등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태풍이나 호우, 폭설 등 위험 기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뉴스데스크’뿐 아니라 주요 뉴스 프로그램에 수시로 출연해 상황을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번 변화는 기상 정보 전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도 개편의 일환이다. MBC는 지난달 8일을 끝으로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과의 계약을 종료하며 31년간 이어온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MBC에서 활동해 온 이현승, 김가영, 최아리, 금채림 등 기상캐스터들은 방송을 떠나게 됐다. 금채림은 당시 SNS를 통해 “사랑하던 일과 직업이 사라진다는 사실 앞에서 아쉬움과 먹먹함이 남는다”라며 마지막 방송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MBC는 대신 정규직 형태의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은 날씨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 역할에 더해 기상 관련 취재와 리포트 제작, 콘텐츠 출연 등까지 담당하며 기상·기후 보도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2024년 9월 세상을 떠난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건이 자리하고 있다. 사망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유서와 녹취, 메시지 등이 발견되며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도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판단이 나왔지만 프리랜서 신분이었던 탓에 근로기준법상 보호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후 MBC는 조직문화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하며 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안형준 사장은 지난해 고 오요안나 사망 1주기를 맞아 대국민 사과를 했고 유족에게 명예사원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방송 현장에서는 제도 개편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인력 상당수가 방송을 떠난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리랜서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일자리 상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MBC가 기상캐스터 체제를 전문가 중심 구조로 전환하며 뉴스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가운데 새로운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가 실제 방송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NS, MBC 제공]